사진=CNN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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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미국에서 아시아 혐오 범죄가한국계 CNN 기자가 생방송을 준비하다가 "바이러스"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CNN 기자인 아마라 워커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저녁 생방송 'CNN 투나잇'에 출연해, 방송 전 방송국에 가는 길에 신원미상의 행인으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워커는 이를 두고 "아시아계 미국인이 직면한 인종차별의 한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등 아시아계 미국인이 일상에서 겪는 차별과 혐오에 대해 보도했다. 방송에서 한 여성은 “어제 한 식당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더니 맞은편에 앉은 여성이 날 역겹다는 듯 쳐다봤다"고 전했다.

워커는 그간 수차례 인종차별에 대한 경험을 폭로했다. 워커는 지난해 10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 번이나 연속적으로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을 전하며 "이렇게 말하는 게 정말 싫지만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며 "나는 애플파이만큼 미국인이고, 한국식 바비큐만큼 미국인이다. 나는 미국인이니 그 사실에 대해 내게 묻지 말아 달라"고 했다.

지난해 11월엔 '인종차별을 겪었을 때,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내가 틀렸다’는 제하의 글을 통해 당시 공항에서 한 남성에게 "니하오, 칭총"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했다. 니하오는 중국어 인사말이고, 칭총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조롱하는 데 사용되는 표현이다. 워커는 "그에게 '발언이 인종차별적이고 부적절하다'고 따졌지만, 그는 오히려 우쭐한 표정으로 모든 것을 부인하고 떠났다"고 했다.

미국 사회에선 최근 들어 인종차별에 대해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 6명이 포함해 총 8명의 사망자가 나타난 애틀란타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체포된 용의자 21세의 백인 남성 로버트 애런 롱은 범행 동기에 대해 "성중독"이라면서 '여성 혐오'는 인정했지만,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해선 부인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아시안 혐오를 멈춰주세요(#Stop Asian Hate·SAH)'라는 해시태그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팝가수 마돈나, 리애나, 케이티 페리와 배우 제이크 질런홀, 내털리 포트먼, 농구선수 데이미언 릴리드 등이 참가했다. 워커 기자도 이에 참여했다.

한편 21일은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대사는 이날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앞두고 이날 ‘인종차별·외국인혐오증 및 관련 편협성 철폐’라는 주제로 열린 유엔총회 회의에서 인종차별 철폐를 강도높게 호소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