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동력차가 전년 대비 45%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기아는 글로벌 판매 4위를 기록해 ‘톱5’에 진입했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294만3172대를 기록했다. 2019년(203만4886대)보다 44.6% 늘었다.

유형별로는 순수 전기차(BEV)가 전년 대비 34.7% 증가한 약 203만 대를 기록했다. 사상 최초로 200만 대를 돌파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PHEV는 지난해 약 91만 대가 판매돼 1년 전보다 73.6% 늘어났다. 수소전기차(FCEV)는 8282대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중국이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유럽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3.5% 증가한 129만 대로 집계됐다. 유럽의 전기동력차 시장 점유율은 전년 27.2%에서 43.9%로 커졌다. 중국(41.1%)보다 높았다.

업체별로는 테슬라가 2019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테슬라의 연간 판매량은 총 44만2334대로 전년(30만4783대)보다 45.1% 증가했다.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도 테슬라의 뒤를 바짝 뒤쫓았다. 2019년 글로벌 판매 순위에서 각각 8위, 9위를 기록했던 폭스바겐과 GM은 지난해 2, 3위로 올라섰다. 판매량은 각각 38만1406대, 22만2116대로 테슬라와의 격차를 좁혔다.

현대차·기아도 약진했다. 2019년 글로벌 7위였던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4위를 기록했다. 연간 판매량은 1년 만에 약 12만 대에서 20만 대로 급증했다. ‘코나 일렉트릭’이 유럽을 중심으로 5만 대 이상 팔리면서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올해 처음으로 전기차 시장 1위를 기존 완성차 업체에 내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체들이 올해를 ‘전기차 원년’으로 삼고 본격적으로 신차 출시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 첫날 국내 연간 판매 목표를 넘어서는 등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2분기 출시 예정인 기아 ‘EV6’까지 더하면 글로벌 순위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과 GM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향후 5년간 25~30여 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는 상위 5개 모델이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구조지만 향후 5년간 300여 개 이상의 모델이 출시되면 시장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