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생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세계 반도체 품귀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에 있는 르네사스 공장의 클린룸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설 가동이 중단됐다. 크기가 큰 12인치(300㎜) 웨이퍼(반도체 원료)를 생산하는 곳으로, 주로 차량용 반도체가 만들어진다.

이번 화재로 인해 르네사스로부터 차량용 반도체칩을 공급받는 도요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도요타는 반도체 부족으로 체코 공장 가동을 2주간 중단하기로 한 상황이다. 도요타는 또 합성수지 자재 조달 문제 등으로 북미 지역 4개 공장에서 지난 11일부터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노트북PC, 태블릿PC 등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가정용 반도체칩 생산을 늘렸고, 이 여파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심해졌다.

이런 가운데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생산 업체인 르네사스가 공장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급은 더욱 부족해질 전망이다.

이미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완성차 업체가 적지 않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미국 테네시주와 미시시피주에 있는 생산라인 일부의 가동을 중단했다. 멕시코에 있는 공장도 멈춰 세웠다. 독일 폭스바겐도 22일부터 28일까지 포르투갈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