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가지 복을 가진 도시 예루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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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세계 3대 종교의 발상지이며 성지 순례 객이라면 생을 마감하기 전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도 그 성스러운 이름에 매혹되는 곳. 나는 19년 전 내 학창 생활의 일부를 이곳 예루살렘에서 보냈다. 옮기는 걸음마다 성스러운 느낌의 감동을 준 예루살렘에는 ‘신의 거처’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신의 거처인 예루살렘에서 보낸 시간은 내가 방문한 다른 도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신과의 소통 기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고 소천하신 한경직 목사님께 아기 세례를 받은 나였지만 예루살렘 땅을 밟기 전에는 그저 타성에 젖은 ‘ 선데이 크리스천 ’ 이었으니 말이다. (다윗 성에서 바라 본 예루살렘 구시가, 뒷쪽의 산이 겟세마네 동산이다.)
해발 830미터나 되는 스코푸스 산의 정상에 세계적인 석학이 모이는 히브리(Hebrew)대학이 있는데 처음으로 강의를 들으러 찾아간 캠퍼스는 마치 전쟁을 치르는 절벽위의 요새같이 보였던 기억이 새롭다. 대학 캠퍼스 옆쪽에 예루살렘 구시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 서면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걸어가신 ‘고난의 길’도 보이고 유대인들의 성지인 통곡의 벽도 볼 수 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다윗왕의 성과 베드로가 닭 울기 전에 예수님을 세 번 부정하고 울부짖었다는 ‘베드로 눈물교회’도 예루살렘에 있다. 더구나 성경에 나오는 동물들이 있는 ‘성서 동물원(Biblical Zoo)’은 지금도 눈에 선할 정도다. 그 밖에 예수님 눈물교회, 예수님 승천교회, 나사로의 무덤, 마리아 성묘 교회 등을 찾아가다 보면 성경을 꺼내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다. (통곡의 벽: 남자와 여자가 기도하는 곳은 분리되어 있다.) (Hebrew 대학교 안에 있는 시나고그)
유대인들의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탈무드는 이 세상에 열 개의 복이 있는데 그 복 중에서 아홉 개를 예루살렘이 가졌고 나머지 한 개를 이 세상의 모든 도시들이 나누어 가졌다고 말하고 있다. 물도 없는 황량한 사막의 한 가운데 놓여있는 예루살렘이 왜 아홉 개의 복을 가졌다고 말하고 있는 가에 대한 나의 의문은 왜 예수님이 보잘 것 없는 말구유에서 나셨는지에 대한 답과 같다는 것을 예루살렘은 나에게는 분명히 주었다. 여행광인 난 지금까지 55개국 300여개 도시를 방문했다. 가는 도시마다 역사의 숨결이 있고 깊은 문화적 향취를 느낄 수 있었지만 예루살렘이 만들어 내는 성스러운 감동은 없었다. 나에게 또 다시 가서 살아보고 싶은 도시를 묻는다면 나는 기꺼이 예루살렘이라고 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