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리더십,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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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을 열광시켰던 남아공 월드컵이 끝났다. 붉은 옷을 입은 우리 국민의 단합과 열정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어 좋았고, 원정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16강 진입이라는 성적도 좋았다. 국민들은 선수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언론은 앞다투어 허정무 감독의 성공요인을 분석하였다. ‘화합’ ‘긍정’ ‘자율’ ‘열정’ ‘끈기’ ‘믿음’ ‘경쟁’ ‘공감’ 등 정말 많은 성공요인을 찾아냈다. 그리고 ‘허정무 리더십’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필자는 허 감독의 성공요인을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리더십’이라고 정의한다. 허 감독은 55년 생 56세다. 선수단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운재 선수는 73년 생 38세다. 주장을 맡은 박지성 선수는 81년 생 30세다. 가장 나이가 어린 기성용 선수는 89년 생 22세다. 아버지와 아들, 삼촌과 조카, 큰 형님과 막내가 협력하고 경쟁하며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요즘 직장을 보면 구성원 간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굳이 원인을 찾자면 특정한 시기에 사람을 뽑지 않아서이다. 최근 10여 년 IMF, 국제 금융 위기 등 굵직한 사건이 많다 보니 조직 여기저기가 듬성듬성하다. 많은 조직이 아버지와 자식 뻘 되는 상사와 부하, 삼촌과 조카 뻘 되는 선배와 후배, 큰 형님과 막내 뻘 되는 동료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조직에서 소통이 어려운 대표적인 이유가 성격 차가 아니라 나이 차이에 의한 소통의 부재 때문이라고 한다. 허 감독의 리더십이 빛나는 이유는 세대 격차를 아우르는 원활한 소통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허 감독은 승리를 했든, 패배했든, 무승부가 됐든 자기 공을 내세우거나 선수의 잘못으로 돌린 일이 없다. 오히려 원인은 정확히 분석하지만, 앞으로 선수들이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항상 표현했다. 급기야 16강 전에서 우루과이에 패배하자 선수들 마음을 대변하듯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했다.
경기가 진행되는 중에 허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골을 넣으면 환호하고, 아쉽게 골을 넣지 못하면 누구보다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경기 전에 주장 박지성 선수에게 “경기장에서는 당신이 감독이다.”라고 권한을 과감히 이양해 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실력 본위의 경쟁 원칙도 잘 지켜졌다. 백전노장이자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인 이운재, 안정환 선수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정성용, 이청용, 박주영, 기성용 선수 등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 있는 선수에게 끝까지 기회를 줬고, 그들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여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움직였고 골을 넣었다. 그렇다고 탈락한 선수들이 짐을 싸서 컴플레인을 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에서 패해 힘이 쭉 빠진 후배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허 감독이 선수단을 잘 이끌었음을 의미한다.
리더 중 누군가는 “그건, 허정무 감독 얘기고!”라고 말할지 모른다. 혹자는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온 내 스타일이 있는데 이 나이에 뭘 바꾸냐.”고 항변할지 모른다. 변화란 가죽을 벗겨내는 것 같은 혁신이라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조직을 잘 이끌어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도 포기하는 것이 맞다. 허 감독은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독불장군, 불도저, 진돗개라는 별명을 얻었던 사람이다.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다가 나쁜 성과로 물러나면서 이래서 내국인 감독은 안 된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전의 많은 내국인 감독들처럼. 그러나 허 감독은 다른 선택을 했다. 어쩌면 허 감독 같은 사람이 과감한 변화를 선택하고 실천했기 때문에, 그리고 성과를 내었기 때문에 그의 리더십이 더욱 빛나는지 모른다. 요즘처럼 조직 구성원의 세대간 스펙트럼이 넓은 시대에는 기존의 연공서열, 권위와 지시, 온정주의와 같은 리더십으로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리더십에서 기억해야 할 화두는 허 감독이 실천하여 성과를 입증한 ‘화합’, ‘자율’, ‘긍정과 경쟁’이다.
정진호_《일개미의 반란》 저자, 세계경영연구원 이사
요즘 직장을 보면 구성원 간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굳이 원인을 찾자면 특정한 시기에 사람을 뽑지 않아서이다. 최근 10여 년 IMF, 국제 금융 위기 등 굵직한 사건이 많다 보니 조직 여기저기가 듬성듬성하다. 많은 조직이 아버지와 자식 뻘 되는 상사와 부하, 삼촌과 조카 뻘 되는 선배와 후배, 큰 형님과 막내 뻘 되는 동료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조직에서 소통이 어려운 대표적인 이유가 성격 차가 아니라 나이 차이에 의한 소통의 부재 때문이라고 한다. 허 감독의 리더십이 빛나는 이유는 세대 격차를 아우르는 원활한 소통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허 감독은 승리를 했든, 패배했든, 무승부가 됐든 자기 공을 내세우거나 선수의 잘못으로 돌린 일이 없다. 오히려 원인은 정확히 분석하지만, 앞으로 선수들이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항상 표현했다. 급기야 16강 전에서 우루과이에 패배하자 선수들 마음을 대변하듯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했다.
경기가 진행되는 중에 허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골을 넣으면 환호하고, 아쉽게 골을 넣지 못하면 누구보다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경기 전에 주장 박지성 선수에게 “경기장에서는 당신이 감독이다.”라고 권한을 과감히 이양해 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실력 본위의 경쟁 원칙도 잘 지켜졌다. 백전노장이자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인 이운재, 안정환 선수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정성용, 이청용, 박주영, 기성용 선수 등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 있는 선수에게 끝까지 기회를 줬고, 그들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여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움직였고 골을 넣었다. 그렇다고 탈락한 선수들이 짐을 싸서 컴플레인을 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에서 패해 힘이 쭉 빠진 후배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허 감독이 선수단을 잘 이끌었음을 의미한다.
리더 중 누군가는 “그건, 허정무 감독 얘기고!”라고 말할지 모른다. 혹자는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온 내 스타일이 있는데 이 나이에 뭘 바꾸냐.”고 항변할지 모른다. 변화란 가죽을 벗겨내는 것 같은 혁신이라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조직을 잘 이끌어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도 포기하는 것이 맞다. 허 감독은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독불장군, 불도저, 진돗개라는 별명을 얻었던 사람이다.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다가 나쁜 성과로 물러나면서 이래서 내국인 감독은 안 된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전의 많은 내국인 감독들처럼. 그러나 허 감독은 다른 선택을 했다. 어쩌면 허 감독 같은 사람이 과감한 변화를 선택하고 실천했기 때문에, 그리고 성과를 내었기 때문에 그의 리더십이 더욱 빛나는지 모른다. 요즘처럼 조직 구성원의 세대간 스펙트럼이 넓은 시대에는 기존의 연공서열, 권위와 지시, 온정주의와 같은 리더십으로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리더십에서 기억해야 할 화두는 허 감독이 실천하여 성과를 입증한 ‘화합’, ‘자율’, ‘긍정과 경쟁’이다.
정진호_《일개미의 반란》 저자, 세계경영연구원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