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실패할 자유 '허(許)' 할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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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얘기가 사회적 울림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적인 천재도 10개 아이디어 중 한 개만 성공시키는데, 우리는 천재 한 명이 아이디어 하나 냈다가 실패하면 매장당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싹수 있는 사회일수록 리스크 태이킹(위험 감수)을 하지만 우리는 똑똑한 사람들이 이를 피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가 되어 청년들이 과감하게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할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역시 청년들의 우상 ‘안철수’ 다운 원인 진단과 통찰력 있는 처방이어서 인지 중앙일간지에 ‘실패 용납 않으면 도전하지 않는다’는 사설이 실리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의 공통점은 대학 중퇴생이다. 스티브 잡스는 리드대학 중퇴, 빌 게이츠와 마크 주커버그는 하버드대학 중퇴다. 그러나 이들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을 설립하여 부와 명예 그리고 사회적 존경을 받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서울대 중퇴나 지방대 중퇴의 학력으로 세계적인 IT 회사는 고사하고, 변변치 않은 중소기업이라도 설립해 유지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9급 공무원 경쟁공채 시험 경쟁률이 93.3 대 1로 100 대 1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래서 9급 공무원 시험을 현대판 장원급제라고까지 말한다. 대학 교정에 ‘9급 공무원 합격’을 축하하는 후배들의 플랜카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해에 15만 명의 청년들이 고3 때 수능시험을 위해 공부한 과목을 대학 내내 졸업 후까지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간에 잘리지 않고 오랫동안 직장생활이 가능한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안전성 때문이다. 청년다운 패기, 벤처정신, 도전정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공무원 시험에 15만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인생을 걸고 매달리는 사회를 건강하고 활기차다고 할 수 있을까?
안철수 교수 얘기로 돌아가 보자.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 때문에 청년들이 ‘리스크 태이킹’을 피하는 것일까?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전부를 설명하는데는 부족하다.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이유는 ‘문화’ 만이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안전판(복지)이 취약한데서 오는 제도의 문제가 더 크다. 한국 사회는 한 번의 실패를 회복할 만한 사회적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다. 대학 중퇴는 곧 사회적 경쟁에서 영원히 탈락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직장을 다니다가 명예퇴직이든 해고라도 당하면 실업급여 몇 달 받고 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처럼 된다.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면 개인은 물론 가족까지도 신용불량자의 멍에를 쓰고 최하층으로 전락한다. 청년들이 벤처정신, 도전정신을 잃고 9급 공무원 시험에 인생을 거는 이유는 최악의 상황에서 자기를 지켜줄 사회적 안전판(복지)이 매우 취약한 사회 환경 때문이다.
지식인이나 정치인들은 ‘복지’를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보수는 ‘복지’를 성장의 걸림돌인양 말한다. 진보는 ‘복지’를 위해 성장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복지’는 대학을 중퇴하고, 다니던 편안한 직장을 나와 창업을 하고, 신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안전판이다. ‘복지’라는 사회적 안전판이 든든히 받쳐주는 사회가 되어야 많은 청년들이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페이스북 보다 더 크고 가치있는 기업을 만드는 도전에 자신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 JUNG JIN HO
(※ 이 글은 안철수 교수를 비판하는 글이 절대 아님을 밝힙니다. 안철수 교수가 한 얘기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다시금 그 통찰력에 존경의 마음을 가졌습니다. 이 글은 안철수 교수가 언급한 내용과 다른 각도에서 실패에 대한 문제를 다룬 글입니다)
정진호_IGM 세계경영연구원 이사, <일개미의 반란> 저자
※ 필자의 글에 대한 의견과 문의사항은 덧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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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청년들의 우상 ‘안철수’ 다운 원인 진단과 통찰력 있는 처방이어서 인지 중앙일간지에 ‘실패 용납 않으면 도전하지 않는다’는 사설이 실리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의 공통점은 대학 중퇴생이다. 스티브 잡스는 리드대학 중퇴, 빌 게이츠와 마크 주커버그는 하버드대학 중퇴다. 그러나 이들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을 설립하여 부와 명예 그리고 사회적 존경을 받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서울대 중퇴나 지방대 중퇴의 학력으로 세계적인 IT 회사는 고사하고, 변변치 않은 중소기업이라도 설립해 유지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9급 공무원 경쟁공채 시험 경쟁률이 93.3 대 1로 100 대 1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래서 9급 공무원 시험을 현대판 장원급제라고까지 말한다. 대학 교정에 ‘9급 공무원 합격’을 축하하는 후배들의 플랜카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해에 15만 명의 청년들이 고3 때 수능시험을 위해 공부한 과목을 대학 내내 졸업 후까지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간에 잘리지 않고 오랫동안 직장생활이 가능한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안전성 때문이다. 청년다운 패기, 벤처정신, 도전정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공무원 시험에 15만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인생을 걸고 매달리는 사회를 건강하고 활기차다고 할 수 있을까?
안철수 교수 얘기로 돌아가 보자.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 때문에 청년들이 ‘리스크 태이킹’을 피하는 것일까?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전부를 설명하는데는 부족하다.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이유는 ‘문화’ 만이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안전판(복지)이 취약한데서 오는 제도의 문제가 더 크다. 한국 사회는 한 번의 실패를 회복할 만한 사회적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다. 대학 중퇴는 곧 사회적 경쟁에서 영원히 탈락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직장을 다니다가 명예퇴직이든 해고라도 당하면 실업급여 몇 달 받고 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처럼 된다.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면 개인은 물론 가족까지도 신용불량자의 멍에를 쓰고 최하층으로 전락한다. 청년들이 벤처정신, 도전정신을 잃고 9급 공무원 시험에 인생을 거는 이유는 최악의 상황에서 자기를 지켜줄 사회적 안전판(복지)이 매우 취약한 사회 환경 때문이다.
지식인이나 정치인들은 ‘복지’를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보수는 ‘복지’를 성장의 걸림돌인양 말한다. 진보는 ‘복지’를 위해 성장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복지’는 대학을 중퇴하고, 다니던 편안한 직장을 나와 창업을 하고, 신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안전판이다. ‘복지’라는 사회적 안전판이 든든히 받쳐주는 사회가 되어야 많은 청년들이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페이스북 보다 더 크고 가치있는 기업을 만드는 도전에 자신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 JUNG JIN HO
(※ 이 글은 안철수 교수를 비판하는 글이 절대 아님을 밝힙니다. 안철수 교수가 한 얘기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다시금 그 통찰력에 존경의 마음을 가졌습니다. 이 글은 안철수 교수가 언급한 내용과 다른 각도에서 실패에 대한 문제를 다룬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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