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주변 사람들에게 믿음과 기대감을 주는 사람입니까?”
사람들 중에는 주변 사람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 큰 권력을 가진 사람, 빼어난 외모를 가진 사람이 있지만, 좋은 조건을 가졌다고 사람들의 믿음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똑 같이 예수님 말씀,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신부, 목사, 스님이지만, 존경 받는 성직자가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약간의 반란은 좋은 것이며 자연계의 폭풍처럼 정치계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인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한 얘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가 레닌이 한 말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똑 같은 말이지만 레닌의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왜 그렇까요? 똑 같은 텍스트지만 누가 말했는지에 따라 긍정적 느낌과 부정적 느낌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그 중에 어떤 사람에게는 믿음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사람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만나는 택시 운전하는 사람, 쓰레기 치우는 사람, 머리 깍는 사람에게 우리는 존경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무심코 지나치거나 의미를 두지 않고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나 앞의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빠르고 편리하게 가도록 도와주는 사람'(택시기사), ‘세상사람들에게 깨끗한 하루를 선물하는 사람'(청소부), ‘미켈란젤로처럼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 내면서 조각을 하고, 사람의 감춰진 아름다움을 일깨워 궁극적으로 자신감을 주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미용사)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을 보는 시각은 180도 바뀌게 됩니다.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사람은 어떤 사람을 존경하게 되면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이나 말에 대하여 무한 신뢰를 가지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사회나 인류에 가치있거나 의미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거나, 그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사회에 봉사하고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존경하게 됩니다. 또 그 사람의 꿈이 원대하고,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거나, 도덕적으로 훌륭하다면 그 사람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사람은 이와 같이 좋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고 그 사람과 가까이 하고 싶고, 그 사람과 알고 지내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에게 이런 느깜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는 사람관계에서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가짜약 효과라는 뜻인데 믿음과 기대감이 약효가 없는 가짜약 조차도 치료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의 유래는 프랑스에 에밀 쿠에라는 약사에서 시작됩니다. 어느 날 저녁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이웃이 처방전도 없이 약을 지어 달라는 요구를 합니다. 지금 아파 죽겠는데 병원이 문을 닫아 처방전을 받을 수 없으니 도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처방전 없는 약을 짓는 것을 거절했지만, 고통을 받는 이웃에게 무작정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쿠에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아무런 효과가 없는 포도당 알약을 지어 줍니다. 며칠 뒤 길에서 그 이웃을 만났는데 그가 하는 말이 ‘무슨 약인지 몰라도 참 신통하게 병이 깨끗이 나았다’라고 말합니다. 약효가 없는 약(가짜약)이었지만 쿠에라는 약사에 대한 믿음과 그가 지어 준 약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병을 낫게 했다는 것입니다. 타인에게 긍정적인 믿음과 기대감을 준다면 앞으로 우리의 사람관계는 계속 좋아질 수 있습니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젊은 조각가로 외모에 심각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외모를 보고 무시하고 멀리하는 여자들을 혐오하게 되어 평생 독신으로 살기로 했습니다. 사랑을 체념한 채 조각에만 심혈을 기울이던 그는 상아로 아름다운 처녀 조각상을 만듭니다. 자신이 만든 조각상이지만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한 나머지 조각상을 사랑하게 됩니다. 보석으로 치장을 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히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누워 잠들게 하고, 급기야 조각상을 아내라고 부르고 대화도 나눕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제전이 있던 날 저녁, 피그말리온은 신에게 조각상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빕니다. 아프로디테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조각상을 사람으로 변하게 하였고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 입니다. 피그말리온 이야기는 믿음과 기대감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때 자주 인용됩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여기서 유례한 말입니다.
사람관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입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사회에 가치를 주는 사람, 내가 가진 가치가 존경받을 만하고, 내가 가진 꿈이 원대하고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사람들은 나를 좋아하고 따르게 됩니다. 사람관계에서 플라시보 효과를 일으키고,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는 피그말리온이 됩니다. 남들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애쓰고 노력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저절로 나를 따르게 만들 수있습니다. 나 자신만 반듯하게 만들면 많은 사람과 좋은 사람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깊고 오래 가는 관계는 저절로 만들어 집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겠다고 스스로를 포장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좋은 사람관계는 나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내가 믿음과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사람인가, 아닌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 JUNG JIN HO
정진호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이사, <일개미의 반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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