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조찬 세미나에서 옆자리에 앉은 공장장, 임원들은 물류파업이 앞으로 3~4일만 더 이어지면 생산 활동이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물류가 원활치 못해 대부분의 공장들에 원자재 공급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기존의 재고로 3~4일은 버티겠지만 그 이후는 설비를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며 모두 염려했다.

몇 일후 다행히도 타결이 잘 돼가고 있고 물류파업도 해결될 것 같다는 보도에 안도 되지만,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크고 작은 수백 개의 기간산업체들이 생산을 멈추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초래될 손실은 어마 어마할 것이므로 상상하기 조차 싫은 일이다. 아래 소개하는 사례를 보더라도 실제로 개별 기업들에서는 원자재 공급과 확보를 위한 치열한 움직임과 피를 말리는 고통의 시간들이 극심했음을 알 수 있다.

물류파업 이후 창원, 여수, 안산 등 기업현장의 지인들로부터 들려온 소식은 큰 업체건 작은 업체건 할 것 없이 모두 원자재 확보에 동분서주 한다는 애타는 이야기들이었다. 어둠 속에서도 길을 찾게 해주는 별빛이 있듯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불사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해 진다.

한 사람의 됨됨이와 능력은 조직이 어려울 때 더 잘 발현된다고 했든가? 우리는 종종 조직이 위기상황일 때 더 빛을 발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이번 물류대란 속에서 온몸을 다 바쳐 고객과 회사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사명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몇몇 직장인들의 찬가(讚歌)가 회자되고 있다. 그중 아래에 소개하는 사례를 통해 직장인들이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G정유회사 여천공장 출장을 마치고 귀경하던 본사 홍 부장이 공항에서 만난 본사 오 대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지인들에게 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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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공항에 피곤에 절은 오대리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답을 듣고는 오대리가 참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여천공단에서도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공장에서 여수로 나가는 도로 4개를 전부 차단하여 PP제품이 출하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본사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오 대리는 월요일 새벽에 서울에서 여수로 내려왔다. 그후 4일 동안 잠도 못자고 승용차로 또 심지어 폐기물 처리차량으로 제품을 날라 자신이 담당하는 시화공단 고객기업들이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 거래처 중 가장 큰 고객회사의 구매부장도 원자재 걱정이 돼서 여수로 내려왔는데, 식사 한끼 같이 하기는 커녕 밤새 일만 하게 했다며 미안해 했다.

급히 내려온 관계로 속옷도 없어서 편의점에서 사서 입고 잠을 자지 못해 피곤이 극에 달한 모습이었는데도, 시화공단의 고객회사를 걱정하는 그의 모습이 정말 대견했다.

그런 오 대리의 모습에서 우리 회사의 미래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여천공장 두 젊은 사원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한 사원은 급한 고객들의 주문을 쉴 사이 없이 확인하면서 운송차를 수배하고,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피하기 위해 야간에 고객의 차량을 불러 폭우 속에 순천IC에서 공장까지 또 공장에서 화양면 BNC공장까지 인도하여 제품을 싣고 안전하게 빠져 나가도록 하고, 다시 순천IC까지 인도하며 새벽까지 뛰어다녔다.

그리고 또 다른 사원은 원자재가 바닥나서 다급하다는 고객의 주문에, 1톤 화물차에 제품을 싣고 새벽 4시에 폭우 속을 달려 경남 양산까지 운송해 주고 안전하게 돌아왔다.
아직도 이들은 공장에서 한 대라도 더 출하하기 위해 밤낮을 안 가리고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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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사람들이 너무 나약하다고, 그래서 우리의 미래가 걱정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공동체의 위기와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최선, ‘그 이상’을 해내고 있는 젊은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젊은 직장인들의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발휘되고 있다. 그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 회사를 받쳐주고 있고, 그들의 열정이 결국 나라를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사장이 사원을 뽑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사장인 나를 대신해서 나 만큼 일해 줄 사람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직장인은 사장님 만큼 회사를 사랑하고 사장님 만큼 건강하며 사장님 보다 더 일해서 수익을 올리고 성과를 내줘야 한다.

자기 자신은 100%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해도 사장은 60% 내지 70%밖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 사장님들의 이야기 이다. 최소한 오대리 만큼 해준다면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겠지만…

오 대리의 「될성부른 떡잎」을 보면서 성공적으로 펼쳐질 그의 미래모습과 지속적으로 전개될 그의 전성시대를 그려본다. 오 대리의 그런 정신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공통된 자세라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