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 되면서 정말로 잘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를 고민한 결과 나온 현문우답(賢問愚答)이 바로 ‘더불어 산다’는 것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이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되는 정치판의 비정한 현실도 이러한 소회에 일조한 것 같다. 정치는 신뢰(信賴)가 중요하다는 정치 지도자의 외침이 단지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니 말이다.
사회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대개가 동의하겠지만 신뢰는 비단 정치인들에게만 중요한 덕목은 아니다. 신뢰는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물론 신뢰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저마다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때 비로소 신뢰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CEO에 대한 신뢰와 직원에 대한 신뢰는 그러한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CEO는 어떠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반면에 직원은 실수를 통한 성장이 용인된다. CEO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하지만 직원은 뒤만 잘 따르면 된다.
이러한 차이는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심한데 심지어는 CEO의 절반 가량이 가중한 압박으로 인해 자살의 충동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일반 직장인들이 편하게 산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장기 불황은 직장인들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의 심한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천근만근 심리적인 공항상태까지 내몰리고 있다.
나가는 사람은 있어도 들어오는 사람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기가 힘들고 덩그러니 남겨진 빈 책상과 산더미같이 쌓이는 재고만이 그 수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CEO나 임직원들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함께 희생을 감수하는 공동의 지혜를 발휘해야 극단적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이번에도 CEO가 앞장서야 함은 물론이다.
서로를 배려하며 ‘더불어 산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벼랑 끝 슬기를 모아야 할 때이다. 그 험한 IMF의 파고도 함께 이겨 낸 우리가 아닌가?
[한경-월드 컨설팅스쿨 원장 문종성, jsnetwo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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