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한경닷컴과 한국CEO연구소의 공동주최로 “<브랜드&마케팅 Specialist 컨퍼런스 2006> 행사가 진행됩니다. 본 내용은 브랜드와 마케팅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강사 분들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행사의 취지와 의미를 생동감 있고 구체적으로 전달하고자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총 4회에 걸쳐 게재될 예정이며,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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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익 상무 – 최고의 마케팅은 잘 파는 것


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샴푸 ‘엘라스틴’이 마케팅 전문조사기관 AC닐슨의 조사 결과 2005년 1~10월 누계 시장점유율에서 15.0%로 1위를 차지했다. 엘라스틴의 지난해 매출은 총 830억원(소비자가 기준)으로 국내 헤어케어 브랜드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별된 상품으로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후 특별한 관계를 꾸준히 유지, 잘 팔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마케팅입니다.”



LG생활건강 조원익 상무가 말하는 마케팅의 정의다. 마케팅 업계에서 그는 신화같은 존재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능력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과감한 도전으로 신시장을 개척한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마케팅은 잘 파는것
“신제품을 테스트할 때는 하루에 7번 양치를 하기도 합니다. 페리오 치약 광고모델이었던 김희애씨는 광고를 찍은 다음 치약 때문에 입안이 얼얼해 사흘 동안 밥도 제대로 못먹었다고 하더군요.” 다음은 마케팅과 관련한 조상무의 짤막한 일화 한 토막.



분말세제 시장은 LG와 CJ가 피말리는 경쟁을 했던 분야다. 실제로 LG는 ‘한스푼’이라는 브랜드로 연간 3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상무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잘나갈 때 변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벼랑 끝에 설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단을 내린 조상무가 취한 행동은 ‘한스푼’이라는 브랜드를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었다. 당시 경영진이나 임직원들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과감히 밀어붙였고, 한스푼이라는 브랜드를 포기하는 대신 ‘Tech’라는 브랜드로 전격 교체를 감행 했다.



브랜드를 바꾼 후 LG생활건강은 경쟁사 브랜드인 ‘비트’보다 뛰어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고, 브랜드 이미지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었다.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신제품 개발과 관련된 일화를 하나 더 소개한다.



“연구소 연구원 한분이 2년 동안 혼자 개발했다면서 붙이는 치아미백제를 상품으로 만들어보자고 들고 왔더군요. 6년 전에 미용제품인 붙이는 코팩을 보고 착안했다면서요.”



처음에는 황당한 아이디어라는 평이 회사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조원익 마케팅담당 상무는 “꼼꼼히 뜯어보고 나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직 치아미백에 대한 관심이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선진국으로 접어들수록 미용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지게 돼있죠. 치아미백제 시장의 잠재적인 규모는 700억원 정도 될 거 라고 봅니다. 우리가 선두주자로 깃발을 꽂은 거죠.”



80억원이라는 적지않은 연구 개발비용을 들여야 했다. 치아미백제에 대한 관련법규가 없어 식약청에서 허가를 받는 데만도 2년여가 걸렸다. 조 상무는 “한마디로 지난한 과정 이었다”고 술회 했다. “신상품 개발은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1등 기업이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의무입니다.”



“20년 넘게 LG생활건강이라는 한 직장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동안 기획과 생산, 영업, 마케팅을 두루 접해볼 수 있었어요. 현재는 생활용품 사업부의 영업을 총괄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연구소 근무만 추가된다면 모든 분야를 전부 섭렵했다고 할 수 있지요.” 평생 한 우물을 팠다고 자부하는 조상무의 좌우명은 성실이다. 성실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다.



“간혹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성실한 사람이 다소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좀 더 긴 안목에서 생각하면 성실한 사람이 항상 이긴다는 것이 진리 같습니다. 어느 순간에도 바른 자세로 사고하고 행동하면 항상 받아들여진다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임하고 있습니다.”성실과 더불어 자기관리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조상무의 지론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10년째 새벽운동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무조건 달리는 것이 바로 그만의 자기관리 방법.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한 후, 일찍 회사에 나와 그날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보면 여유롭고 즐거운 하루가 된다고 말하는 조원익 상무. 작년 단행본 ‘실패한 마케팅에서 배우는 12가지 교훈’을 출간했다. 발행 두 달 만에 3쇄에 들어갈 정도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그는 담담하다는 표현을 했다.



“모든 사람이 성공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실패입니다. 특히 마케팅에서 실패하면 회사를 망하게 만들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패 사례를 모아 발표함으로써 남이 한번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제품의 성공률을 높여 대한민국 마케팅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썼습니다.” 제품을 자식과 같이 사랑하면 놀라운 성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하는 조원익 상무의 말에서 마케팅에 대한 강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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