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보다 더 인생을 좌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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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무더위가 겹쳐서 그런지 후덕지근한 날의 연속이다. 짜증나기 쉬운 날씨다. 에어컨이 없는 옛날에는 더위에 어떻게 지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부모님 댁에 에어컨이 있는데 자식들이 모인 날 제외하고 가동하는 날이 없다. 필자가 좋아하는 한시 ‘추풍인(秋風引)’의 일부를 보면 옛 사람의 피서법을 엿 볼 수 있다.
하처추풍지(何處秋風至), 고객최선문(孤客最先聞). ‘어디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지, 고독한 나그네가 가장 먼저 이 소리를 듣네.’ 바람을 듣는다고 표현하는 운치가 멋지다. 폭염 속에서도 가을바람을 듣는 나그네의 마음을 배운다면 더위 속에서도 능히 서늘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은퇴하면 식당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이 있겠다. 그런 분들께 꼭 하고픈 얘기가 있다. 제발 맛있는 밥 먹었으면 좋겠다. 점심 때 사무실 주위 식당에 들러보면 찬은 어느 정도 신경 쓰지만 찰진 밥을 구경하기가 싶지 않다. 아마 필자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밥집의 생명은 맛있는 밥인데, 우리네 식당은 밥을 괄시하는 것 같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사태의 여파로 원산지 표시 때문에 분식점 등 규모가 작은 식당주인들의 하소연이 크다. 쇠고기가 포함된 요리를 내리는 집들이 많다. 필자 생각은 쇠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등 육류와 밥 등 주요 식재료에 대한 원산지 표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네 수퍼마켓에서 구입하는 천 원짜리 과자에도 주요 원재료 원산지 등이 자세하게 표기되어 있다. 많은 네티즌들이 이런 식당주인의 하소연에 냉소를 보내는 이유도 그동안 고객을 속이지 않았다면 잘 팔았던 음식을 하루아침에 내리겠냐는 것이다.
모든 가게가 벤처라고 생각하지만, 꼭 경영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가짐 하나라도 제대로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몇 대를 이어온 맛집이라면 오륙십년이 넘은 곳인데, 창업자가 경영을 공부했을 리 만무하다. 좋은 식재료를 쓰고 정성을 담은 노력이 세월의 흐름에도 변하지 않고 이어온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무실 인근 가게인 이발소와 커피전문점 얘기를 꺼내고자 한다. 이발소 사장은 세계대회 수상경력이 있는 분이다. 그러나 오늘의 주인공은 지난 몇 년 동안 필자의 머리를 다듬어준 청년이다.
얼마 전 더부룩한 머리 때문에 이발소에 들렸는데 호기심이 발동해 질문을 던졌다. “몇 년을 경험해야 이 쪽 분야에서 달인이 될 수 있나요?” 그동안 필자가 파악한 청년은 애인도 없는 듯 하고 오로지 일하고 저축하는 우직한 성격의 소유자인 것 같았다.
청년이 머뭇거림 없이 대답했다. “제 생각에는 세월이 달인이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 십 년 경력의 전문가도 일단 손님이 들어오면 긴장을 하게 되죠. 헤어스타일 같은 시대적 트렌드도 신경 써야 되고요, 고객의 마음을 잘 읽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순간순간의 노력과 정성이 더욱 중요한 거죠.” 청년은 우문에 현답을 주었다. 손님이 많을 때는 그렇지 못하지만, 한가할 때 한 시간 정도 정성스럽게 머리를 다듬어주는 그 곳을 다시 찾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커피가게 사람들에 관련된 드라마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지인이 선물한 커피메이커에 동봉된 블루마운틴 커피를 내려 마시니 커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사무실에 은은히 퍼지는 커피내음도 좋고, 여름철에는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되기도 한다.
점심때만 되면 동네 커피가게에 사람들로 북적인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비판한 스타벅스 사례는 창업초기 수작업으로 커피를 내오던 것이 지금은 온갖 기계장치들로 가득 찬 현상을 언급하고 있다. 다국적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줄을 이어 기다리는 모양새는 마치 영화 모던타임즈의 자동 식사기계를 연상하게 된다. 가격대비 성능도 거품이 있는 것 같다.
동네 커피전문점에는 손님이 원하면 바로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준다. 친절도 드라마 이상이다. 늘 웃음꽃이 만발하다. 이런 생각해 해봤다. ‘직장인들이 이리저리 치여 상한 마음을 이곳에 들려 웃음, 친절, 배려 속에서 위로 받으려 하는 것은 아닐까.’ 더구나 한가한 시간에는 다른 종류의 커피도 공짜로 만들어 준다. 두루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대리도 언젠가는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어떤 무기로 세상이라는 전쟁터에 임할 것인가. 돈이 필요 없는 자본이 있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의 얘기다. “악조건 속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사람은 어디나 있고, 또 불리한 조건에서도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어디나 있다. 그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생각주머니’가 큰 사람들이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듯 ‘생각자본’의 크기에 따라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돈이나 학위, 사회관계에 달린 게 아니라 마음먹기에 달렸다.”
나름대로 입지를 굳힌 지인들을 보면 이제 학력은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고학력이 걸림돌이 되는 세상이다. 생각의 힘을 넓히는 일, 마음을 담은 친절함,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배려는 돈을 주고도 얻지 못하는 최고의 경쟁력이다. 창의와 상상의 생각자본도 공짜다. 일상의 소소함에서 배우는 그리고 일터에서 비즈니스의 도를 터득하는 이가 진짜 실력자다.
부모님 댁에 에어컨이 있는데 자식들이 모인 날 제외하고 가동하는 날이 없다. 필자가 좋아하는 한시 ‘추풍인(秋風引)’의 일부를 보면 옛 사람의 피서법을 엿 볼 수 있다.
하처추풍지(何處秋風至), 고객최선문(孤客最先聞). ‘어디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지, 고독한 나그네가 가장 먼저 이 소리를 듣네.’ 바람을 듣는다고 표현하는 운치가 멋지다. 폭염 속에서도 가을바람을 듣는 나그네의 마음을 배운다면 더위 속에서도 능히 서늘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은퇴하면 식당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이 있겠다. 그런 분들께 꼭 하고픈 얘기가 있다. 제발 맛있는 밥 먹었으면 좋겠다. 점심 때 사무실 주위 식당에 들러보면 찬은 어느 정도 신경 쓰지만 찰진 밥을 구경하기가 싶지 않다. 아마 필자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밥집의 생명은 맛있는 밥인데, 우리네 식당은 밥을 괄시하는 것 같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사태의 여파로 원산지 표시 때문에 분식점 등 규모가 작은 식당주인들의 하소연이 크다. 쇠고기가 포함된 요리를 내리는 집들이 많다. 필자 생각은 쇠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등 육류와 밥 등 주요 식재료에 대한 원산지 표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네 수퍼마켓에서 구입하는 천 원짜리 과자에도 주요 원재료 원산지 등이 자세하게 표기되어 있다. 많은 네티즌들이 이런 식당주인의 하소연에 냉소를 보내는 이유도 그동안 고객을 속이지 않았다면 잘 팔았던 음식을 하루아침에 내리겠냐는 것이다.
모든 가게가 벤처라고 생각하지만, 꼭 경영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가짐 하나라도 제대로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몇 대를 이어온 맛집이라면 오륙십년이 넘은 곳인데, 창업자가 경영을 공부했을 리 만무하다. 좋은 식재료를 쓰고 정성을 담은 노력이 세월의 흐름에도 변하지 않고 이어온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무실 인근 가게인 이발소와 커피전문점 얘기를 꺼내고자 한다. 이발소 사장은 세계대회 수상경력이 있는 분이다. 그러나 오늘의 주인공은 지난 몇 년 동안 필자의 머리를 다듬어준 청년이다.
얼마 전 더부룩한 머리 때문에 이발소에 들렸는데 호기심이 발동해 질문을 던졌다. “몇 년을 경험해야 이 쪽 분야에서 달인이 될 수 있나요?” 그동안 필자가 파악한 청년은 애인도 없는 듯 하고 오로지 일하고 저축하는 우직한 성격의 소유자인 것 같았다.
청년이 머뭇거림 없이 대답했다. “제 생각에는 세월이 달인이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 십 년 경력의 전문가도 일단 손님이 들어오면 긴장을 하게 되죠. 헤어스타일 같은 시대적 트렌드도 신경 써야 되고요, 고객의 마음을 잘 읽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순간순간의 노력과 정성이 더욱 중요한 거죠.” 청년은 우문에 현답을 주었다. 손님이 많을 때는 그렇지 못하지만, 한가할 때 한 시간 정도 정성스럽게 머리를 다듬어주는 그 곳을 다시 찾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커피가게 사람들에 관련된 드라마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지인이 선물한 커피메이커에 동봉된 블루마운틴 커피를 내려 마시니 커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사무실에 은은히 퍼지는 커피내음도 좋고, 여름철에는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되기도 한다.
점심때만 되면 동네 커피가게에 사람들로 북적인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비판한 스타벅스 사례는 창업초기 수작업으로 커피를 내오던 것이 지금은 온갖 기계장치들로 가득 찬 현상을 언급하고 있다. 다국적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줄을 이어 기다리는 모양새는 마치 영화 모던타임즈의 자동 식사기계를 연상하게 된다. 가격대비 성능도 거품이 있는 것 같다.
동네 커피전문점에는 손님이 원하면 바로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준다. 친절도 드라마 이상이다. 늘 웃음꽃이 만발하다. 이런 생각해 해봤다. ‘직장인들이 이리저리 치여 상한 마음을 이곳에 들려 웃음, 친절, 배려 속에서 위로 받으려 하는 것은 아닐까.’ 더구나 한가한 시간에는 다른 종류의 커피도 공짜로 만들어 준다. 두루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대리도 언젠가는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어떤 무기로 세상이라는 전쟁터에 임할 것인가. 돈이 필요 없는 자본이 있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의 얘기다. “악조건 속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사람은 어디나 있고, 또 불리한 조건에서도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어디나 있다. 그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생각주머니’가 큰 사람들이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듯 ‘생각자본’의 크기에 따라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돈이나 학위, 사회관계에 달린 게 아니라 마음먹기에 달렸다.”
나름대로 입지를 굳힌 지인들을 보면 이제 학력은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고학력이 걸림돌이 되는 세상이다. 생각의 힘을 넓히는 일, 마음을 담은 친절함,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배려는 돈을 주고도 얻지 못하는 최고의 경쟁력이다. 창의와 상상의 생각자본도 공짜다. 일상의 소소함에서 배우는 그리고 일터에서 비즈니스의 도를 터득하는 이가 진짜 실력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