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가치관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면 나도 행복해진다’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자로서는 ‘사심 없는 경영’을 항상 염두에 두었다.”
– 오니쓰카 기하치로, 아식스 창업자


오니쓰카 기하치로는 창업 10년째인 1959년에 자신이 100퍼센트 소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을 70퍼센트까지 직원에게 나눠주었다. 이에 아버지까지 크게 화를 내고 반대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한단 말이냐. 두 번이나 큰 병을 앓고 제 몸을 돌보지 않고 키운 회사인데 주식을 70퍼센트나 나눠주면 회사를 빼앗겨버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흔들리는 마흔 살의 방황 때문이었다. 당시 가족은 회사 연수원에 딸린 좁은 방 한 칸에서 생활하는데, 동업자들은 고급주택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납품업자의 초대를 받아 난생 처음 나이트클럽에 가게 되었다. ‘아, 모두 이런 곳에서 인생을 즐기고 있구나.’ 밤늦게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잔뜩 화가 나 있었다. “여보, 당신 지금까지 어디 계셨어요. 직원들은 내일 아침까지 주문받은 상품을 꼭 출고시키겠다고 철야를 하고 있는데…….” 그는 차마 나이트클럽에 있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사무실에 나갔더니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사장님, 어젯밤에 철야작업까지 했는데 아직도 주문량에 못 미칩니다. 오늘 하루 더 철야를 하자고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그 말에 그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아, 그렇구나. 내가 병들어 4년이나 몸져누워 있는 동안에도 모두 이렇게 열심히 일해 주었기 때문에 오늘의 번영이 있는 것이구나. 그런데 나는 그 동안 무슨 헛생각을 하고 다녔던 것인가.” 그 때 오니쓰카는 경영자가 사욕에 빠지면 기업의 번영은 있을 수 없다고 깨달았고,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줄 결심을 했다. 이후 그는 미혹에서 벗어나, 경영자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을 때 비로소 자신도 높은 수준의 행복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오니쓰카는 마쓰시타 창업자의 강연록을 읽다가 ‘기업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닌 전체 사원의 것이며, 나아가 사회의 것이다. 경영자는 항상 그러한 관점에서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대목에 눈이 번쩍 뜨였다. 경영자가 사욕에 빠지면 기업의 번영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 70퍼센트의 주식을 직원 들에게 나눠준 것은 그런 심정을 바탕으로 취한 조치였는데, 사원들의 ‘우리 회사’라는 의식까지 고취된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었다.


* 오니쓰카 기하치로(1918~2007) 아식스 창업자. 1949년 스포츠화 제조회사 오니쓰카 상회를 설립했고, 1977년에는 오니쓰카를 중심으로 3개 회사가 합병하여 설립된 종합 스포츠용품 기업 아식스의 사장에 취임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오니쓰카의 운동화를 신은 선수가 체조, 레슬링, 배구, 마라톤 등의 경기에 출전해 금메달 20개, 은메달 16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했다. 패전 이후 일본에서 기업을 일으킨 사람들 가운데 가장 입지전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