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자들은 외로움을 많이 탄다. 일에 대한 외로움과 가정에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소외되는 외로움이다. 그렇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자신의 꿈을 잃어버리는 외로움이다.



영화 ‘즐거운 인생’을 보면 철없는 4명의 남자들이 그 동안 잃어버렸던 꿈을 찾아 도전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필자는 그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영화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3년 연속 ‘대학가요제’ 탈락을 끝으로 자신들의 꿈을 포기하고 해체된 ‘활화산’이라는 락밴드 멤버들의 이야기다. 시간이 지나 20년 후 ‘활화산’의 리더였던 상우의 장례식장에서 돌아온 뒤 꿀꿀한 인생 달래줄 락밴드 ‘활화산’을 재 결성 하기로 결심한다.
명퇴 후 눈치 밥 먹는데 익숙해진 일등급 백수 기영과, 부담스럽게 공부 잘하는 자식 만나서 낮에는 택배,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등골 빠지는 바쁜 중년 성욱, 타국 땅에 마누라와 자식들을 유학 보낸 자신이 자랑스러운 기러기아빠 혁수는 하고 싶은 것을 위해 회사와 자신이 하는 일들을 다 때려치고 학창시절의 꿈을 향해 달려가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밴드 멤버를 다시 구성했다. 죽은 친구 상우를 대신해 아들인 현준이 보컬을 맡기로 했다. 리드기타는 기영, 베이스는 성욱, 드럼은 혁수가 맡고 녹슬어버린 연주 실력을 다시 불태우면서 무대에 서기 위해 연습하고 결국 그들은 그토록 원하던 무대에 서게 된다. 꿈을 꿀 수 있는 것만으로 큰 행복을 얻어가는 그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기에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임을 다시 깨달아 버렸다. 그리고 현실의 벽 앞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만 가족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가족을 포기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40대가 겪는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현실 앞에서 자신의 꿈을 이뤄가면서 가족과의 행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반면 40대는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하게 성과를 만들어 내는 ‘나이’이기도 하다.

007영화에서, 제임스 본드역은 대부분 40대의 중년층 배우들이다. 왜 일까?



1. 숀 코너리(1930년생) : 1962년~1971년, 6회(1탄~5탄, 7탄)

2. 조지 라젠비(1939년생) : 1965년, 1회(6탄)

3. 로저 무어(1927년생) : 1973년~ 1985년, 7회(8탄~14탄)

4. 티모시 달튼(1946년생) : 1987~1989년, 2회(15~16탄)

5. 피어스 브로스난(1953년생) : 1995년~2002년, 4회(17탄~20탄)

6. 다니엘 크레이크(1968년생) : 007 퀀텀 오브 솔러스(21탄)



007역이 주로 40대의 중년층들을 쓰는 이유는 20년 정도의 스파이로서 경험이 있는 40대가 갖는 노련미와 완숙함 그리고 신뢰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40대 갖는 사회적 신뢰를 대변한다. 직장에서 40대가 과, 차장으로 조직의 성과를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책임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이 하는 일과 관계에서 멋지게 고민을 해결하는 해결사의 역할과 자신의 실패와 성공경험을 토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부여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키잡이 역할을 수행하려면 40대가 가장 이상적이다,

40대여 힘을 가지자. 비록 과거의 꿈을 놓치고 살고 있을지는 몰라도, 앞으로의 꿈을 꾸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말아야 한다. 당신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멋지게 당신의 삶을 살아갈 준비가 갖춰진 사람이다. 비록 현실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그 동안에 당신이 유형,무형으로 만들어 놓은 당신의 자산이 있다. 조금 힘들다고 삶의 균형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 40대는 ‘불혹(不惑)’이라고 하여 어느 곳에도 혹하지 않을 수 있는 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자신의 원칙을 새로이 점검하고, 또 다른 출발이 가능한 나이 임을 다시 한번 돼 새겨 보자.

※ <칼럼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새로운 칼럼을 무료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