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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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위대하다
어떤 생명도 위대하다
생명은 어떤 이성보다 위대하다 돌틈 세멘트에도 뿌리를 내린다
올라다니는 계단 틈이다
언제 밟힐지 모른다
풀씨는 저기에 뿌리 내리면서
습기가 없고 언제 밟힐지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까?
알고도 뿌리를 내렸을까? 이른 봄 가지치기로 잘려져나간 배나무 잘린가지를
철조망의 바지랑대로 받쳐놓았다
그 잘린가지에 배꽃이 피었다
저 배꽃은 자기가 열매 맺힐 줄 알았나??
언제까지 저 꽃이 살까?
꽃이 계속 산다면 배가 열릴까?
아직 배나무를 꺾꽂이 해서 번식한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
저 잘린가지는 흙에 꽂은 상태가 아니라 그냥 답싹 들리는 상태였다 작은 도랑을 건너라고 통나무 두 개가 놓여 있다
그런데 잘 보면 두 통나무가 조금 다르다
뒤 통나무는 건너다가 넘어지지 말라고 가운데 손잡이가 달렸다
가만히 보면 손잡이가 아니라 나무가 자라고 있다
어떻게 죽은 통나무에서 나무가 자랄까?
잠시도 아니고 무성하게 잘 자랄까?
이유는 저 나무는 원래 도랑 오른쪽에 살던 나무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나무가 쓰러졌다 (혹은 사람이 일부러 다리 목적으로 쓰러트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무는 간절하게 살고 싶었다
다른 가지는 다 잘렸지만 손잡이용 가운데 가지는 남아 있었다
나무는 온갖 힘을 다해서 그 가운데 손잡이 가지를 키웠다
그리고는 저렇게 늠름하게 한 그루 나무로 자라고 있다 개천 옆 둔치에 만든 계단의 손잡이 난간이다
스텐레스 파이프로 만든 난간 틈에 풀이 자라고 있다
마치 누가 일부러 그 파이프 틈새에 풀을 끼워넣은 것같이 자라고 있다
자세히 보니 용접 틈 사이로 아주 작은 구멍이 있다
어떻게 풀씨가 날라다니다가 그 틈에 끼였다
그리고 거기서 살림을 차렸다
도대체 저기에 무슨 영양이 있을까?
스텐레스뿐이다
물도 영양도 없는 저 쇠틈에서 풀은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종류는 모르는데 무슨 침엽수이다
목재로 쓰기 위해서 잘라 놓은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새싹이 돋아났다
쟤는 어쩌자고 저기에 돋아날까?
산다면 얼마나 살까?
통나무를 일년 동안 방치한다면 일년동안 자랄까?
저 돋아나는 새싹은 새싹의 의지일까?
잘린 통나무의 의지일까? 어부들이 손질해서 다음에 쓰려고 덮어놓은 그물 위에 풀들이 한동네를 꾸몄다
영양분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비닐뿐인 저 곳에서
저 풀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 연립주택 담장에 자리한 플라타나스이다
12월이면 잎사귀들은 다 떨어진다
그런데 유독 가로등 주변의 잎사귀들은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다
왜 저 잎사귀들만 시퍼렇게 살아있을까?
가로등의 온기 때문일까?
가로등는 밤에만 켠다
12월이면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간다
왜 저 가로등 주변의 잎사귀들만 살아있는지 알 길이 없다 숲속 언제 쓰러졌는지도 모르는 고목 위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나무 껍데기의 푸석푸석함이나 몸통나무의 썩은 정도로 보아적어도 쓰러져 죽은 지 사오년은 넘어 보이는 나무에서
왜 저렇게 새싹이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호박을 비를 맞히고 관리를 잘못했는지
아니면 버린 호박이지 다 부패해가는 호박에 콩나물이 돋고 있다
콩나물이 아니라 호박씨가 싹이 나고 있는 것이다
철이 없는 호박씨야 거기서 돋아난들 살 수가 있냐?
한 두개도 아니고 수백개가 돋아날 텐데 어쩌자구 싹을 틔웠니? 벌개미취 새싹이다
그 오른쪽 옆 언덕에 벌개미취가 지천이데
그 씨앗이 어쩌다가 아스팔트 틈에서 살아났고
이젠 그 살아난 벌개미취가 뿌리로 번식해서 아스팔트를 뚫고
여기저기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관리자가 저기에 돋아난 벌개미취를 어떻게 할까?
그냥 놔둘까? 발로 밟아버릴까?
발로 밟아도 다시 돋아날 것이 뻔하다
몇년 뒤면 아스팔트를 전부 덮어버릴 기세이다
생명은 위대하다
생명은 이유가 없다
생명은 따지지 않는다
생명은 가리지 않는다
생명은 이성이 아니라 본능이다
생명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생명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은 위대하다
악착같이, 무슨 어려움이 있어도, 죽고살기로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 생명이다
그러기에 모든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어떤 생명도 위대하다
생명은 어떤 이성보다 위대하다 돌틈 세멘트에도 뿌리를 내린다
올라다니는 계단 틈이다
언제 밟힐지 모른다
풀씨는 저기에 뿌리 내리면서
습기가 없고 언제 밟힐지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까?
알고도 뿌리를 내렸을까? 이른 봄 가지치기로 잘려져나간 배나무 잘린가지를
철조망의 바지랑대로 받쳐놓았다
그 잘린가지에 배꽃이 피었다
저 배꽃은 자기가 열매 맺힐 줄 알았나??
언제까지 저 꽃이 살까?
꽃이 계속 산다면 배가 열릴까?
아직 배나무를 꺾꽂이 해서 번식한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
저 잘린가지는 흙에 꽂은 상태가 아니라 그냥 답싹 들리는 상태였다 작은 도랑을 건너라고 통나무 두 개가 놓여 있다
그런데 잘 보면 두 통나무가 조금 다르다
뒤 통나무는 건너다가 넘어지지 말라고 가운데 손잡이가 달렸다
가만히 보면 손잡이가 아니라 나무가 자라고 있다
어떻게 죽은 통나무에서 나무가 자랄까?
잠시도 아니고 무성하게 잘 자랄까?
이유는 저 나무는 원래 도랑 오른쪽에 살던 나무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나무가 쓰러졌다 (혹은 사람이 일부러 다리 목적으로 쓰러트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무는 간절하게 살고 싶었다
다른 가지는 다 잘렸지만 손잡이용 가운데 가지는 남아 있었다
나무는 온갖 힘을 다해서 그 가운데 손잡이 가지를 키웠다
그리고는 저렇게 늠름하게 한 그루 나무로 자라고 있다 개천 옆 둔치에 만든 계단의 손잡이 난간이다
스텐레스 파이프로 만든 난간 틈에 풀이 자라고 있다
마치 누가 일부러 그 파이프 틈새에 풀을 끼워넣은 것같이 자라고 있다
자세히 보니 용접 틈 사이로 아주 작은 구멍이 있다
어떻게 풀씨가 날라다니다가 그 틈에 끼였다
그리고 거기서 살림을 차렸다
도대체 저기에 무슨 영양이 있을까?
스텐레스뿐이다
물도 영양도 없는 저 쇠틈에서 풀은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종류는 모르는데 무슨 침엽수이다
목재로 쓰기 위해서 잘라 놓은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새싹이 돋아났다
쟤는 어쩌자고 저기에 돋아날까?
산다면 얼마나 살까?
통나무를 일년 동안 방치한다면 일년동안 자랄까?
저 돋아나는 새싹은 새싹의 의지일까?
잘린 통나무의 의지일까? 어부들이 손질해서 다음에 쓰려고 덮어놓은 그물 위에 풀들이 한동네를 꾸몄다
영양분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비닐뿐인 저 곳에서
저 풀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 연립주택 담장에 자리한 플라타나스이다
12월이면 잎사귀들은 다 떨어진다
그런데 유독 가로등 주변의 잎사귀들은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다
왜 저 잎사귀들만 시퍼렇게 살아있을까?
가로등의 온기 때문일까?
가로등는 밤에만 켠다
12월이면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간다
왜 저 가로등 주변의 잎사귀들만 살아있는지 알 길이 없다 숲속 언제 쓰러졌는지도 모르는 고목 위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나무 껍데기의 푸석푸석함이나 몸통나무의 썩은 정도로 보아적어도 쓰러져 죽은 지 사오년은 넘어 보이는 나무에서
왜 저렇게 새싹이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호박을 비를 맞히고 관리를 잘못했는지
아니면 버린 호박이지 다 부패해가는 호박에 콩나물이 돋고 있다
콩나물이 아니라 호박씨가 싹이 나고 있는 것이다
철이 없는 호박씨야 거기서 돋아난들 살 수가 있냐?
한 두개도 아니고 수백개가 돋아날 텐데 어쩌자구 싹을 틔웠니? 벌개미취 새싹이다
그 오른쪽 옆 언덕에 벌개미취가 지천이데
그 씨앗이 어쩌다가 아스팔트 틈에서 살아났고
이젠 그 살아난 벌개미취가 뿌리로 번식해서 아스팔트를 뚫고
여기저기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관리자가 저기에 돋아난 벌개미취를 어떻게 할까?
그냥 놔둘까? 발로 밟아버릴까?
발로 밟아도 다시 돋아날 것이 뻔하다
몇년 뒤면 아스팔트를 전부 덮어버릴 기세이다
생명은 위대하다
생명은 이유가 없다
생명은 따지지 않는다
생명은 가리지 않는다
생명은 이성이 아니라 본능이다
생명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생명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은 위대하다
악착같이, 무슨 어려움이 있어도, 죽고살기로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 생명이다
그러기에 모든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