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는
큼직하게 나와서 조금 징그러울 뿐
농사 짓거나 화단 가꾸면 무시로 볼 수 있는 진딧물이다
진딧물을 크게 확대하면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생겼다
우선 진딧물은 다리가 6개이고 더듬이가 한쌍 있으며
특이하게 엉덩이쯤에 뿔관이라는 뿔이 두개 혹은 세개 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엉더이쯤 되는 곳에 검은 뿔이 보이다
이 뿔관은 분비물을 내어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곤충이 싫어하게 하는 것이다

사진을 또 잘 보면 진딧물 옆에 작은 진딧물이 보인다
이것은 새끼진딧물이다
진딧물은 이상한 번식법으로 번식한다
보통 진딧물은 어느 정도 자라면 직접 혼자 그냥 새끼를 낳는다
알이 아니다
자세히 보면 아주 작은 놈들도 다리가 있다
그러면 진딧물이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옮길 때는?
진딧물이 다리로 걸어서 이사간다?
그게 아니다

사진 왼쪽 아래의 벌레도 진딧물이다
이런 진딧물은 유시충이라고 부르는데
날개가 있는 진딧물이란 뜻이다
날개가 없는 일반 진딧물은 무시충이라 한다
무시충은 한번 자리 잡은 거기서 일생을 마친다
그 많은 무시충이 여러번 세대를 바꾸면서
그 한 식물에서 다른 식물로 옮겨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날개가 달린 암컷 유시충이 생기는 것이다
이 유시충이 날개를 펄럭이며 근처의 맛있는
다른 꽃이나 식물로 날라가서 새로이 새끼를 낳는 것이다
진딧물은 늦가을이 되면 알을 낳고 모두 죽는다
알이 새봄에 깨어나서 다시 무시충 유시충으로 번식을 한다

진딧물은 식물의 즙액을 빨아먹는 해충이다
즙액을 빨아먹고 필요 이상 남는 달콤한 액체를 꽁무니로 내버리는데
개미가 이것을 환장하게 좋아한다
그래서 진딧물이 있는 곳은 언제나 개미가 판을 친다
고 달콤한 진딧물 배설물을 받아먹는 대신
진딧물의 천적인 무당벌레로부터 진딧물을 보호하게 되는
이른바 진딧물과 개미는 공생관계이다

너에게 나는
나는 한포기 꽃나무인가?
나는 한마리 무시충 진딧물인가?
나는 한마리 유시충 진딧물인가?
나는 한마리 진딧물 꽁무니를 빠는 개미인가?
나는 한마리 진딧물을 잡아먹는 무당벌레인가?

소주 두병을 마시며 오늘 곰곰 궁리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