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    국물 한 그릇
아주 오래간만에 새벽에 기차역에 나갔다
오라 할 곳은 나를 외면했어도
내가 갈 곳은 늘 내편이었다

영월행 기차표를 끊고
남은 자투리시간에 빈속을 달랬다
달랑 김밥 한 줄
그리고 따뜻한 국물

어디를 갔다가 오는 저 사내처럼
나는 아무도 반기지 않는 그 곳으로 떠난다
배가 고파 허기를 면하려고 먹는 이 김밥처럼
내 영혼의 이 허기는 무엇으로 채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