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추억
바닷가의 추억/ 김희갑 작사 작곡 김용임 노래/ 하모니카 김종태 Bb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사람 중에 만난 그 사람
파도 위의 물거품처럼
왔다가 사라져간 못 잊을 그대여

저 하늘 끝까지 저 바다 끝까지
단 둘이 가자던 파란 꿈은 사라지고
바람이 불면 행여나 그 님인가
살며시 돌아서면 쓸쓸한 파도 소리



난 바닷가에 산 적이 없다
난 바닷가에 사는 사람을 사랑한 적도 없다
난 그 흔하다는 바닷가의 추억도 하나 없다
그러나 난 세상 사는 게 힘들어지면 바다로 가고 싶다

스무살 시절 혹독한 열병을 앓은 뒤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저 하늘 끝까지 저 바다 끝까지 가보자고 한 적도 없다
그러나 누구를 좋아하면 어느 한 순간도 그를 쓸쓸하게 하지 않았고
매 순간 오늘이 마지막일 것처럼 내 모든 최선을 다해 그를 대했다

수많은 사람들도 다 자기들 일상으로, 또 자기들 인생으로 바쁘고
1월, 2월, 3월,—-11월, 12월, 13월까지도 바쁜 사람들 속에서
월요일도 화요일도 무슨 요일이든 다 사연이 있고 도리가 없다
나혼자 오늘처럼 비바람 부는 날이면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난 세상을 잘못 살아온 것 같다
곰곰 생각해보니 난 사랑을 잘 못해 온 것 같다
더 곰곰 생각해보니 내 사랑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
정답이 없는 줄 알았던 인생 그리고 사랑에서 오답을 낸 것 같다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사람 중에
한번 만난다는 인연은 얼마나 질기고 무서운 것이랴
모진 인연을 고개 돌려 외면하면서
가슴이 차가울 수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질기고 무서우랴

파도처럼 물거품처럼 왔다가 사라진다 하여도
한줌 손아귀의 모래알처럼 다 빠져나가고
손바닥에 몇알 흔적만 남는다해도
나는 오늘 또 바다로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