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나물
[꽃엽서] 기름나물  기린초  기생초  긴병꽃풀  긴산꼬리풀   긴잎끈끈이주걱
빛나는 네 이마와 콧등을 보면 눈이 부시다
더 빛나는 네 눈동자를 보면 마음이 부시다
작고 야무진 네 입술 오무렸다가 펼질 때
그 사이로 보이는 분홍색 잇몸 차마 황홀하다





기린초
[꽃엽서] 기름나물  기린초  기생초  긴병꽃풀  긴산꼬리풀   긴잎끈끈이주걱
난쟁이 콧구멍만한 방구석에서
밴댕이 소갈머리만한 뜻을 품고도
는쟁이 줄기만큼 끈질긴 기다림으로 사나니
잔챙이 나부랭이 쭉쟁이들도 목에 힘주고 살지어다





기생초
[꽃엽서] 기름나물  기린초  기생초  긴병꽃풀  긴산꼬리풀   긴잎끈끈이주걱
연두저고리 다홍치마 박가분 바르고
저기 저 고운 색시 어디로 가는고?
앞에서 보니까 애간장 다 녹여놓는 아가씨 아닌가?
화장실에서 나올 때에는 기생이라고 부르더군요





긴병꽃풀
[꽃엽서] 기름나물  기린초  기생초  긴병꽃풀  긴산꼬리풀   긴잎끈끈이주걱
작고 못생기고 땅바닥을 기고
하는 일이라고는 시원치 않은 내 신세
아직은 너 투덜댈 때가 아니란다
네 때는 조금 더 있어야 찬란하게 온단다





긴산꼬리풀
[꽃엽서] 기름나물  기린초  기생초  긴병꽃풀  긴산꼬리풀   긴잎끈끈이주걱
사랑 받는 강아지는 꼬리나 흔들지
흔들 꼬리도 없고 사랑도 받지 못하는 나는
네가 보고 싶어 가슴마다 저려올 때에는
도리없이 꽃 한송이씩 툭툭 터트린단다





긴잎끈끈이주걱
[꽃엽서] 기름나물  기린초  기생초  긴병꽃풀  긴산꼬리풀   긴잎끈끈이주걱
너를 기다리디가 이렇게 목이 길어졌구나
떠나지 못하게 끈끈이풀로 꼭 붙잡아둘걸
수백 수천 끈끈이방울마다 아롱대는 네 얼굴
사람아, 사람이 이렇게 보고 싶을 수도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