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엽서] 닻꽃, 대극, 대나물, 대반하, 대사초, 대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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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꽃 내가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인 것은
내가 유난히 바람을 잘 타서가 아니다
너에게 닻을 내리고 쉬고 싶은 나를
네가 눈감고 외면하고 밀어내기 때문이다
대극 내가 만일 변하여 독하게 된다면
네가 미워 널 아프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아무래도 너를 미워할 수 없는 유전 같은
너무도 미운 내 스스로를 꺾기 위함이다
대나물 대나무를 닮아 올곧다지만 유전일 뿐이다
안개꽃의 사촌이라지만 날 찾는 이는 없다
어차피 길들여지고 개량되고 변하지 않으면
길 가다가 스쳐 지나는 사람처럼 의미가 없다
대반하 작은 녀석이 제법 야무지다
단아하고 당당하고 날렵하다
세상을 헤쳐나가는 꼭 너 같은데
귀엽게만 보았다가는 큰코 다친다
대사초 마음에 혹해 신기한 듯 다가섰다가
점점 하는 모습 보고 에이! 아니잖아
누가 뭐랬나? 난 아무 말 못했다
네가 가도 와도 나는 아무 말 못한다
대상화 우리 꽃이 아닌 것도 같고
우리 이름이 아닌 것도 같고
예쁘기는 예쁜데 마음에는 쏙 드는데
내 사람이 아닌 것도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