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2 / 김종태





나는 몰랐다

꽃 한송이 피우는 것이

그렇게 힘든 줄을



나는 정말 몰랐다

아무도 없는 가을밤이

그렇게도 쓸쓸한 줄을



나는 또 몰랐다

살랑이며 부는 바람에도

내가 이다지도 흔들릴 줄을



나는 정말 또 몰랐다

한 세월 살아가면서

이렇게도 내가 많이 변할 줄을



나는 이제야 알았다

내가 없으면 살 수 없는 한 사람

나만 붙들고 사는 야고가 있는 줄을







** 야고 — 억새 뿌리에 기생하여 꽃을 피우는 작은 야생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