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11.10.18 07:47
수정2011.10.18 07:47
억새 2 / 김종태
나는 몰랐다
꽃 한송이 피우는 것이
그렇게 힘든 줄을
나는 정말 몰랐다
아무도 없는 가을밤이
그렇게도 쓸쓸한 줄을
나는 또 몰랐다
살랑이며 부는 바람에도
내가 이다지도 흔들릴 줄을
나는 정말 또 몰랐다
한 세월 살아가면서
이렇게도 내가 많이 변할 줄을
나는 이제야 알았다
내가 없으면 살 수 없는 한 사람
나만 붙들고 사는 야고가 있는 줄을
** 야고 — 억새 뿌리에 기생하여 꽃을 피우는 작은 야생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