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 승무원들의 자질과 능력이 외국 항공사에서 선호하고 있어서 해외 채용시장의 물꼬를 트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것을 활성화하여 국제화시대에 주도적인 인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개도국에 대한 교육 대외원조사업을 직접 수행하면서 늘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던 생각이기도 합니다. 교육에 대해서 흔히 하는 말 중에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을 키우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입니다. 더구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일은 더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으로부터의 원조를 통해서 교육 발전의 토대를 갖추었고, 이를 한국적인 환경에 적용하여 성공적인 원조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독일의 경우 1961년에 독립적인 부처로 경제개발부를 설립하여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하여 대외원조를 추진하고 있는데, 아주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라오스 교육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을 때, 독일인 자문관을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라오스에 2년간 살고 있는데, 앞으로 3년은 더 있을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설명하기를, 어떠한 지원, 특히 교육 분야의 지원이 시작될 경우, 자체 인력풀과 조사 프로그램을 통해 사전조사 및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금융기관을 통한 재정지원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의 현지 파견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추진한다고 했습니다. 최대한 자국 전문가를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파견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실업해소, 특히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IMF이후 노동유연성으로 인하여 평생직장의 개념보다는 자격이나 능력을 통한 취업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내수 시장 부진에 따른 실업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나 기업의 투자확충에 따른 인력 충원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야를 넓혀 접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고용허가를 통한 외국 인력이 도입되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인력충원이 이루어지고 있고, 반대로 간호사나 항공기 승무원, IT와 같은 기술 분야나 전문직 등을 중심으로 해외 취업이 이루어지는 등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대외원조와 연계해서 한번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의 대외원조는 GNI대비 0.07%로 OECD회원국 중에서 27위에 불과합니다. 경제규모 12위권 국가이자 유엔 사무총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서 국제무대에서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내년까지 0.1%(약 1조원), 2015년까지 0.25%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가 190개국에 육박하고 해외 거주 한인의 숫자는 대략 700만 명 정도 된다고 추산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세계에서 인구 대비 해외진출 숫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얘기해 보면, 한인학교나 문화센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해외에 체류하는 국민들에 대한 국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미흡합니다. 개도국의 경우, 정부 간 협의에 의거해서 좋은 부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단지 건축과 시설에 대한 부분, 그리고 학교운영에 대한 부분만 있으면 됩니다. 더구나 교원들의 충원은 한국에서 교원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활용하면 어떨까요? 일정한 연수를 실시하고, 현지에서의 생활에 대한 재정지원 및 안전 보장을 담보해주면, 되지 않을까요?

한국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라오스 국립대학의 경우가 좋은 사례입니다. 비록 사업기간에 한정되었지만, 건설이나 장비설치 및 유지보수를 위한 유능한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는, 사업에 참여한 대학이 교수, 석/박사 인력의 파견 및 현지인의 연수 등 활발한 교류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학교를 설립하는 사업은 한국의 우수한 기술(건축 및 장비 제공), 노하우 제공(컨설팅 자문), 인력활용과 지속적인 교류 등 여러 가지를 활용할 수 있어,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사업이며, 장기적인 차원에서 추진될 수 있습니다. 국제개발협력과 인재활용은 글로벌시대에 새롭게 접근해야 대외원조 전략이며,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창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