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에서의 국위선양은 한국이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특히 선진국에게 각인시켜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지만, 개도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많이 부족합니다. 가장 흔하게 ODA지원을 통한 홍보가 있지만, 이것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개도국에서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동경하고 있고, 그렇게 되고 싶어합니다. 더구나 한국기업이나 한국에서 일을 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라는 곳이 특별한 곳이라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한국기업에 취업하여 번 돈으로 가족을 이끌어간다면, 이것만큼 좋은일도 없으니깐요. 그리고, 한국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느낄 것입니다.

작년에 KOICA의 지원으로 ‘국제개발협력의 이해’이라는 과목을 개설해주고, 강의를 했던 인연으로 한국기술교육대의 학생들을 데리고 캄보디아에 기술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학생들로 하여금 ODA의 현장 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봉사활동은 다양한 형태로 실시되는데, ‘기술봉사’라는 개념으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점은 많았습니다. 특히, 현지의 수요를 반영하여 미리 준비하였다면, 보다 바람직한 봉사활동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국기술교육대는 실천학문을 중시하고 있고, 취업과 연계된 공학교육 및 기술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봉사활동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더구나 3-4학년정도 되면, 프로그램개발은 물론 교육장비에 대한 수리도 가능합니다. 단기에 진행되는 탓에 한계는 있었지만, 학생들은 처음 접해보는 ODA에 대해서 현장체험을 직접할 수 있었고, 새로운 시야를 갖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자신들의 지식과 기술이 개도국 현지에 얼마든지 통용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하였고, 취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캄보디아를 선정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현지 사정을 누구보다 가장 많이 알고 있었고, 거리적으로도 가까운 지역이었으며,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계획하는데 있어서 현지에서의 협력이 가장 잘 되었기 때문입니다. KOICA사무소의 적극적인 협력, 방문기관에서의 환영, 숙소 및 일정 등 모든 부분에서 어려움이 없이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먼저 방문한 곳은 지난 2005년에 한국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캄보디아기술대(National Polytechnic Institute of Cambodia: NPIC)였습니다.

개교 후 5년이 지났지만, 사업완료 이후 제기되었던 문제들-교원의 질 향상, 시스템 개혁-은 그대로였습니다. 지속적인 지원을 위한 노력을 했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정말 필요했던 것은 학교의 발전을 위한 전략과 이를 추진하기 위한 실행토대를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기관과의 협력은 물론 한국에서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했습니다. 학교의 질을 높이는 데 필요한 교원에 대한 향상 프로그램, 취업의 연계를 위한 산업단지의 조성, 그리고, 학교의 발전전략을 위한 컨설팅 활동 등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학교가 인력개발 및 산업발전의 모델이 되어서 캄보디아 전역에 전파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한국의 산업화의 발전의 사례처럼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것이 부족했습니다. 한국 정부에는 유/무상 연계라는 측면에서 연수와 전문가 파견을 요청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봉사단을 파견했고, 전주대학교에서 학교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 학교가 설립당시의 목적에 부합하는 캄보디아 인력양성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학교자체의 발전이 아니라 캄보디아 전체 발전을 고려한 개선작업이 있어야 하며, 이를 한국에서 협력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캄보디아는 우선 활발한 건축현장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사업을 한국기업이 주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랐습니다. 캄보디아의 부동산 개발은 한국인이 좌지우지한다는 현지의 풍문이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동산 투기만을 조장한다는 말도 들릴 때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국기업의 투자가 많은데, 대부분이 부동산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는 것은 현지 실정에는 맞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캄보디아는 기본적으로 농업국가이고, 이제야 산업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심개발에 대한 기업투자보다는 제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더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학교가 있는 곳은 산업단지로 개발예정지였지만, 사업시작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사업초기에 사업지선정과 관련해서 도심에 설립해야 좋다는 견해와 발전가능성을 고려해서 외곽에 설립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으나, 캄보디아 정부의 강력한 추천으로 지금의 위치에 설립되었습니다. 따라서, 근처에 한국기업이 투자하는 공장들이 들어선다면,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통한 취업 보장, 한국기업은 우수인재의 확보 라는 측면에서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현재 한국기업 1곳이 투자하여 가동중이지만, 부족합니다.

이제는 캄보디아 발전계획을 고려해서, 기존의 부동산 개발이나, 프놈펜이외의 공단조성은 지양하고, 한국이 설립한 학교근처의 공단조성에 한국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인력양성을 한국의 고용허가제와 연계해서 맞춤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근처에 조성된 한국기업에 취업할 수도 있고, 한국으로 취업도 연계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단,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는 국가로 확대하고, 나아가, 전체 ODA로 확산도 가능합니다. 이는 개도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좋은 사례가 됩니다. 국가별 지원전략을 마련하고,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분야별 인력을 양성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취업이 되고, 가계에 도움이 됩니다. 결국 한국의 발전경험을 배워 자국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합니다. 또한, 이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우수한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이점이 됩니다. 이를 위해 한국 노동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합니다. 반면에 국내 인력은 해외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일부는 기업에 취업하여 해외에 진출할 수 있고, 전문가파견 형태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하여 역량을 개발하여 연간 100억 달러나 되는 국제기구의 ODA 사업을 한다면, 국내 인력의 글로벌화에 기여할 것이며, 단순하게 국내에서의 취업이 아니라 국외라는 커다란 시장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 글은 필자가 EWB 뉴스레터(2010.2. Vol 15.)에 기고한 것을 수정/보완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