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누구나 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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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리더가 될 수는 있지만, 아무나 리더가 되는 건 아니다.
탁월한 관리능력을 발휘하고 과학적인 시스템을 활용하여 성과를 내는 경영관리자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존경을 받는 리더는 다르다.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의 충돌을 겪고 있는 시대에 탁월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고, 갖추어야 할 역량이 있다.
첫째, 리더는 쉴 줄 안다. 아무리 바쁘고 급해도 모든 욕심과 잡념을 내려 놓고, 인간 본연의 깊이를 생각하는 시간을 만든다. 지도자가 항상 바쁜 모습으로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혼동해서는 곤란하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사물과 현상의 질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실을 사실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습관을 익혀야 한다. 자신에게 보여지는 것만 보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쫓기는 듯한 현재를 멈추게 하고, 아주 먼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그려 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 자리에서 역사를 이해하고 문명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빠른 말의 속도와 혼란스러운 생각의 방식을 접어 두고, 푸른 숲과 파란 하늘을 바라 볼 수 있는 조용한 곳에 가야 한다.
거기에서 위대한 질문을 던져 본다. 정직한 마음으로 묻는다. “나는 그들에게 누구인가?”, “그들에게 나를 닮으라고 할 자신이 있는가?”, “나의 눈은 무엇을 보고 귀는 어떤 소리를 듣고 있는가?”
둘째, 리더와 프로는 이유가 없다.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간단하고 진실하게 사과할 줄 안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조직 구성원으로써 역할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거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크고 작은 핑계와 이유를 대면서 책임을 줄이거나 회피하는 행동과 태도가 습관이 되면 리더로써의 인격과 품위를 갖추어 나갈 수 없다.
늘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거나 상황에 따라 변명이 많아지는 것도 일종의 버릇이며 습관이다. 정말로 미안한 건지 겉으로만 송구스럽게 머리를 조아리는 건지 상대는 알아 본다. 직장 상하간에 발생하는 갈등의 대부분은 업무 자체의 문제보다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제를 먼저 살펴 “이유를 나열하는 습관”을 고쳐나간다. 상대방의 약점을 강점으로 여길 수 있는 아량과 지혜가 필요하다. 일의 속도와 처리 방법, 맡겨진 분량은 모두에게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
각양각색의 출생과 성장, 학습의 량(量)과 모습이 어우러진 조직에서 같은 생각과 행동을 요구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전 직원이 단결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이다. 리더는 월급쟁이와 전문가를 구분할 줄 안다. “아마와 프로의 차이”를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진정한 프로인가?”
셋째, 리더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연구한다. 전문적인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쌓아 내공을 키운 사람이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1분 1초를 아껴 가며 실력을 쌓아야 한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좋은 책을 가까이 하며 메모를 하고 기록을 유지하면서 “멈추지 않는 지식에의 탐욕(Unquenchable Thirst for Knowledge)”에 빠져야 한다. 주어진 일만 하거나 쉬운 업무만 골라 하다 보면 배울 게 없다. 지겹고 힘든 일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 아주 사소한 일에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기른다.
직무와 관련된 전문지식만 공부하는 건 능력의 한계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사람을 만나서 밝은 미소를 건네는 방법도 배우고, 고대로부터 전해 오는 명상의 기쁨도 느끼고, 마음을 전하는 언어의 근본을 이해하는 것도 배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 철학을 공부하고, 말 할 수 없는 기쁨을 발견해서 표현하는 행복을 전달하기 위해 미학(美學)을 읽기도 한다.
기업체에서 제공하는 교육의 한계를 뛰어 넘어 마케팅이나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시(詩)와 사상(思想), 인문학의 가치를 이해하며, 배움의 과정을 멈추지 않는다. 한 줄의 글과 한 마디의 말이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고민한다. 리더가 선택하는 언어엔 정성이 들어 있다.. 리더는 고객의 고객을 지원하기(Support and Assist for Client’s Clients) 위해 지금 만나는 사람들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걸 배운다. 경험을 통해 지혜를 배우고 학습과 연구를 통해 지식을 쌓으려고 밤과 낮을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책꽂이에는 어떤 책들이 얼만큼 쌓여 있는가?”를 가끔 확인한다.
넷째, 리더는 사람을 제대로 본다. 사람을 평가하기 위해 과학적 평가방법이나 분석자료만 찾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발견하려고 애쓴다. 그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거부하지 않는다. 마주 앉아 있는 게 불편하고, 볼 때마다 재수없게 느껴지는 사람들과 업무 성과를 올리며, 먼 훗날 그들의 존경을 받는다. 어울리는 사람들과 어울리려고만 하지 않는다. 다양성과 유연성을 발휘하여 많은 이들을 조화롭게 끌어 간다.(Harmony and Balance of Diversity and Flexibility). 자아(自我)를 실현하기 위해 타인을 돕는다. 버릇없는 사람은 호되게 꾸중하며 사람을 만들어 간다.
무관심으로 외면하고 싶은 사람을 회의실로 데리고 가고, 감정적으로 적대감을 품고 있는 직원에게 말을 건다. “귀 기울여 듣지 않고 진심으로 말을 걸지 않는 사람들”을 포용하며, 그들의 개성을 진지하게 받아 들인다. 여기엔 자신감도 있어야 하고 용기도 따라야 한다. 많이 배워서 많이 알고 있는 사람보다는, 지금 열심히 배우면서 아는 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을 인정한다. 아는 것과 하는 것의 중요한 차이(Knowing-Doing Gap)를 놓치지 않는다. 고객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기 위해 정기적인 접촉을 갖는다. 여기엔 돈이 들고 시간이 걸린다. 투자의 방식이 남다르다.
다섯째, 리더는 의사결정 능력이 강하다. 망설임에 의한 심리적 오류를 피한다. 똑같은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조차 결정을 하지 못해 부하 직원이 올려 놓은 결재서류를 서랍 속에 방치해 두는 일은 없다. 뛰어난 기획능력과 강한 직관의 힘으로 의사결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생각과 판단에 많은 시간은 걸림돌이라는 걸 깨닫는다.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생각의 과정”에는 지식과 정보, 판단력과 경험이 순식간에 혼합 분류되고, 정리 분석되어 해결책을 내 놓는 원리를 이해하고 있다.
아주 작은 결정에 최선을 다하며 중요한 일에 대범한 결론을 짓는다. 리더가 되려는 사람은 정보와 쓰레기를 구분하기 때문에 쓰레기 찾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조급함과 고집스러움, 편향과 편견으로 얼룩진 판단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다수의 의견을 들으면서도, “옳지 않는 다수”를 간과하지 않는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점점 더 강해지는 목소리의 의미[집단극화 (Group Polarization) 현상이라고 함]에 속지 않는다. 모든 의사결정은 과거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로 향한다. 경험적인 판단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잊지 않지만, 지혜로운 직관을 외면하지 않는다.
리더는 모든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책과 이야기(Story-Telling)를 통한 간접경험을 하면서, 늘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 하찮은 일은 과감히 외면하면서도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지 몇 년 지나지 않은 어느 날, 그는 안과 밖에서 명성과 품격이 갖추어진 리더로 인정 받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