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듯이 화가 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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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한 집에 사는 식구들간에, 어울리지 않으면 안 되는 거래관계에서 우리는 가끔 싫은 사람이 있다.
눈만 마주쳐도 얼굴색이 변하고, 말 한마디를 건네도 목소리의 떨림이 달라지는 걸 느낄 때가 있다. 그와 같은 상대방이 자기 자신일 수 있다. 상대에 대한 나 자신이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마주 앉아 있고 싶지 않거나 밥 맛없는 사람에 자신만이 예외일 수 없다. 본의 아닌 행동이나 결과로 인해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미움을 받거나 상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보여질 수 있다.
이런 모든 일들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여지기도 하고,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고 이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동물로써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함께 어울려 살아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편한 관계에서 유연하고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삭히지 못하는 분노와 식지 않는 원한의 속내를 극복하면서 도움이 되는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까?
첫째, 분노와 원한의 대상에 대해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일의 잘못이 분노의 대상인지, 그 사람이 원래 싫어진 원인이 있었던 건지, 갑자기 일어난 일로 인해 사람과 사물이 모두 싫어진 건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사람은 미워도 일의 결과를 위해 그 일을 처리해야 한다면 냉정한 마음으로 그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때로는 자신에 대한 불만이나 자격지심이 상대에 대한 감정으로 왜곡되어 표출되는 경우도 있다. 혹시 자기 자신에 대한 미움이나 불만이 자기감정을 통제하지 못하여 우연히 만난 상대에게 “정제되지 않은 감정의 언어”로 퍼붓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둘째, 너무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는 상대방에 대해서는 조용히 말해야 한다.
같은 크기와 속도의 목소리로 떠드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격다짐으로 떠들어 대는 상대방에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주의를 주고, 차분하게 설명한다. 아마도 상대는 내심 더욱 불안해 할 것이다.
감정을 논리로 대하기도 하고, 논리에 윤리로 맞설 수 있으며, 너무나 논리적인 사람에게 감정을 조절할 수 있어야 탁월한 설득력과 의사소통 능력(Communication Skill)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습관적으로 화를 내거나 사소한 일로 화가 난 사람에게는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다.
어차피 성질 잘 내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말 한마디 함부로 해서 후회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더군다나 화를 자주 내게 되면 표정이 사나워지고 언어의 표현이 거칠어진다. 표출되는 언어는 인격과 품성을 말해 준다. 인성과 품격이 낮은 사람에게 정면으로 맞서거나 똑같이 반응하는 것은 똑 같은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다.
쓸데없이 원칙을 고수하거나 상황을 악화시켜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만들지 않고, 상대를 지혜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때로는 부시하는 듯한 표정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피하거나 “다음의 기회”를 만들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끝으로, 자신이 잘못했을 경우에는 빠른 시간 안에, 진실하게(early, sincerely) 사과한다.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사과할 시기를 놓친 후, 우연한 자리에서 만나 더 불편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하기 싫은 전화를 걸고, 만나고 싶지 않은 자리를 만들어서 과감하게 용서를 구하며 사죄하기 위해 용기와 자신감을 강화시키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과하지 못해 마음이 아픈 채로 십 수년을 가슴앓이하고 있는 게 아직도 많아서 속을 끓이고 있기도 하다.
비일비재한 잘못과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지만, 그런 상황을 반전시켜 더욱 두터운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는 바로 불편한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시키는 노력을 기울일 때 만들어진다.
국제사회에서, 국가간 갈등에서, 아주 작은 사회집단에서 또는 개인과 대인관계에서 자주 보고 느낄 수 있는 현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