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20년 - 스트레스 해소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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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로 인해 병을 얻고 빨리 늙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럴 수 있겠다.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거나 스트레스를 잘 풀어 갈 수 있을까?
필자가 2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정리해 본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중에 가장 많은 경우가 인간관계와 시간의 문제였다. 특히, 상사와의 갈등은 쉽지 않는 문제였다.
성질이 급한 사람, 고집이 센 사람, 생색만 내는 사람, 부하의 성과를 자신의 것으로 돌리려는 사람 등 정말 다양한 상사가 있었다. 퇴근 시간만 되면 불러 세워 놓고 일을 시키고 업무 보고를 받으려 하며,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해야 바람직한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는 상사도 있었다.
윗사람을 바꿔 보려 하고, 가끔 따지기도 하고 대들어 보기도 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실제로 바쁠 때도 있고, 갑자기 밤 새워 일을 해야 할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골고루 활용했다.
어느 때는 주말에 사무실에 나와 미친 척하고 밀린 일을 했다. 말도 되지 않는 지시사항이지만, 잔소리 듣기 싫어서 일단 해 보았다. 처음에는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또 다른 걸 배우고 익히는 계기가 되었다.
부서 회식이 있는 날 저녁에 회식에 참석하지 않고 일을 했다. 윗사람이 회식에 참석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며 마무리하고 회식에 참석하라고 했지만, “당신이 시킨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객기를 부리며 항의하는 마음으로 일만 열심히 했다. 물론 다음날 아침 또 다른 잔소리를 들었지만, “나도 한 성질 한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
능력이나 실력이 부족한 상사가 불합리하게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무능하거나 잘 모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성질까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미칠 것 같았다. 그럴수록 더 유식한 체하고 더 잘하는 척도 해 보았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이왕 찍힌 거 더 찍혀도 좋다는 태도로 거만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 상사 위에 또 다른 상사가 알아 주려니 기대를 했다. 무능한 상사 밑에서 열심히 일하는 부하를 모른 체 할 리가 없겠지 생각했다. 언젠가는, 누군가에게는 인정받으리라 생각하고 기대했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무능하고 실력 없어 스스로 힘들어 하는 상사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시간이 흘러 상사의 입장이 되었다.
아랫사람의 입장일 때는 상사와의 갈등이 스트레스라고 생각했지만, 상사 또한 부하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는 걸 알았다.
게으른 직원, 말 구절을 알아 듣지 못하는 직원, 엉뚱한 일만하면서 비능률적으로 바쁘기만 한 직원, 멋만 내면서 자기 일만 하는 직원, 함께 어울리지 못해 외톨이로 사는 직원, 실력도 능력도 없으면서 학벌을 내세우는 직원, 각종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며 매사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직원 등 정말 다양한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말로 타일러서 해결되는 일이 별로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집장가를 간 성인들에게는 가르쳐서 배워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달래 보기도 하고, 강한 어조로 심한 말도 하고, 술도 사주고 노래방도 데리고 갔지만 쉽게 변하질 않는 게 사람이었다. 그들로 인해 윗사람에게 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자신이 정말 싫을 때도 있었다. 아랫사람에게 치이고 윗사람에게 눌리고 하면서 시간이 흘러 갔다. 인내도 배우고 참을성도 늘어 나면서, 차츰 익숙해졌다.
그 동안 마음에 들지 않았고, 함께 어울리고 싶지 않았던 유형의 사람들 중에는 “자기 자신의 모습”도 많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적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한 경우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일을 맡겨 부담이 되고, 무엇부터 해야 할 지 분간이 되지 않아 힘들 때가 있었다. 매일매일 누적되는 업무와 새롭게 떨어지는 지시사항으로 인해 회사에 나오기 싫었다. 갑자기 다 때려치우고 도망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 상황이 꼭 본인 자신의 책임만은 아니었다. 꾀를 부리고 다른 사람에게 일을 넘기는 직원에겐 많은 일이 부여 되지 않지만, 말을 잘 듣고 온순하며, 고분고분한 사람에게는 특히 일이 많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은 일도 많았다.
어느 때는 주말마다 출근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조용한 음악 들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무슨 일이 왜 중요하고, 어떤 일은 왜 늦어도 되는지를 따져 보았다. 전화 벨이 울리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고, 불러대는 사람이 많은 평일에 비해 업무효과가 높았다. 자주는 아니지만, 두어 달에 한두 번씩은 휴일에 출근하는 것도 효과가 있었다.
때로는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며칠씩 밤을 새우면서 일을 했지만, 누가 알아 주거나 수당이 더 붙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일과의 싸움이었다.
그렇게 20년 정도 회사를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일과 사람과 시간과 좌충우돌하면서, 사람을 다루고 시간을 조절하며, 일의 경중 완급을 따지는 요령이 생겼다.
일이나 사람이나 시간이나, 뭐든지, 경험이 중요하고 노력이 따라야 한다는 걸 20년이 지날 때쯤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간접경험을 쌓기도 하고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리 겪어 보기도 했지만, 직접 겪는 것만큼 생생한 효과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어느 회사나, 어떤 일이나 스트레스는 따른다”는 걸 인정하고, 때로는 그런 스트레스와 긴장이 성장과 발전에 필요할 수도 있음을 인식한다. 월급이나 보수의 반은 스트레스로 인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스트레스를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도전하고 부딪쳐 보는 거다. 피하려 한다거나 외면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막상 닥쳐 보면 별것도 아니며,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도 많다. 먼 훗날에 닥칠 어려움을 생각하면 지금의 스트레스 상황은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셋째, 스트레스 원인이나 요인에 대한 자기의 인식이나 의지에 따라 스트레스가 아닐 수도 있고, 해석 방법이나 마음 먹기에 따라 스트레스는 적극적인 동기부여와 자극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능력이나 인식의 부족이 스트레스 원인일 수 있다.
넷째, 생각할 시간을 가져 보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시간을 마련해 본다.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본다. 술과 춤과 영화도 좋지만, 자기만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고독이 필요하다. 그런 장소와 시간을 마련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에 빠져 보는 거다.
끝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실력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있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이 있으면 용기와 의지가 강해진다. 열심히 일하고 꾸준히 공부하는 것을 무시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다.
아직도 사람과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지만, 그런 스트레스와 긴장이 자신의 존재 가치와 삶의 의미를 깨닫고 느끼게 해 준다. 일과 사람으로 인해 아직도 많이 헤매고 있지만, 아마도 죽을 때까지 스트레스 받으며 배워야 할 것 같다.
“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교만해지나니
병고(病苦)로써 양약을 삼으라”
는 경구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