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수입 명품들이 5%~7% 정도 값을 올린다고 한다.
한국과 EU와의 FTA 체결 효과에 관계없이 값을 올린다는 것이다.


핸드 백에서 자동차는 물론 고급 양주에 이르기까지 명품이라고 하면 세계에서 비싼 값으로 팔린다는 한국은, “유명 브랜드의 시장 검증의 대상”이라고 한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아무리 볼품 없는 물건이라도 명품이라는 브랜드만 보고 비싸게 산다고 한들 문제가 될 건 없다. 아마도 명품회사들의 입장에서는 돈 많이 벌 수 있는 봉을 싫어할 이유도 없다. 양자 모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개인의 자유를 갖고 있으며, 수요 공급의 균형이라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회적 갈등과 불균형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세계적 명품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간도 없고 쓸개도 없는 민족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충분한 경제력이 있고, 한 껏 멋을 내고 싶은 사람들도 있고, 적절히 명품과 일반 상품을 조화롭게 소유하는 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사람도 있음을 이해한다. 또 그래야 세계 경제가 돌아가고 무역이 균형을 이룬다는 점도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속에 든 것이 없어 겉치레에만 열을 올리는 “속빈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없는 돈에 빚 얻어 가며, 외상으로 카드를 그어 가면서, 채우고 싶은 욕망을 억제할 수 없어, 그쪽으로 대리만족을 하거나 허영과 허세에 날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하니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언제까지, 어느 수준까지 우리 국민은 봉 노릇만 하고 살 것인가?

명품을 수출하는 나라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좋을까?

중국에서 만들든 멕시코에서 만들든, 가짜로 만들든 불량품이 섞여 있든, 명품이라고 하면 사족을 못쓰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민족이 있고 나라가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명품 가격의 타당성이나 공정성의 여부에 관계없이 명품을 보다 싸게 사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당분간 명품을 사지 않는 것이다.

우리 나라 국민 모두가 명품을 외면하는 것이다. 영원히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적정가격으로 내릴 때까지 사지 말라는 것이다. 팔리지 않으면 값은 내리게 되어 있다. 그래도 안 팔리면 매장을 닫을지도 모른다. 매장을 닫기 직전까지 명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된다. 철수할 때쯤엔 헐값에 내놓을지도 모른다. 그때 사면 된다.



한두 명이 그래서는 안되고 전국민이 그래야 한다.

두번째는, 명품으로 치장한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존경하지 않으면 된다.

오히려 별거 아닌 사람이 명품으로 치장하고 있는 경우에는 우습게 보거나 천박하게 보면 된다. 어리석고 무지몽매한 사람으로 인정하면 된다. 그러면 명품을 사지 않을 것이며, 그러면 값은 또 내려갈 것이다.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는데도 명품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그건 병(病)일지도 모른다.

이미 병든 사람도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