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칠 때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어깨에 힘을 빼는 일이다.
모처럼 운동을 한답시고 잘 치려고 하는 자세에 힘이 들어 가면 제대로 되질 않는다. 특히 초보자들이 온 몸에 힘을 주며 잘 치려고 하지만, 힘을 뺀 고수들의 실력을 당해낼 리가 없다.

바이올린을 배울 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은 바이올린 현(絃)의 음을 익히는 게 아니라, 바닥에 두 발을 바르게 붙이고 바른 자세로 서서 어깨에 힘을 빼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한다.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비위에 맞지 않는 약을 물에 타서 단숨에 마셔가며, 하루 저녁에 1리터가 넘게 마신 후 속을 비우고 내장 청소를 하면 속이 가볍고 소화도 잘 된다. 검진을 받지 않더라도 가끔은 속을 깔끔하게 청소하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금식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강가에 모여서 흔들리는 갈대 숲이나 시냇가에 구부러진 버드나무를 보며 장마나 세찬 바람에도 꺾어지지 않는 비결은 부드러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비우고 속 비운 식물들이 자생력이 강하다는 걸 보여 준다.


최근 정치인들이나 학자들 중에 자신을 감추려는 사람이 있고 어떻게 해서든지 나타내 보이려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더 잘 나 보일까?


할 일을 다 했으니 물러나겠다고 하는 사람은 간택(揀擇)이 되고, 나서보려는 사람들은 욕을 먹고 있다. 뒤로 물러나는 사람은 아름다워 보이고 온갖 짓을 다하며 튀어 보이려는 사람은 추해 보인다. 왜 그럴까?


무엇이 옳은지 알만한 사람이, 많이 배우고 오랫동안 권력과 명예와 부를 한껏 누려 본 사람이, 아직도 민의(民意)를 읽지 못하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기도 한다. 욕설과 비난을 일삼으며 천박한 언어로 국민을 갈라 놓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예술가가 있고, 방송인이 있다. 정치인들은 원래 그렇다고 치더라도 교수들까지 나서서 말장난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할 일이 없나?


맞지도 않는 통계수치를 들이대며 2030은 어떻고 5060은 어떻다고 함부로 평가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그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하거나 속내를 알아 보지도 않고, 그들의 현실과 고민에 대해 들어 본 적도 없으면서 남의 이야기를 퍼 나르기 바쁜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40대, 80대는 어디에 속한다는 말인가? 정말 2080세대들은 자신의 나이를 기준으로 편가르기를 원하고 있는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자신에 대한 부족이나 불만을 정치적 감정으로 쏟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스스로 설 줄도 모르고 자기 앞의 문제도 해결할 의지가 약한 철부지들을 부추기며, 그렇게 가르쳐 놓은 어른들의 잘못이 무엇인지 아직도 파악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이제 모두들 힘을 뺐으면 좋겠다. 마음 비우고 조용히 각자의 직무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할 일이 없다면 공부를 더 하든지, 사회 봉사를 하든지, 아니면 창피한 줄이라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어처구니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처구니 없는 짓들을 멈추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