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가 잘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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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모양처와 서비스교육의 관계
요즘 들어 고객만족 고객감동을 위한 교육의뢰가 부쩍 늘었다. 몇년 전부터 회사의 경비절감을 위해 대폭 축소되었던 서비스교육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는 분위기다. 서비스교육전문가로서 반가운 일이면서도 동시에 씁쓸하다. 왜냐하면, 이윤창출을 위해 당장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이기에 회사의 긴축재정 시 가장 먼저 축소대상이었던 것이 바로 서비스교육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줄이거나 없애자마자 고객의 감성터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서비스교육을 부활시켰다. 그런데 이 상황이 마치 가정행복의 기둥인 현모양처의 소중함을 버리고 내쳤다가 시간이 지난 후 그 가치를 뒤늦게 깨닫고 다시 손 내미는 모습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나친 비약일지도 모르겠으나 가정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이고 그 기둥이 어머니라면, 회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윤창출이고 그 원동력은 바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의 체득화 과정이 바로 ‘서비스교육’이다. 그런데 한동안 당장 이윤창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홀대받았으니 서비스전문가로서 무척 서운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파는 것은 최고의 서비스!
예전에 리츠칼튼호텔에 간 적이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눈을 마주치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 또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도 손님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인사하는 직원들의 서비스가 상당히 인상적 이였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시상식 중간에 제가 화장실을 가려고 직원에게 그 위치를 물어봤더니 그 직원이 화장실 바로 앞까지(식장에서 대략 20미터거리정도..) 안내를 직접 해주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전 세계 리츠칼튼 호텔의 원칙이라고 한다. 어느 해 봄 워싱턴 교외 리츠칼튼호텔에는 ‘거기서 결혼식을 하고 싶은데 비수기니까 30% 정도 싸게 해 달라’ 는 요청이 들어왔다. 하지만 호텔 측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비용을 줄이는 노력은 어느 단계부턴 ‘가치’를 갉아먹습니다. 서비스가 좋으면 할인을 안 해도 고객은 찾아옵니다. 때로는 고객이 우리를 고르는 게 아니라, 우리가 고객을 선택합니다. 우리가
파는 건 최고의 서비스죠. 완벽을 원치 않는 사람은 손님으로 바라지 않지요.”. 리츠칼튼호텔 타이슨즈코너의 파디 라마단 관리이사는 가격 파괴를 거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꿈같은 이야기 같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그리 틀린 말이 아닐 수 도 있다.
신사 숙녀를 모시는 신사 숙녀
리츠칼튼의 차별화 전략은 ‘우리는 신사 숙녀를 모시는 신사 숙녀다’ 라는 사훈으로 요약된다. 80년대 말 호텔 객실요금 파괴 경쟁이 치열해졌다. 하지만 리츠칼튼은 이를 거부했고, 식당에서 본차이나 대신 플라스틱으로 바꾸지 않았다. 리츠칼튼의 QC전략은 철저한 고급화 지향이다. 전 세계 체인에는 임원급 ‘품질관리 리더’가 근무한다. 직원들은 20개 항의 ‘서비스 신조 카드’를 늘 양복 가슴 호주머니에 꽂고 다닌다.
▲ 고객의 불편을 접수한 직원은 자기 영역이 아니라도 직접 책임지고 해결한다.(손님이 만족할 정도가 됐는지 20분 내에 전화로 확인한다.)
▲ 고객이 원하는 곳은 방향만 알려 주지 말고 직접 안내한다.(그래서 별도의 안내판을 두지 않는다. 직원들이 걸어 다니는 게시판이다.)
▲전화로 상대방의 성함을 묻지 않으며 가능하면 고객 전화를 다른 부서로 돌리지 않고 해결한다. (“메모 남겨 드릴까요” 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진정한 친절이 아니기 때문이다.) 등등.
만일 동료가 고객 불만 해소를 위해 도움을 청하면 만사 제치고
협조해야한다. 고객 불만 해소를 위해선 전 직원이 2천 달러 한도 내에서 재량껏 돈을 쓸 수 있다. 실수로 커피를 손님의 옷에 쏟았다면 직접 옷을 사 주기도 하고, 방 배정에 착오가 있었다면 사죄의 의미로 포도주나 과일 세트를 손님에게 서비스하기도 한다. 자주 들르는 단골 고객 정보는 별도로 관리한다. 가령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이라면 그 사람이 세계 어느 리츠칼튼에 묵더라도 무자극성 베이비 샴푸가 미리 욕실에 놓여진다. 현재까지 이렇게 고객 기호 관리 대상으로 등록된 고객들만 1백만 명에 육박한다. 캐론 쿨렌 이사는 “93년부터 대부분 체인에서 중역진을 없애고 대신 평사원
중심의 자율업무팀을 구성하고 있다”면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실무진에게 결정권을 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고객만족 경영철학은 불황을 이기는 불씨
리츠칼튼은 직원 선발부터 다르다. 서비스업의 적성이 맞는지 전문 업체에 의뢰해 개발한 52개의 대외비 질문지로 평가한다. 이 설문지는 각 대기업들로부터 ‘한번만 보여 달라’는 요청이 오고 있다. 그리고 교육도 엄격해 리츠칼튼 직원들은 연간 1백20시간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고객들의 92∼97%가 감동을 얻고 호텔 문을 나서고, 불황 때도 오히려 매출이 오르는 비결은 이런 데서 나온다.
이처럼…고객만족이라는 경영철학을 꾸준하게 실천하면. 고객은 언젠가는 이런 경영철학에 신뢰를 느끼고 그 기업에 로열티를 갖게 된다. 그 로열티는 다른 사람에게 까지 전염시키고, 그 기업의 매출은 고객들의 로열티에 힘입어 불황도 이기는 불씨가 되는 것이다. 우리회사가 지금 잘 안된다면, 불황이라면 지금 가장 중요한 그 불씨가 꺼져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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