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수사라서 등록 안 해…필요성 검토 후 조치"
빼돌린 여아는 어디에…실종 사이트 등록 미루는 경찰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행방불명 여아가 22일 현재까지 실종 아동 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수사 핵심이 사라진 여아 행방을 찾는 것과 숨진 여아의 친모 석모(48)씨 출산을 확인하는 것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경찰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지원센터인 '안전드림' 사이트에는 전국 실종 아동을 등록하는데, 약 3년 전 행방불명된 여아 '홍보람'은 지금까지 등록되지 않았다.

경찰은 홍양을 비공개 등록해 경찰 전산망에서는 조회할 수 있지만,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사가 비공개로 진행돼 이같이 조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사와 실종 여아 찾기는 엄연히 다른 사항이어서 이런 해명에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욱 구미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행방불명된 여아 실종 사항을 공개할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해 조치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숨진 여아 친모를 확인한 지 2주가 넘었지만, 두 가지 핵심 수사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해 22일 수사 인력을 대거 늘렸다.

특히 석씨가 출산을 부인해온데다 석씨 남편까지 "출산은 없었다"고 항변해 다음 달 초까지 임신과 출산을 반드시 입증해야 할 상황이다.

석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사체유기 미수와 미성년자 약취 등 2건이다.

출산을 입증하지 못하면 행방불명된 여아를 숨기거나 유기한 혐의로 적용한 미성년자 약취 공소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친모를 확인했지만, 석씨가 두 여아를 바꿔치기하고 큰딸인 김모(22)씨 여아를 빼돌린 점을 입증하는 것은 수사 경찰 몫이다.

경찰은 이날부터 구미경찰서 형사과 4개 팀과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7개 팀 등 11개 팀을 투입해 실종된 여아를 찾고 석씨 출산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