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2월 초에는 한경닷컴에서 올해의 컬럼니스트 시상식 초대를 합니다. 일년에 꼭 한번 한경닷컴 내 외부 칼럼니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해동안 꾸준하고 부지런히 좋은 칼럼을 올린 칼럼니스트를 선정해  꽃다발과 트로피를 수여합니다.

이제까지 한번도 상을 받지 못한 제게 칼럼니스트의 날은 부러움과 부끄러움으로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내성이 생긴건지 수상자들이 부럽기는 했지만 상을 받지 못하는  부끄러움보다 오랜만에 초기에  칼럼니스트로 함께 해온 분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더 크네요. 냉정히 말해 인생에서 모든 사람이 일등이 될 수 없겠지요.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최고는 아니지만 만만의 고유성이 있고  대상 트로피 수상의 즐거움 대신 지인들과의 반가운 만남이 더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상도 한번 못바든 시상식이 의미없다며 시상식에 불참했다면 뵙지 못했을 반가운 만남이 한해를 열심히 살아온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것일까요. 트로피 대신 오랜 지인들과의 반가운 호프 한잔에 마음이 흐뭇해져 한경닷컴 칼럼에  새로운 애정과 열정을 회복하고  귀가합니다.

게다가 내년에는 칼럼니스트 10년차입니다. 저도 이제 무명의 설움을 뒤로 하고 내년에는 변화된 정체성을 반영해 새로운 모습으로 칼럼을 쓰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처음 칼럼을 쓰기시작했던 십년 전에는 인천에서 사진관을 했는데 사진의 패러다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사진작업이 전문가들만의 활동이 되기보다 전국민의 일상이되어 차별화된 사진세계를 가꾸어갈 용기를 잃고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  헤매기도 했는데 이제 자리를 찾아갑니다.

사진관 주인에서 이제는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중소기업의 지식경영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느리지만 누구보다 절실하고 깊은 모색속에서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 소중합니다. 그래서 결심합니다. 더 이상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훌륭한 분들에 압도되지 말고 저만의 고유한 경험과 생각을 소중하게 존중하고 이곳을 통해 공유하고 제 것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새해에는 칼럼의 제목과 분위기도 완전히(가능하다면) 혁신하고 변화할 계획입니다.지금의 모습도 긍정하면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계획하는 12월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