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부부




동물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개와 고양이는 쉽게 친해질 수 없는 사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서로의 정서 표현이 정반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는 고양이가 반가워서 꼬리를 세우고 다가가는데 고양이는 이를 보고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방어 자세를 취한다. 그 모습을 본 개는 결국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과는 다르게 거의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의 세계에서 상대방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매일 서로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부부가 이러하다면 어떠할까.



나이 40 중반을 넘은 여성 한 분이 방문을 하였다. 30대 후반에 초등학교 아들과 사는 이혼남과 결혼을 하였다.

타고난 사주의 오행의 기가 골고루 돌아가는 제법 근사한 사주이다. 그 중에서도 명예자리는 제자리에 차고 앉아 직장생활에서는 웬만한 남자 이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직장 또한 고위직 공무원이다.

이렇게 오행의 흐름이 거침없이 돌아가면 사회생활은 재미가 있다. 그러나 인간事는 內外 양궁(兩宮)이 있는 법. 이른바 집안에서의 생활과 집밖 즉 사회생활이다.

인정받고 있는 사회생활과는 다르게 부부생활의 안식처가 되야 할 家宅宮이 바람 잘 날이 없다. 더구나 은연중에 아내의 사주는 남자를 아래로 보는 극관(剋官)의 氣를 한껏 뿜어 대고 있다.

오행이 돌아가고 이러한 기를 가지고 있는 여자는 남편 또한 그에 대응하는 기가 충만해야 한다. 이른바 서로의 격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부부가 생활해 나가면서 겪게되는 갈등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일이 없다.

태평양의 물과 같은 身旺한 아내와는 다르게 남편은 그 바다 위에 떠다니는 언제 꺼 질줄 모르는 心弱한 촛불이다. 바람의 영향에 따라 유연하게 바뀔 수 있는 아내와는 달리, 남편의 바다는 바람이 불면 금방 파도가 일어나 금세라도 촛불은 꺼지게 된다. 자신이 살기위한 최선의 선택은 약한 자기의 촛불을 지키는 것이다.

身旺과 心弱의 차이는 대범함과 소심함의 차이다. 이른바 타고난 그릇의 차이요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포용력의 넓이다.

작은 바람이라고 불면 언제 꺼질 줄 몰라 끊임없이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남편은 잠시라도 자기의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에 대한 반응이 아내에 대한 관찰과 의심이다. 오행이 돌아가는 아내와는 다르게 사주의 이곳저곳이 끊어져 있어 이른바 박토가신(博土假信)이다.

배포와 통이 큰 아내와는 다르게 자신하나 간수하기 바쁜 사람이 통제 밖의 자리까지 간섭을 하려니 누가 봐도 언감생심이다.

家宅 또한 시끄러운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더구나 자신의 부모자리와 아내자리가 앙앙불식하는 이른바 고부간의 갈등이 보인다. 사실 고부간의 갈등은 대부분은 아들 즉 남편의 사주에서 나타난다. 결국 해결 책 또한 남편에게 있음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남편의 의심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이혼을 수십 번 생각했지만 그럴 때마다 남편은 무조건 자기가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한다. 그때마다 이번 한번만 용서하자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원상태이다.

여인은 대화도중 흐느끼며 연신 눈물을 감춘다. 30대 중반 열애중인 남자와 헤어진 후 어느 날 직장인 모임에서 우연히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초등학생 애가 딸린 유부남인 현재의 남편이 너무 측은해 보였다고… 어렸을 때 부모가 일찍 이혼을 하여 어렵게 자란 자신에 대한 연민에 어쩌면 일종의 보상심리로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하였던 것 같다고 한다.

서로의 대화를 위해 부부 상담소를 찾아가 상담을 하고 돌아오면 왜 자기를 정신병자 취급을 하냐고 역정을 낸다고 한다. 끊임없는 갈등에 아내는 드디어 이혼을 결심하고 만다..



누가 누구를 탓하겠는가. 단지 서로 타고난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고 있을 뿐이다.

서로 잠시 뒤로 물러 상대를 바라보며 상대를 이해하지 않는 한 영원한 개와 고양이 부부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