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家庭)이 바로서야 교육이 바로서고 나라가 바로 선다고 했다. 이러한 명제(命題)의 선행조건은 무엇보다도 부모 자식사이에 연결되는 관계의 안정감(安定感)에서 비롯된다.


정명학(定命學)으로 살펴보는 부모 자식사이의 관계는 다행히 서로의 궁합(宮合)이 잘 어우러져 평화로운 집안이 있는 반면, 서로간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해 자녀가 가출(家出)하는 상황은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쉽게 관계회복(關係回復)에 어려움을 겪는 집안도 많이 있음을 종종 경험한다.


필자를 방문한 어머니 한 분이 자신의 가까운 인척 중 한사람의 사주를 봐 달라며 생년월일을 내 놓는다.

본인이나 가족이 아닌 제 삼자(三者)의 상담은 자칫 겉돌 수가 있어 되도록 삼가를 하지만 이번 경우는 자신의 가족과 다름이 없다고 하기에 간평(看坪)을 해 보았다.


불혹(不惑)의 나이를 바라보는 남자이다.

가득찬 그릇에 명예자리가 좋다. 이런 명예자리를 쓰기 위해서는 그에 어울리는 학업의 자리는 필수이다. 좋은 문괘의 학업자리라 모양은 근사하지만 실상은 마치 속빈 강정처럼 하자(瑕疵)가 있어 어려서부터 잘 보살피고 관리해 주지 않으면 안된다.


“ 지금은 내부(內部) 수리(修理)중입니다. ” 라는 인테리어 공사 중인 푯말처럼 마치 장사가 안돼 수시로 바뀌는 점포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일년의 농사는 한 해의 정성을 쏟아야 하지만 자식(子息)농사는 평생의 정성을 쏟아야 한다.

특히 이처럼 자식의 빈 학업자리를 메워주기 위해서는 부모는 더욱더 끊임없는 정성(精誠)을 기울여야 한다. 아니면 사주 그대로의 모습인 평생 내부 수리중인 모습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평생 내부 수리중이 의미하는 말은 무엇일까?

인생의 정확한 내 직업이 없다는 뜻이다. 설사 직장에 들어간다고 해도 얼마 지내질 못하고 또 다른 직업을 찾게 된다.

당연히 삶의 안정성은 떨어지게 된다. 나이가 들어도 부모님에게 인정받는 자식이 되기란 생각처럼 싑지가 않다.

건명자의 아버지는 교장(校長)선생님이었다.

상담자의 말에 의하면 나름 역학(易學)을 공부하였다는 아버지는 아들의 사주가 좋지 않다고 하며 평소 아들에게 좋은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었다고 한다.


어렸을 때 부모의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은 커서도 당당한 사회생활을 하기가 힘들다. 자신감(自信感)의 결여(缺如)가 주원인이다. 서두의 말처럼 당연히 가정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가족의 화목이 중요하다.

사주가 좋고 나쁨을 떠나서 내 자식을 사랑하고 인정함은 부모의 기본 도리일 것이다. 아쉽지만 건명자는 정명학(定命學)에서 보여주는 타고난 모습 그대로 부모의 자리가 하자(瑕疵)가 있는 어쩔 수 없는 팔자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정말로 아쉬운 것은 교장선생님이라는 아버지의 자세(姿勢)이다.

자식의 타고난 사주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의 의문(疑問)도 들지만 적어도 내 자식이라면 설사 타고난 자리가 부족하더라도 마음으로 감싸고 노력으로 안았어야 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