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리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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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에 가장 획기적인 조류는 산업혁명과 IT혁명일 것이다. 산업혁명을 통해 대량생산 시스템이 도입되고 세계 모든 기업은 원가 전쟁을 하게 되고 원가 경쟁력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게 되었다. 1980년 즈음 세계는 또 하나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IT와 물류의 혁명을 통해 고객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원 받게 되고 고객이 왕인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고객이 선택권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기업은 원가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주는 부가가치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경쟁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2000년에 접어들면서 기업은 또 하나의 경쟁을 하게 된다. 수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부가가치의 차별화로 승부하게 되면서 지식정보의 중요성이 더욱 심각하게 되었다. 결국 남들이 가질 수 있는 공개된 지식이 아닌 나만의 창조적인 노하우를 개발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고 이는 창조경영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창조경영 시대에 글로벌 기업의 임직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기업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임직원의 능력을 기준 잣대로 삼다가 금세기 들어 새로운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사업분석능력, 의사결정능력, 사업판단력 등의 개인 역량이 가장 중요했던 반면, 이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협상 능력, 코칭 및 멘토링 능력 등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의 조율 능력이 가장 중요한 임직원의 능력 중 하나로 부각되었다.
아울러 CEO의 리더십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1990년대 호황기에는 기업제국을 건설한 CEO1.0의 시대였다. 경험과 직관에 의해 의사결정하는 카리스마형 CEO는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반면,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GE의 잭 웰치, 씨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타임워너의 제럴드 레빈 등이 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기술주 거품(tech bubble)’이 붕괴되고 엔론사의 회계부정 등 대형스캔들이 잇따라 터지자 2.0버전의 새로운 CEO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전임자들의 과잉 경영이나 실수를 교정하는‘문제해결(fit-it men)’또는‘청소 전문가(clean-up specialist)’의 임무를 띠었다. 최근 잇따라 사임한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 회장과 메릴린치의 스탠리오닐 회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2000년대 후반 감성적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의 등장으로 인해 조직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CEO가 요구됨에 따라 카리스마형 CEO가 자연스럽게 퇴장하면서 겸손하면서 구성원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3.0버전의 조직친화형 CEO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 유형의 대표주자로는 제프리 소넨펠드(Sonnerfeld), 제록스의 앤 멀케이(Mulchav), 플록터 앤 갬블의 앨런 래플리(Lafley) 등을 뽑을 수 있다.
그렇다면 창조적 경쟁력을 가진 성공적인 CEO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첫째, 지시하고 명령하기 보다는 질문과 경청으로 무장하라! 성공한 리더 191명을 조사한 결과 “질문하는 리더가 성공한다, 유능한 리더는 서로 질문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등 질문리더십의 중요성이 조사결과로 나타났다. 그 대표적인 예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박사가 13살 때, 필리글러 신부가 “너희들은 죽은 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느냐?”라는 질문에 대하여 대답을 못하고 있을 때 “나는 너희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50세가 될 때까지도 여전히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인생을 잘못 살았다고 봐야 할 거야”피터 드러커 박사는 그 질문이 자신의 인생에 오늘의 자신이 있게 해 주었으며, 아직도 그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어의 마술사인 래리 킹, 오프라 윈프리는 질문과 더불어 창조적 경쟁력을 가진 CEO에게 첫 번째로 꼽는 것이 경청이다. 경청은 비즈니스 종사자나 성공을 열망하는 일반인들이 가장 놓치기 쉬운 ‘핵심역량’이기도 하다. 대화의 3분의 2 원칙으로 성공한 P&G의 CEO인 앨런 라플리는 회사의 구내식당, 강당 어디에서든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이때, 항상 대화의 3분의 2를 듣는데 시간을 투자하여 이를 통해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많은 사람들을 내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둘째, 상대의 욕구를 충족시켜 만족할 만한 Benefit을 제공하라. 많은 CEO들은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애쓰고 있으나 쉽게 되질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원리, 즉 협상의 기본 원리를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협상의 기본원리는 어떤 것인가? 한 마디로 ‘요구’ 와 ‘욕구’를 구분하는 것이다. 누가 나에게 ‘코카콜라를 한 병 달라’고 했을 때 그것은 나에 대한 그 사람의 ‘요구’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은 그에게 어떤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요구란 목을 축여 갈증을 해소하고 싶다는 것으로, 협상용어로 ‘포지션(position)’이라고 하고 욕구란 ‘인터레스트(interest)’라고 한다.
요구와 욕구를 구분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상대방의 요구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욕구, 즉 인터레스트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콜라를 달라고 하는데 만약 내게 콜라는 없고 대신 사이다는 있다고 하자. 내가 만일 상대방의 요구에 초점을 맞춘다면 “콜라 하나 주세요” 라는 요구에 대해 “콜라가 없는데요”라고 답하고 말 것이다. 그러면 거기서 협상은 끝나고 만다. 그러나 만일 내가 그의 ‘요구’가 아니라 ‘인터레스트’에 초점을 맞춘다면, 즉, 그의 갈증이라는 욕구에 초점을 맞춘다면 나의 대답은 “콜라는 없어요. 그러나 사이다는 있는데요”라고 말할 것이다. 이 때는 상대방이 사이다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다. 이와 같이 협상이라는 것은 포지션이 아니라 인터레스트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양쪽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대폭 높여주는 기술이다.
셋째, CEO의 최고의 자질의 ‘정직’이다. 예전 같으면 ‘정직한 CEO는 성공하지 못한다’였을 것이다. 경영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정직한 CEO가 이제는 당당한 기업 전략이 되었다. 논리를 중시하는 로고스와 감성을 중시하는 파토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정직 즉, 윤리를 중시하는 에토스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정직한가? 귀 기울여 경청하고, 기업의 현황을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정직한 CEO의 첫 출발일 것이다.
이제는 카리스마가 아닌 질문과 경청, 상대의 욕구를 충족하는 정직한 CEO인 3.0버전의 조직의 친화형 CEO로 승부해보는 것이 어떨까?
by.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ijeong13@naver.com) www.gg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