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가정이나 기업에서 소통의 중요성이 그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 소통이 인간관계의 기본이면서 핵심역량이기 때문이다. 이런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일부 조직에서는 소통이 원활한 남성보다는 여성을 CEO나 임원 자리에 앉히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왜 남성보다 여성이 더 소통을 잘 할까?”라는 의문을 풀고 넘어가야 한다. 인간은 10만년 전의 두뇌가 현재의 크기와 형태가 될 때 까지 지속적으로 발전되어 왔다. 즉, 하루하루 생존하는 것을 넘어 수많은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 주었다. 이 과정에서 남자와 여자의 뇌는 다른 환경에서 발전되었다.


<10만 년 전 남자의 하루>


메마른 초원에 해가 뜨고 남자는 추운 상태에서 배고픔을 느끼며 잠에서 깬다. 목표 지향적인 남자는 본능적으로 창을 들고 나와 사냥을 하러 간다. 모든 감각은 잔득 긴장되어 있고 주위를 경계한다. 냄새, 소리, 촉각 등을 비롯한 오감은 동식물들의 움직임를 잡아내고 입은 바짝 말라 있다.


온몸의 근육은 긴장되어 언제든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 키를 넘기는 풀 숲들 사이에 무언가가 움직인다. 타겟이 표범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숨을 참고 몸을 낮춘다. 그리고 다음에 어떤 동작을 취할 지 순간적으로 계획한다. 1,000분 1초의 속도로 남자는 표범을 향해 창을 던진다. 짧은 순간이지만 남자의 온 몸에는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전신의 근육은 파르르 떨린다.


표범이 쓰러지는 순간 남자의 몸에는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리라는 기대로 남자의 입에는 침이 고인다. 남자는 무거운 표범을 끌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간다. 이 남자를 본 부족사람들은 남자를 기쁘게 맞이한다. 남자는 대뇌의 보상계가 환하게 밝아지고, 다음 날 또 사냥을 하러 나간다. 이것이 10만년 전 남자 원시인의 하루다.


<오늘 날 남자의 하루>


남자는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잠에서 깬다. 출근해야 된다는 본능적 태도가 남자를 일으키고, 먹을 것을 찾아 냉장고로 향한다. 무엇을 먹을 것인지 고민하다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골라 먹는다. (원시 시대의 남자가 사냥을 하는 모습과 동일 함)


회사에 출근 한 남자는 이메일을 확인하고 오늘 해야 할 업무를 계획한다. 전 날 늦어진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는 과중되고, 팀원간 업무 비 협조로 신경에 날이선다.(초원에서와 마찬가지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느끼며, 극도로 경계하는 태도를 보인다)


사방에 울려퍼지는 전화소리, 자동차 경적소리 등으로 인해 남자는 사냥당하는 기분이 든다. 혈압은 올라가고 호흡은 빨라진다. 남자는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남자를 지지해주는 사람과 동료, 고객과의 관계를 살핀다. 밤은 다가오고 오늘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퇴근버스에 오른다.


어떤까? 10만 년 전 남자의 하루와 오늘 날 남자의 하루, 차이가 있는가? 문맹률은 상당 수준 향상 되었지만 남자의 일상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 그렇다. 그렇게 해서 남자의 뇌가 발전되어 왔다. 목표지향적인 남자는 생존하기 위해, 사냥해서 먹고 살기 위해 소통과 타협보다는 맞서 싸우는 싸움에 익숙해져 있었다.


반면 여자는 어떠한가? 10만 년 전 여자는 무리를 지어 먹을 것을 채집하고 의사소통하고 서로 도우면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여자의 간난아기를 키우기 위해 정성껏 돌보고, 뛰어난 공감 능력을 발휘한다. 말이 안되면 눈으로 대화하며 아이와 교감을 나눈다. 아이의 마음을 자동적으로 읽게 되고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본능적으로 파악한다.


이러한 여성의 삶은 10만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전혀 없다. 여성이 소통을 잘 하는 이유는 소통을 해야 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고, 그렇다보니 여성의 두뇌는 남성에 비해 우뇌와 좌뇌가 훨씬 잘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여성의 두뇌는 감정, 논리, 여러 가지 과제들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소통을 잘하는 근본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렇다고 남성들이여 기 죽을 필요는 없다. 남자들이 가진 장점도 많으니깐!


by. 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ijeong13@naver.com) / www.vc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