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총 살인의 배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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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다른 엽총 살인 사건으로 사흘새 8명이 숨졌다. 문제는 ‘돈’이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배후는 따로 있다. 다음의 게임을 통해 그 배후를 찾아보기 바란다. 규칙은 다음과 같다.
상대방이 10만원을 받은 다음, 당신에게 그 돈을 서로 어떻게 나누어 가질 것인지 제안한다. 흥정은 허락되지 않는다. 즉 서로 5만원씩 동일하게 나눠 가질 수 없다. 상대가 단 한 번 제안할 수 있을 뿐이다. 당신이 동의하는 경우 10만원은 상대의 제안대로 나뉜다. 그러나 당신이 거절하면 상대방과 당신 모두 돈을 갖지 못한다. 만약 상대가 당신에게 “나는 9만원을 가질테니 당신은 1만원을 가지세요.”라고 제안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예스”라고 답할 수 있겠는가?
이런 경우(9:1)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누어갖기를 거절한다. 그러면 한 푼도 못 가져가지만 그래도 상대가 9만원을 가져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순수하게 경제적인 시각으로만 보면 이런 행동은 비합리적이다. 한 푼도 갖지 못하는 것보다 1만원이라도 갖는 것이 낫다. 그러나 이 게임에 참여한 92%의 사람들은 1만원 아래로 준다고 하면 거절한다. 74%의 사람들은 3만원 아래 금액은 거절하며, 65%의 사람들은 4만원 이하의 금액은 무조건 거절하는 사람들도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들은 상대가 제안하는 제안 자체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정적인 점이다. 바로 공정성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전 세계 문화권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게 보이는 경우 유용한 타협도 거절한다. 이러한 공정성의 문제는 협상의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미취학 아동인 두 명의 아이들에게 케이크를 나누어주면 상대 것이 더 크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할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이 있다. 한 아이가 케이크를 반으로 자르면 다른 아이가 어느 조각을 가질지 먼저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케이크를 자르는 아이는 아주 신중하게 이등분하게 되고 아무도 불평할 일이 없어진다.
이러한 방법은 아주 복잡한 협상에도 활용된다. 지하자원 채굴권을 두고 유엔기업과 민간기업 연합이 갈등을 겪고 있었는데, 유엔은 민간기업들이 더 좋은 기술력으로 가장 좋은 자리를 독점하게 될까 걱정했다. 해결책은 민간기업들이 유엔에게 두 지역을 찍어주고, 유엔이 그중 하나를 먼저 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과정’이 공정하면 ‘결과’도 공정하게 느낀다.
그럼, 잇다른 엽총 살인의 배후는 무엇이었을까? 돈이라는 제한된 자원을 배분할 때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과정을 무시하면 누구나 비합리적이다라고 판단한다. 오래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제 ‘과정’에 집중해라!
글. 경영평론가 정인호 박사 / VC경영연구소 대표(ijeong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