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 마카오(Macau) 그리고 빈티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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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간산_홍콩과 마카오 나들이…
바쁘다는 핑계? 게으름의 극치? 둘 다 맞다. 홍콩과 마카오를 다녀온지 석달이 넘었다. 그동안 “주마간산, 홍콩과 마카오 나들이” 제하로 4편의 허접 글을 올렸다. 이번이 다섯번째, 최종회다. 촉촉하던 여정의 감흥이 메말라버린 지금, 화면에 사진을 올려 놓고서 기억을 더듬으며 키보드를 두들긴다. 구 시가지 투어를 끝내고 찾은 곳은 신 시가지, 마카오 타워. 2001년 마카오 반환 2주년을 기념해 세운 타워로 ‘현대건설’ 작품이다. 높이 338m로 세계에서 10번째로 높은 타워라고 한다. 58층 전망대에 올랐다. 창을 통해 내려다 보이는 마카오가 빤하다. 수륙의 어울림이 조화로운 도시란 느낌. 창 측 바닥은 투명유리라 반사적으로 멈칫거리게 된다. 발아래로 보이는 풍경은 현기증일 일 만큼 아찔하다. 넷은 나이도 잊은 채 투명 바닥에 서서 손가락을 펴 별을 그렸다. 이곳 전망대를 둥글게 돌다보면 또하나 눈요깃감을 만나게 된다. 마카오 타워가 자랑하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번지 점프다. 여기서 뛰어내리면 세계 기네스북에도 등재가 된단다. 때마침 한 명이 점프대에 섰다. 한국에서 온 여성분이란다.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쓰리, 투, 원, 제로~
어떤 느낌일까? 내장이 텅 빈 느낌, 아니면 심장이 요동치는 느낌? 객이 보기엔 한마리 새가 되어 사뿐히 추락하는? 느낌인데… 마음 같아선 도전해 보고도 싶으나 두가지 이유에서 포기했다. 아마도 떨어지는 순간 모든 뼈마디가 분리될 것만 같은 불안감. 이용료 60만원이면 넷이서 격있게 만찬 즐길 수도 있는데 단 몇 초만에 날려 버리기에는 핑계치곤 구차하다. 또하나, 아찔 짜릿한 강심장들의 산책길,스카이워크 엑스(Sky Walk X)도 있다. 타워 바깥 223미터 높이 난간을 로프 하나에 의지해 걷는다. 가족 단위 도전자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준비 중이다. 의외로 자세들이 편안해 보인다. 간 크기가 다른가? 간뎅이가 콩알만한 우린 익스트림 스포츠는 오로지 눈요기로 대신하고 벽면에 그려진 타워를 배경으로 인증샷만 날린 뒤 타워를 벗어났다. 마카오 하면 뭐니뭐니해도 ‘카지노’다. 지난 5월 기준,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은 우리 돈 약 2조 7천 310억 원에 달했다. 마카오엔 살아있는 전설이 있다. 올해 96세인 스탠리호(Stanley Ho)다. 바로 마카오 카지노 업계의 대부로 통하는 인물이다. 이 할배 혼자서 40년 간 카지노를 독점해 왔다. 마카오에서 운영되고 있는 카지노호텔 약 40여개 중 20여 개가 할배 것이다.
마카오를 오가는 택시와 버스도 다 할배 것이다. 마카오의 건물 세개 중 하나의 주인 역시 할배다. 실제로 마카오 세 수의 절반 이상을 할배 혼자서 냈다고 한다. 여복도 끊이지 않았다. 많은 미녀들 중 할배의 간택을 받은 여인은 4명. 부인은 공식적으로 4명이지, 7명이라는 설도 파다하다. 그 중에서도 네째 부인은 중국판 신데렐라로 통한다는데… 가이드한테 들은 스토리를 여기 다 풀어 놓기엔 지면이 부족하다. 아무튼 스탠리호는 마카오 최고 부자이자, 아시아 최고 갑부들 중 한사람이다. 카지노 로비에서 만난 할배의 흉상을 보며 잠시 생각했다. “96세라, 저 많은 재산을 놓고 어이 떠날꼬?” 학교운동장을 갈아업고 그 위에 카지노를 짓는 곳이 마카오다.
“한국에서 만약에 초등학교 옆에 모텔이 들어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여행 가이드의 느닷없는 질문이다. “난리나겠죠” “그런데 학부모들에게 매년 돈을 준다면? 말이 좀 달라지겠죠. 매년 아빠 150, 엄마 150, 큰아들 150, 막내 150… 4인 가족 기준해 1년에 600만 원 주면 어떨 거 같아요?” “댕큐죠”
마카오가 그런 부자 나라다. 그래서 투자이민도 잘 안받는다. 왜? 카지노 매출에서 나라가 40%를 세금으로 가져간다. 돈 많다보니 복지 또한 끝내준다. 동양의 라스베가스, 마카오 카지노 거리 순례에 나섰다. 어스름이 조금씩 내려앉는 도심에 하나둘 네온사인이 들어오면서 마카오는 서서히 핫한 도시로 화장을 하고 있다. MGM 영화사의 상징 ‘포효하는 사자’상이 있는 MGM 마카오호텔을 지나 마카오의 윈호텔(Wynn) 중앙 로비에 들어섰다. ‘천정쇼’를 보기 위해서다. 로비 천정의 거대한 원판이 카메라 렌즈 조리개처럼 개폐가 되면서 금장 조각된 12간지의 원판에 빛과 영상이 더해 여기저기서 탄성이 절로 새어나온다. 윈호텔(Wynn) 바깥 드넓은 분수대 주변 역시 관광객들로 빼곡했다. 마카오의 화려한 밤을 오색으로 수놓는 ‘분수쇼’를 보기 위해서다. 분수쇼는 15분씩, 오후 6시 45분에 한번, 7시에 한번 볼 수 있다. 음악에 맞춰 잔잔하게 혹은 격하게 뿜어대는 물줄기에서 매혹적인 댄서의 몸짓을 보았다. 윈호텔에서 나와 이번엔 1만 5천여 직원과 축구장 4배 크기의 카지노장을 보유한 ‘베네시안리조트’를 찾았다. 카지노장으로 마카오 최대 규모이다. 베네시안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광장을 본떠 만들었다 우리 영화, ‘도둑들’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카지노盲이지만 여기가 어딘가? 마카오다. 슬롯머신에 도전했다. 언젠가 일본 신쥬쿠에서 500엔으로 5천 엔을 만든 저력?이 있기에 일단 거금? 10달러로 간을 봤다. 소심 베팅에 이게 웬일? 잭팟이 터졌다. 현금으로 바꿨다. US$10를 HK$ 233으로 튀겼으니… 손맛은 제대로 본 셈. 서울로 돌아가는 밤늦은 뱅기 스캐줄에 맞춰 야간 투어에 나섰다. 불야성의 도심을 뒤로 하고 찾은 곳은 한적한 빈티지 마을, 콜로안 빌리지(Coloane Village)다. 이곳 역시 천만 관객 영화 ‘도둑들’에 등장한 장소이다. 시간이 멈춘 듯 낡은 가옥과 허름한 골목이 매력적인 소박한 마을이다. 관광객들이 콜로안 빌리지를 찾는 또다른 이유는 ‘에그타르트’ 때문이다. 버스에서 내려 곧바로 원조 에그타르트 가게인 ‘로드 스토우스’에 들어섰다. 아뿔싸! 에그타르트가 막 바닥 났단다. 빵굽는 남자가 미안해 하며 쿠키를 맛보라 했다. 조명을 받아 샛노란 콜로안 빌리지의 랜드마크,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성당도 둘러보고, 중국 광둥성 주하이가 건너다 보이는 성당 앞 밤 바닷가도 느리게 거닐어 보고, 3박 4일의 짧지만 옹골찬 여정을 반추하며 늦은 밤, 마카오공항으로 향했다.
<終>
바쁘다는 핑계? 게으름의 극치? 둘 다 맞다. 홍콩과 마카오를 다녀온지 석달이 넘었다. 그동안 “주마간산, 홍콩과 마카오 나들이” 제하로 4편의 허접 글을 올렸다. 이번이 다섯번째, 최종회다. 촉촉하던 여정의 감흥이 메말라버린 지금, 화면에 사진을 올려 놓고서 기억을 더듬으며 키보드를 두들긴다. 구 시가지 투어를 끝내고 찾은 곳은 신 시가지, 마카오 타워. 2001년 마카오 반환 2주년을 기념해 세운 타워로 ‘현대건설’ 작품이다. 높이 338m로 세계에서 10번째로 높은 타워라고 한다. 58층 전망대에 올랐다. 창을 통해 내려다 보이는 마카오가 빤하다. 수륙의 어울림이 조화로운 도시란 느낌. 창 측 바닥은 투명유리라 반사적으로 멈칫거리게 된다. 발아래로 보이는 풍경은 현기증일 일 만큼 아찔하다. 넷은 나이도 잊은 채 투명 바닥에 서서 손가락을 펴 별을 그렸다. 이곳 전망대를 둥글게 돌다보면 또하나 눈요깃감을 만나게 된다. 마카오 타워가 자랑하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번지 점프다. 여기서 뛰어내리면 세계 기네스북에도 등재가 된단다. 때마침 한 명이 점프대에 섰다. 한국에서 온 여성분이란다.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쓰리, 투, 원, 제로~
어떤 느낌일까? 내장이 텅 빈 느낌, 아니면 심장이 요동치는 느낌? 객이 보기엔 한마리 새가 되어 사뿐히 추락하는? 느낌인데… 마음 같아선 도전해 보고도 싶으나 두가지 이유에서 포기했다. 아마도 떨어지는 순간 모든 뼈마디가 분리될 것만 같은 불안감. 이용료 60만원이면 넷이서 격있게 만찬 즐길 수도 있는데 단 몇 초만에 날려 버리기에는 핑계치곤 구차하다. 또하나, 아찔 짜릿한 강심장들의 산책길,스카이워크 엑스(Sky Walk X)도 있다. 타워 바깥 223미터 높이 난간을 로프 하나에 의지해 걷는다. 가족 단위 도전자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준비 중이다. 의외로 자세들이 편안해 보인다. 간 크기가 다른가? 간뎅이가 콩알만한 우린 익스트림 스포츠는 오로지 눈요기로 대신하고 벽면에 그려진 타워를 배경으로 인증샷만 날린 뒤 타워를 벗어났다. 마카오 하면 뭐니뭐니해도 ‘카지노’다. 지난 5월 기준,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은 우리 돈 약 2조 7천 310억 원에 달했다. 마카오엔 살아있는 전설이 있다. 올해 96세인 스탠리호(Stanley Ho)다. 바로 마카오 카지노 업계의 대부로 통하는 인물이다. 이 할배 혼자서 40년 간 카지노를 독점해 왔다. 마카오에서 운영되고 있는 카지노호텔 약 40여개 중 20여 개가 할배 것이다.
마카오를 오가는 택시와 버스도 다 할배 것이다. 마카오의 건물 세개 중 하나의 주인 역시 할배다. 실제로 마카오 세 수의 절반 이상을 할배 혼자서 냈다고 한다. 여복도 끊이지 않았다. 많은 미녀들 중 할배의 간택을 받은 여인은 4명. 부인은 공식적으로 4명이지, 7명이라는 설도 파다하다. 그 중에서도 네째 부인은 중국판 신데렐라로 통한다는데… 가이드한테 들은 스토리를 여기 다 풀어 놓기엔 지면이 부족하다. 아무튼 스탠리호는 마카오 최고 부자이자, 아시아 최고 갑부들 중 한사람이다. 카지노 로비에서 만난 할배의 흉상을 보며 잠시 생각했다. “96세라, 저 많은 재산을 놓고 어이 떠날꼬?” 학교운동장을 갈아업고 그 위에 카지노를 짓는 곳이 마카오다.
“한국에서 만약에 초등학교 옆에 모텔이 들어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여행 가이드의 느닷없는 질문이다. “난리나겠죠” “그런데 학부모들에게 매년 돈을 준다면? 말이 좀 달라지겠죠. 매년 아빠 150, 엄마 150, 큰아들 150, 막내 150… 4인 가족 기준해 1년에 600만 원 주면 어떨 거 같아요?” “댕큐죠”
마카오가 그런 부자 나라다. 그래서 투자이민도 잘 안받는다. 왜? 카지노 매출에서 나라가 40%를 세금으로 가져간다. 돈 많다보니 복지 또한 끝내준다. 동양의 라스베가스, 마카오 카지노 거리 순례에 나섰다. 어스름이 조금씩 내려앉는 도심에 하나둘 네온사인이 들어오면서 마카오는 서서히 핫한 도시로 화장을 하고 있다. MGM 영화사의 상징 ‘포효하는 사자’상이 있는 MGM 마카오호텔을 지나 마카오의 윈호텔(Wynn) 중앙 로비에 들어섰다. ‘천정쇼’를 보기 위해서다. 로비 천정의 거대한 원판이 카메라 렌즈 조리개처럼 개폐가 되면서 금장 조각된 12간지의 원판에 빛과 영상이 더해 여기저기서 탄성이 절로 새어나온다. 윈호텔(Wynn) 바깥 드넓은 분수대 주변 역시 관광객들로 빼곡했다. 마카오의 화려한 밤을 오색으로 수놓는 ‘분수쇼’를 보기 위해서다. 분수쇼는 15분씩, 오후 6시 45분에 한번, 7시에 한번 볼 수 있다. 음악에 맞춰 잔잔하게 혹은 격하게 뿜어대는 물줄기에서 매혹적인 댄서의 몸짓을 보았다. 윈호텔에서 나와 이번엔 1만 5천여 직원과 축구장 4배 크기의 카지노장을 보유한 ‘베네시안리조트’를 찾았다. 카지노장으로 마카오 최대 규모이다. 베네시안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광장을 본떠 만들었다 우리 영화, ‘도둑들’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카지노盲이지만 여기가 어딘가? 마카오다. 슬롯머신에 도전했다. 언젠가 일본 신쥬쿠에서 500엔으로 5천 엔을 만든 저력?이 있기에 일단 거금? 10달러로 간을 봤다. 소심 베팅에 이게 웬일? 잭팟이 터졌다. 현금으로 바꿨다. US$10를 HK$ 233으로 튀겼으니… 손맛은 제대로 본 셈. 서울로 돌아가는 밤늦은 뱅기 스캐줄에 맞춰 야간 투어에 나섰다. 불야성의 도심을 뒤로 하고 찾은 곳은 한적한 빈티지 마을, 콜로안 빌리지(Coloane Village)다. 이곳 역시 천만 관객 영화 ‘도둑들’에 등장한 장소이다. 시간이 멈춘 듯 낡은 가옥과 허름한 골목이 매력적인 소박한 마을이다. 관광객들이 콜로안 빌리지를 찾는 또다른 이유는 ‘에그타르트’ 때문이다. 버스에서 내려 곧바로 원조 에그타르트 가게인 ‘로드 스토우스’에 들어섰다. 아뿔싸! 에그타르트가 막 바닥 났단다. 빵굽는 남자가 미안해 하며 쿠키를 맛보라 했다. 조명을 받아 샛노란 콜로안 빌리지의 랜드마크,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성당도 둘러보고, 중국 광둥성 주하이가 건너다 보이는 성당 앞 밤 바닷가도 느리게 거닐어 보고, 3박 4일의 짧지만 옹골찬 여정을 반추하며 늦은 밤, 마카오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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