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집 근처 놀이터를 가면 방공호가 있던 기억이 난다.
관리가 안돼 지저분하고 해가 지면 동네 불량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곤 했으며 서울이 아파트 단지화로 변하면서 더 이상 놀이터에서 방공호를 볼 수 없다.
도쿄의 집 근처 공원에 산책 나가면 깨끗한 공중화장실과 주변시설이 마치 캠핑 장처럼 꾸면 놓은 곳을 자주 본다.
간판에 쓰인 해설에는 평소엔 주민들의 휴식처로 그늘을 만들어 주는 평범한 편의 시설이지만 지진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대피소로 활용돼 임시 구급처치실과 세면실 그리고 밥을 짓는 취사장과 공동 상하수도시설로 변한다.
예상 밖의 큰 ‘경주지진’으로 시스템 전반의 정비를 거론하는 여론이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지진”에 대한 시스템이 없을 뿐 전시 대비시스템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필자에게는 1년에 한번씩 전시동원 관련 안내가 온다. “귀하는 미군OO부대 간부식당에 배치 된다”며 월급까지 명시돼있다.
일본의 학교나 직장도 지진발생시 어디로 대피하고 가족들은 어디서 만난다는 시나리오가 정해져 있다. 최소 학기에 1회는 지진이 났다는 가정하에 부모가 학교에 와서 학생을 픽업하는 훈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지진이 일어났을 때 가장 좋은 대피소는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 등 이다.
마을 근처의 평범한 공원을 응용한 일본의 공원 대피소 시스템을 보면 큰 예산도 필요 없어 보인다. 다만 우리는 모든 시스템이 전시상황에 대비된 반면 일본은 재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인지하고 지진대비 시스템 선진국의 노하우를 연구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켜야 한다.
RJ통신/kimjeonguk.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