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은 경영의 기복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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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하면 경영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수출을 하면 생산과 판매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재고비용이 거의 없어져 자금과 설비의 활용에서 효율성이 매우 높아진다.
1) 생산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재미있다고 하는 질문중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질문이 있다. 어느 게 먼저인지 그 순서를 가리기 어려울 때 비유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답은 ‘닭이 먼저’라는 결론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났다고 한다. 그럼 경영자들에게 양이 먼저냐, 품질이 먼저냐?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나는 단연코 양이 먼저라고 한다. 많이 만들어봐야,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 지를 알 수있다. 그리고 많이 만들어봐야 어떻게 해야 잘 만드는 지를 알 수있기 때문이다. 이 것을 경험곡선효과(Experience curves effect) 또는 학습효과(Learning curves effect)라고 하는 데 기업의 비용우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다. 경험 효과는 2차대전이 한창일 때 미국에서 항공기를 대량 일괄생산하며 처음 밝혀졌고, 그후 라디오, 냉장고 생산등 제품 생산분야는 물론이고 보험상품의 기획 및 판매, 장거리 전화 산업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검증된 이론이다. 경험효과는 생산공정에 있는 작업자들이 반복적인 제품생산에 익숙해지면서 작업 효율성이 높아지고, 낭비와 비효율적인 면이 제거되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시 내가 만든 발가락 양말의 예를 들겠다. 좀 지루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제일 실감나게 설명할 수 있는 분야니까 …….
위의 그림은 내가 만든 양말중 오버니(over knee)라는 제품이다. 그런데 이 양말이 기계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거의 수제품이나 마찬가지이다. 일단 기계에서 편직이 되어 나오면 실의 색상이 바뀌는 줄무뉘마다 구멍이 생긴다. 그건 기계적으로 노란 실을 끊고 더 주황 색실로 바꾸는 과정에서 틈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구멍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실을 잡아당기고, 묶어주는 과정을 거쳤다. 말은 쉬운 것같은 데 실제로는 상당히 숙련된 솜씨가 필요하다. 처음하는 사람은 하루에 대여섯 켤레도 못하지만 숙련되면 하루 200 – 300켤레도 너끈히 해낸다.
“누적 생산량이 증가하면 단위당 생산비용은 감소한다, 그 비율은 대략 누적생산량이 2배가 될 때마다 20~30% 정도의 비용감소한다“
1960년대 중반, 보스턴컨설팅그룹 (BCG)의 브르스 헨더슨(Bruce Henderson)이 한 말이다. 아래의 그림은 미국 증기터빈 발전기 산업의 ‘경험곡선’을 보여 주고 있다. 각 기업의 누적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상품 단위 당 비용(원가)이 낮아지는 현상을 시각화한 것이다. 경험곡선은 산업과 업종을 불문하고 어느 곳에나 적용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다. 경험 누적의 의한 비용 절감 효과는 특히 ‘노동’이나 ‘자본’ 집약적인 산업에서 잘 나타난다. 따라서 자본과 노동집약적인 산업 또는 업종에서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기에 적합하다. 전략적으로 경쟁 기업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 생산량을 확대하면, 원가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항상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2) 재고 비용의 감소
100억원어치의 물건을 사게 되면 재고비용은 얼마나 부담될까? 그 재고부담이 없다면 사업을 하기에 얼마나 편해질까? 그런데 수출을 하면 기본적으로 재고비용이 거의 없다.
기본적으로 수출은 주문생산이다. 즉 주문을 받으면 그 때부터 원부자재를 구매하고, 공장을 돌리며 주문받은 만큼 생산하여 전량을 바이어에게 보내는 방식이다. 내수기업들이 재고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지만 수출을 한다면 이러한 재고비용으로부터의 부담이 훨씬 감소한다. 때로는 국내에서 팔고 남은 재고 제품을 제 값받고 해외에 팔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있다.
나는 필맥스(FEELMAX) 맨발신발을 수입하고, 발가락양말을 수출하고 있다. 이 시점에도 신발을 얼마나 수입해야 할지, 주문받은 양말의 생산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마음같아서는 양말 수출만하고 싶다. 왜 그러냐하면 양말 수출은 재고나 자금부담이 거의 없다. 바이어가 3만켤레 주문하고 계약금을 보내주면 그 돈으로 원부자재를 생산해서 3만켤레를 보내면 끝이다. 하지만 수입하는 신발은 다르다. 일단 주문하면 적어도 몇 천만원어치는 수입해야 한다. 그것도 많은 수량이 아니다. 1만켤레를 수입해봤자 3개의 모델 * 2개의 색상 * 10개의 사이즈로 나누면 개당 200개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수량으로 도매상에 위탁 판매하고, 일부 나누어 주고, 나머지는 비싼 창고비용 내면서 보관해야 한다. 보관료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무시하기 쉽다. 나도 신발수입하면서 보관비용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다가 아주 혼쭐이 났다. 신발 값이 켤레당 8만원정도 하는 데 보관료가 한달에 100원정도였다. 그 까짓 100원했는 데 수량이 많고, 판매 기간이 늘어나다보니 이 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구매자들은 미리 얼마만큼 살지 알려줄 만큼 친절하지 않다. 그저 자기가 사고 싶은 때 자기가 사고 싶은 만큼만 산다. 나는 꽤나 머리를 써서 구매모델별 수량을 정한다고 하지만 언제나 예측은 빗나간다. 그렇다고 다 있는 물량을 다 판 다음에 다시 재주문할 수도 없다. 언제나 최소한의 주문 수량은 유지해야 한다. 그게 바로 아래 그림의 재주문점이다. 재고가 떨어질 듯하면 주문하다보면 주문하고 물량이 들어온 시점에서는 언제나 초과 재고가 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시간이 흘러가 제품이 진부화되면 팔리지 않는 모델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재고비용에는 인건비, 창고 보관비 또는 설비 유지비, 보혐료, 금리, 소모품비, 임차료에다가 악성재고비용등이 포함된다. 이게 제품비용의 대략 20-40%정도 들어간다. 남아도 남는 장사하기가 쉽지 않고, ‘앞으로 남고 뒤로 까진다’는 말이 다 이래서 나온다. 그리고 재고비용이 들지 않는 수출의 장점은 역시 자금부담이 덜하다는 점이다. 수입은 처음에는 수출보다 훨씬 쉬워보인다. 일단 괜찮아 보이는 물건을 골라서 수출자에게 ‘보내주세요’하고는 돈만 지불하면 나머지는 다 수출자가 알아서 한다. 반면에 수출자는 수입자인 바이어를 찾아야 하고, 원부자재를 사야하고, 공장을 돌려야 하고, 운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까다롭고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막상 나보고 어느 쪽을 택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수출이다. 왜냐하면 수입은 물건을 사기는 쉽지만, 들어온 물건을 파는 게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1억원어치 물건을 몫돈들여 한 번에 수입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10만원, 5만원, 100만원어치씩 밖에 사가지 않는다. 5만원 들어왔을 때 전기세내고, 10만원들어왔을 때 임대료내고 100만원들어왔을 때 직원 월급주고 하다보면 도무지 돈이 쌓이지 않는다. 장사란 몫돈이 팍팍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그게 다 재고에 묶여있으면 자금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 그런데 수출을 하면 이런 비용이 없다. 기업 운용에서 재고가 없다는 것은 자금이나 시설 유지면에서 상당한 잇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장사하다보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일본에서 바이어가 자기네 물건을 처음사려고 하는 데 마진율을 어느 정도 놓아야 하는 지를 물었다. 그래서 내수만큼 높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현재 그 친구가 내수에서 그 물건을 4만개팔려면 얼마나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지와 그 바이어가 한 번에 사간다고 하니 판매에 소요되는 인건비와 비용을 비교해보면 그리 높지 않아도 실질 이익률은 거의 비슷하거나 수출이 높을 것이다. 게다가 해외 바이어들은 까다롭다고 하지만, 그래도 까다로운 한국사람보다는 덜 까다롭다. 웬만한 것은 그러려니하고 넘어간다. 흔히 말하는 수출 클레임이라는 것이 무지하게 많이 생기고 큰 일나는 것인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장사에서 클레임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이고, 그 클레임의 99%는 ‘앞으로 잘하자!’하는 것으로 끝난다. 조그만 하자만 생겨도 바꿔달라는 한국의 소비자같은 소비자는 세상 어디에도 많지 않다.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대량으로 판매하면서 소비자에 대한 공포감도 덜하다. 그래서 마음도 내수장사보다는 수출이 더 편하다. 때로는 한국말보다 영어로 말하는 게 편한 이유가 다 그래서 인가보다.
수출을 하면 생산과 판매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재고비용이 거의 없어져 자금과 설비의 활용에서 효율성이 매우 높아진다.
1) 생산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재미있다고 하는 질문중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질문이 있다. 어느 게 먼저인지 그 순서를 가리기 어려울 때 비유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답은 ‘닭이 먼저’라는 결론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났다고 한다. 그럼 경영자들에게 양이 먼저냐, 품질이 먼저냐?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나는 단연코 양이 먼저라고 한다. 많이 만들어봐야,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 지를 알 수있다. 그리고 많이 만들어봐야 어떻게 해야 잘 만드는 지를 알 수있기 때문이다. 이 것을 경험곡선효과(Experience curves effect) 또는 학습효과(Learning curves effect)라고 하는 데 기업의 비용우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다. 경험 효과는 2차대전이 한창일 때 미국에서 항공기를 대량 일괄생산하며 처음 밝혀졌고, 그후 라디오, 냉장고 생산등 제품 생산분야는 물론이고 보험상품의 기획 및 판매, 장거리 전화 산업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검증된 이론이다. 경험효과는 생산공정에 있는 작업자들이 반복적인 제품생산에 익숙해지면서 작업 효율성이 높아지고, 낭비와 비효율적인 면이 제거되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시 내가 만든 발가락 양말의 예를 들겠다. 좀 지루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제일 실감나게 설명할 수 있는 분야니까 …….
위의 그림은 내가 만든 양말중 오버니(over knee)라는 제품이다. 그런데 이 양말이 기계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거의 수제품이나 마찬가지이다. 일단 기계에서 편직이 되어 나오면 실의 색상이 바뀌는 줄무뉘마다 구멍이 생긴다. 그건 기계적으로 노란 실을 끊고 더 주황 색실로 바꾸는 과정에서 틈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구멍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실을 잡아당기고, 묶어주는 과정을 거쳤다. 말은 쉬운 것같은 데 실제로는 상당히 숙련된 솜씨가 필요하다. 처음하는 사람은 하루에 대여섯 켤레도 못하지만 숙련되면 하루 200 – 300켤레도 너끈히 해낸다.
“누적 생산량이 증가하면 단위당 생산비용은 감소한다, 그 비율은 대략 누적생산량이 2배가 될 때마다 20~30% 정도의 비용감소한다“
1960년대 중반, 보스턴컨설팅그룹 (BCG)의 브르스 헨더슨(Bruce Henderson)이 한 말이다. 아래의 그림은 미국 증기터빈 발전기 산업의 ‘경험곡선’을 보여 주고 있다. 각 기업의 누적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상품 단위 당 비용(원가)이 낮아지는 현상을 시각화한 것이다. 경험곡선은 산업과 업종을 불문하고 어느 곳에나 적용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다. 경험 누적의 의한 비용 절감 효과는 특히 ‘노동’이나 ‘자본’ 집약적인 산업에서 잘 나타난다. 따라서 자본과 노동집약적인 산업 또는 업종에서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기에 적합하다. 전략적으로 경쟁 기업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 생산량을 확대하면, 원가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항상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2) 재고 비용의 감소
100억원어치의 물건을 사게 되면 재고비용은 얼마나 부담될까? 그 재고부담이 없다면 사업을 하기에 얼마나 편해질까? 그런데 수출을 하면 기본적으로 재고비용이 거의 없다.
기본적으로 수출은 주문생산이다. 즉 주문을 받으면 그 때부터 원부자재를 구매하고, 공장을 돌리며 주문받은 만큼 생산하여 전량을 바이어에게 보내는 방식이다. 내수기업들이 재고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지만 수출을 한다면 이러한 재고비용으로부터의 부담이 훨씬 감소한다. 때로는 국내에서 팔고 남은 재고 제품을 제 값받고 해외에 팔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있다.
나는 필맥스(FEELMAX) 맨발신발을 수입하고, 발가락양말을 수출하고 있다. 이 시점에도 신발을 얼마나 수입해야 할지, 주문받은 양말의 생산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마음같아서는 양말 수출만하고 싶다. 왜 그러냐하면 양말 수출은 재고나 자금부담이 거의 없다. 바이어가 3만켤레 주문하고 계약금을 보내주면 그 돈으로 원부자재를 생산해서 3만켤레를 보내면 끝이다. 하지만 수입하는 신발은 다르다. 일단 주문하면 적어도 몇 천만원어치는 수입해야 한다. 그것도 많은 수량이 아니다. 1만켤레를 수입해봤자 3개의 모델 * 2개의 색상 * 10개의 사이즈로 나누면 개당 200개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수량으로 도매상에 위탁 판매하고, 일부 나누어 주고, 나머지는 비싼 창고비용 내면서 보관해야 한다. 보관료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무시하기 쉽다. 나도 신발수입하면서 보관비용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다가 아주 혼쭐이 났다. 신발 값이 켤레당 8만원정도 하는 데 보관료가 한달에 100원정도였다. 그 까짓 100원했는 데 수량이 많고, 판매 기간이 늘어나다보니 이 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구매자들은 미리 얼마만큼 살지 알려줄 만큼 친절하지 않다. 그저 자기가 사고 싶은 때 자기가 사고 싶은 만큼만 산다. 나는 꽤나 머리를 써서 구매모델별 수량을 정한다고 하지만 언제나 예측은 빗나간다. 그렇다고 다 있는 물량을 다 판 다음에 다시 재주문할 수도 없다. 언제나 최소한의 주문 수량은 유지해야 한다. 그게 바로 아래 그림의 재주문점이다. 재고가 떨어질 듯하면 주문하다보면 주문하고 물량이 들어온 시점에서는 언제나 초과 재고가 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시간이 흘러가 제품이 진부화되면 팔리지 않는 모델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재고비용에는 인건비, 창고 보관비 또는 설비 유지비, 보혐료, 금리, 소모품비, 임차료에다가 악성재고비용등이 포함된다. 이게 제품비용의 대략 20-40%정도 들어간다. 남아도 남는 장사하기가 쉽지 않고, ‘앞으로 남고 뒤로 까진다’는 말이 다 이래서 나온다. 그리고 재고비용이 들지 않는 수출의 장점은 역시 자금부담이 덜하다는 점이다. 수입은 처음에는 수출보다 훨씬 쉬워보인다. 일단 괜찮아 보이는 물건을 골라서 수출자에게 ‘보내주세요’하고는 돈만 지불하면 나머지는 다 수출자가 알아서 한다. 반면에 수출자는 수입자인 바이어를 찾아야 하고, 원부자재를 사야하고, 공장을 돌려야 하고, 운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까다롭고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막상 나보고 어느 쪽을 택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수출이다. 왜냐하면 수입은 물건을 사기는 쉽지만, 들어온 물건을 파는 게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1억원어치 물건을 몫돈들여 한 번에 수입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10만원, 5만원, 100만원어치씩 밖에 사가지 않는다. 5만원 들어왔을 때 전기세내고, 10만원들어왔을 때 임대료내고 100만원들어왔을 때 직원 월급주고 하다보면 도무지 돈이 쌓이지 않는다. 장사란 몫돈이 팍팍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그게 다 재고에 묶여있으면 자금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 그런데 수출을 하면 이런 비용이 없다. 기업 운용에서 재고가 없다는 것은 자금이나 시설 유지면에서 상당한 잇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장사하다보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일본에서 바이어가 자기네 물건을 처음사려고 하는 데 마진율을 어느 정도 놓아야 하는 지를 물었다. 그래서 내수만큼 높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현재 그 친구가 내수에서 그 물건을 4만개팔려면 얼마나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지와 그 바이어가 한 번에 사간다고 하니 판매에 소요되는 인건비와 비용을 비교해보면 그리 높지 않아도 실질 이익률은 거의 비슷하거나 수출이 높을 것이다. 게다가 해외 바이어들은 까다롭다고 하지만, 그래도 까다로운 한국사람보다는 덜 까다롭다. 웬만한 것은 그러려니하고 넘어간다. 흔히 말하는 수출 클레임이라는 것이 무지하게 많이 생기고 큰 일나는 것인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장사에서 클레임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이고, 그 클레임의 99%는 ‘앞으로 잘하자!’하는 것으로 끝난다. 조그만 하자만 생겨도 바꿔달라는 한국의 소비자같은 소비자는 세상 어디에도 많지 않다.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대량으로 판매하면서 소비자에 대한 공포감도 덜하다. 그래서 마음도 내수장사보다는 수출이 더 편하다. 때로는 한국말보다 영어로 말하는 게 편한 이유가 다 그래서 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