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조기 전력화 방안

왜 지금 신입사원 조기전력화인가?

우리나라 대기업의 인재원을 견학한 미국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 대다수는 신입사원 입문교육과 글로벌 교육에 찬사를 보낸다. 한국이 짧은 기업 역사, 정부의 규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기업을 만들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원동력이 여기에 있다고 한다. 1960년대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자녀에 대한 교육열만큼은 세계 1위였다. 이러한 자녀에 대한 교육열 탓인지 모르지만, ‘내 식구는 내가 키운다.’는 인식하에 기업교육을 통해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시킨 것이 한국의 경쟁력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핵심직무와 핵심인재에 대한 선발형 교육이 강화되고, 승진자 대상의 계층별 교육은 많이 축소되었다. 심한 경우, 회사에 첫 입사하는 신입사원에 대해서도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수준의 해야 할 업무 중심의 설명만 실시하고 바로 실무에 투입하는 회사도 있다. 회사의 구성원 만족도 조사를 보면, 과장 이상의 긍정응답률과 대리 이하의 서베이 결과가 판이하게 차이가 있다. ‘회사의 우수인재에 대한 유지능력, 업계 대비 인적/조직적 경쟁력, 업무를 통한 역량향상, 내 업무가 흥미롭고 도전적이다’라는 각 항목에 대리이하 사원들은 과장 이상에 비해 10% 이상 낮은 긍정응답률을 보였다. 이직의사도 당연히 높다. 대리/사원의 업무 몰입도 조사에서도 업무에 대한 몰입도는 35%, 충분한 성장기회를 회사가 부여한다는 50%밖에 되지 않았다. 최근 한 기업의 인터뷰에서 “나는 입사하여 단 한번도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이 회사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곶감처럼 빼먹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신입사원을 왜 뽑을까? 바로 업무를 통해 실적을 위함이라면 경력사원을 뽑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회사가 신입사원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신입사원 교육은 무슨 내용을 어떠한 방법으로 누가 이끌어야 하는가? 신입사원들이 열정을 다하고 제 몫 이상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기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

신입사원들은 ‘그 기업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경영자가 될 사람’이며,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상태로 제대로 그려야 한다. 조직에 조기 전력화되어 성과를 창출해 줄 뿐 아니라 기존 조직문화의 혁신을 가져가야 한다. 신입사원들이 회사가 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전력화되기 위해서는 타 기업과 차별화된 우리 회사만의 방안이 있어야 한다. 삼성은 입문교육 기간을 통해 학생으로서의 옷을 벗어 던지고 삼성인이라는 옷으로 갈아 입는다. 결국은 사람이다.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는 원동력도 사람이고, CEO의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는 이도 사람이며, 결국 차별화된 경쟁력의 원천도 사람이다.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핵심인재로 성장하도록 이끌고, 나아가는 것도 사람이다. 이 중요한 인재의 육성이 바로 신입사원 교육부터 시작되는 조기 전력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입사원 조기전력화의 철학과 방향은 있는가?

A회사에 근무했을 때의 일이다. 신입사원 교육이 5주에 걸쳐 실시되었다. 9시 시작에 6시 정각 교육이 종료되었다. 신입사원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자연스럽게 소주 한 잔을 한다. 시간이 지나 친숙해지자 9시 교육 시작에 늦는 사람이 나타난다. 예절 교육이 없어 인사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복장도 자유롭다. 신입사원이 기존사원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았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신입사원은 신입사원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의 신입사원에 대한 철학과 방향이 중요하다. 기존사원을 바꾸기는 어렵다. 신입사원부터 제대로 심어주고 행동하게 해야 한다.

첫째, 회사의 인재상과 그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

A기업의 인재상은 “조직가치를 바탕으로 전략적 사고와 실행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인재상이 바탕이 되어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할 때 그 기준이 지켜져야 한다.

둘째, 10년 후에 신입사원들이 어떤 인재가 될 것인가 중장기 육성 플랜이 있어야 한다.

중장기 교육계획과 개인별 경력개발 계획이 수립되어 있어, 내가 어느 부서에 들어가더라도, 그 부서에서 경영자가 되기 위해 밟아야 할 경력 경로가 있다면, 목표와 동기부여가 된다.

셋째, 회사의 인재육성 단계와 조기전력화 내용이 연계되어 제도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방안만 가지고 있고 제도화되어 실행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신입사원 입문교육부터 현장체험실습, 멘토링, 프로젝트 수행 등의 내용들이 인사제도와 연계되어 평가되고 피드백되며 기록되어 성장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국내 대기업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국내 대기업은 신입사원의 조기 전력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내용을 크게 3가지로 하여 추진하고 있다. 1) 신입사원 입문교육의 Intensive한 프로그램 운영 2) 회사비전과 핵심가치 내재화 노력 3) 회사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제도 운영이다.

대부분 대기업은 신입사원 조기 전력화 기간을 1년으로 하며, 합격한 시점의 Retention 프로그램부터 입사 후 1년 시점의 Follow up교육까지 체계적 교육을 실시한다. Retention 프로그램은 동일 대학/ 학과 출신의 대리급 사원을 채용단계부터 자연스럽게 만나게 하여 회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약 1달 간의 입문교육과 3개월 정도의 현장 실습, 그리고 약 1년간의 배치부서에서 2~3년 차 선배에 의한 멘토링이 실시된다. 입사 후 1년 시점에서 1년간 느낀 점을 공유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F/UP 워크숍을 마지막으로 신입사원 조기전력화 교육이 마무리 된다. 기업마다 어학 및 전산교육, 자격증 취득, 도전과제 부여, 해외연수 등의 차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단계별 평가를 실시하여 본인과 소속 조직장에게 피드백한다.



신입사원 조기 전력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입사원들의 정착률은 1980~90년대 입사한 기존세대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최근의 신입사원들은 일에 대한 자부심과 성장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다.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며, 즐거움을 추구한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는 대로 식의 리더십은 이들을 정착시키고 이끌어가는데 한계가 있다. 이들이 회사에 정착하여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첫째, 최고 경영자의 관심과 참여이다.

입문교육에서부터 CEO및 경영층이 교육에 참석하여 자신이 원하는 신입사원 상과 육성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신입사원교육에 전부 외부강사가 강의한다면 무슨 비전과 열정이 생기겠는가?

둘째, 조기전력화의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강하게 실천해야 한다.

신입사원 조직전력화의 목적에 맞게 내용과 기간을 정하고, 각 담당부서에서 책임있게 추진해야 한다. 신입사원이 배치 받으면, 육성의 책임은 현업 조직장에게 있다. 현업 조직장이 강하게 육성해야 한다.

셋째, 조기 전력화 평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평가를 통해 경쟁을 유발하고 보다 높은 목표와 열정을 이끌어 내야 한다. 평가 결과가 좋은 신입사원은 해외 벤치마킹, 도전과제 등을 부여하여 회사의 핵심인력으로 조기 확보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넷째, 교육담당자가 불타야 한다.

준비가 안된 강사는 강의할 수 없게 만드는 것도 교육담당자이며, 신입사원들이 1년 동안 퇴직하고 싶어도 “교육을 담당한 선배님이 계시기에 나갈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도록 불타야 한다. 2~3개월 합숙을 진행하는 담당자에게 “그것은 너의 일이다”하며 한번도 찾아가지 않거나, 격려하지 않는다면 매우 곤란하다. 교육담당자의 열정에 의해 신입사원은 바르고 강하게 육성된다.

궁극적으로 신입사원들이 “내가 이 회사에 입사한 것이 축복이며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근무하면 할수록 성장되어 간다고 느껴야 한다” 나아가 “내 선배에 의한 후배 육성이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조기전력화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