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서로 상반되는 것들이 분리되어 있는 것 같으면서 서로 화합하고 융합하며 존재한다. 음과 양, 암컷과 수컷, 만남과 이별, 이성과 감성, 진보와 보수 등등… 상반되는 두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없어지면 다른 하나도 성립될 수 없다. 기업경영에서도 질과 양, 매출과 이익 등 서로 상반되는 두가지 중에 과연 어느 쪽에 더 집중해야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패러독스 경영은 이처럼 양자 택일식 경영을 거부하고 모순되는 요소를 함께 추구하는 경영을 의미한다.

델 컴퓨터는 대량생산 방식이면서도 개인맞춤형 혁신사업으로 15년만에 세계 PC시장을 석권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90년대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특별히 질 경영을 강조하며 임직원을 독려한 적이 있다. 양 경영은 계수 중심의 목표 달성을 추구한다. 따라서 밀어내기 영업이 관행화되고 품질.서비스에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질 경영은 시대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와 경영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제품의 질과 서비스 가치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럼 질 경영만 잘하면 되는 것일까? 아니다. 결론적으로 질도 양도 다 중요하고 동시 달성해야 한다. 매출과 이익 역시 둘 다 중요하다. 질 경영이 잘 이루어지면 양 경영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양적 성장이 따라주지 않으면 기업 성장은 어렵다.

마이클포터는 본원적 경영전략에는 차별화 전략과 저원가 전략이 있고, 차별화해서 고품질을 달성하고, 원가를 낮추어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고품질을 달성하려면 원가가 상승할텐데, 고품질.저원가가 동시에 달성 가능할까?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실제 반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것을 실현시켰기 때문에 오늘날 많은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초일류기업이 된 것이다. 가성비가 높은 상품도 결국 저원가, 고품질을 동시 달성한 상품이고, 이러한 상품이 불황기 소비자 구매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길거리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는 사람들이 처음에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 가치관이 바뀐 것이다. 고정된 사고로 한가지만 옳다고 보는 경영방식은 급변하는 가치관을 모두 반영할 수 없어 위험하다.

영업은 이성적으로 해야 하는가?, 감성적으로 해야 하는가? 요즈음은 감성영업의 시대라는 것을 강조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이성적 영업도 감성적 영업도 둘 다 중요하다. 제품에 대한 이성적 설명이 먼저 잘 이루어져야 고객은 신뢰감을 갖는다. 그 다음에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제품에 대한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감성적으로만 접근하면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할 확률이 높아진다.

결론적으로 서로 모순되고 상충되는 요소를 이분법적으로 선택경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 조화시켜 나가는 패러독스 경영이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만들어 준다. 중소기업에 맞게 효율적인 경영을 추구하면서도 융합과 협업, 그리고 경영자의 창조적 혁신의 패러독스 경영을 통해 작지만 강한 기업이 되는 모순을 극복하고 경쟁력있는 강소기업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11) 패러독스 경영으로 경쟁력을 높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