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현실세상 얘기를 한번 해보자. 지난 7월초, 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기사의 졸음운전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한해 교통사고는 22,917건에 이르며 사망자는 4,292명, 부상자는 33만1,720명이며 이 가운데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433건으로 98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현실에서 교통사고는 늘 되풀이 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마련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시대, 과학 기술 발달로 졸음운전뿐만이 아니라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모든 차량에 적용이 가능한 ‘충돌 제어 장치’가 개발완료 되었음에도 ‘비용’을 이유로 제도권 정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가 만들어낸 사이버공간을 한번 살펴보자. 전 세계 20억명의 인류가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오디오와 비디오 그리고 텍스트를 교환하며 서로 소통하고 휴대전화를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이용한다. 이제는 모든 기업, 대부분의 업무에 컴퓨터가 활용되고 SW가 기업의 생산성 혁신의 도구로 작용되면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식•엔터테인먼트 전 부문에 걸쳐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곳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4차 산업혁명기를 슬기롭게 대처해서 얻어지는 풍성한 ‘과실’에만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가운 마음이 든다.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이 있는 게 세상살이의 이치다. ‘밝음’에 대한 논의와 함께 우리 사회에 ‘그늘’을 드리우는 사이버세상의 안전도 절실히 필요하다.

대부분의 국가행정시스템과 민간경제시스템은 인터넷서버에 기반한 디지털시스템으로 작동 된지 오래다. 그런데 현실공간 만큼 중요한 생활영역이 된 사이버공간 또한, 수없이 많은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우리의 경제·사회생활을 불안하게 한다.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정보’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세상에서 개인정보, 기업정보 유출사고는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발생해왔다. 그간에 사고 발생 후에 법규를 통한 제재 강화’가 반복되어 온 것을 빗대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속담과 ‘사후약방문’ 이라는 고사가 자주 인용되었다.

최근에는 랜섬웨어공격을 당해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 인터넷사업자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당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해커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주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가장 바람직한 사회는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가 경제·사회 활동에 참여하며 문명의 이기를 모두가 누리는 사회일 것이다. 보다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의 ‘그늘’에 대해서도 심도깊은 논의와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모두가 장밋빛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 그가 수반하는 ‘그늘’에도 희망의 기운을 내보내줄 수 있을 때야말로 진정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경제·사회적 삶을 영위하는 사이버세상의 안전이 중요한 이때, ‘안전’에 대한 우리의 불감증을 ‘비용’이 수반된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제외할 것이 아니라 기업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피해가 발생하고 난후 치료는 언제나 ‘사후약방문’이 된다. 따라서 ‘안전’은 예방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작금의 ‘랜섬웨어’ 사태에서 보듯이 ‘치료’는 언제나 ‘예방’을 이길 수 없다.

제레미 러프킨은 “모든 것이 거의 무료로 제공되는 한계비용 제로사회”를 역설했다. 이젠, ‘비용’도 그다지 이슈가 되지 않을 랜셈웨어 예방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커피 한잔 값으로 2개월간 랜섬웨어 예방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으며 인터넷 회선만 변경해도 1년간 랜섬웨어 예방서비스를 받는 서비스 모델도 출시되고 있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우리의 ‘관심’에서 출발한다.

개인과 기업의 경제·사회적 활동을 명확히 확증하는 ‘디지털 DNA-정보’를 확실히 보호하는 사회가 미래 경쟁력을 가진 안전한 사회임은 두말이 필요없다. 사이버 세상의 안전을 위해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박찬휘 실장
현)  (사)개인정보협회 사업총괄실장
전) 통신사업본부 정보보호사업팀장|
전) (사)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혁신기획실 파트장(인사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