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할 지가 아니라, 어떻게 들릴 지를 생각하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다음 두 가지 문장이 있다. 당신은 어떤 말이 더 잘 들리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번째 문장을 선택할 것이다.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부담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쉽고 짧은 문장은 스피치의 전달력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막상 스피치를 준비하다 보면, ‘말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불필요한 표현들이 붙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뽐내고 싶고, 전문용어를 구사하고 싶기도 하고, 이 발표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욕심이 앞서면, 정작 가장 중요한 ‘청자’를 잊게 된다.
‘말을 잘하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멋있게 말하는 모습을 뽐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청자에게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싶은 것이 목표라면, 스피치의 출발은 ‘내’ 가 아니라, ‘듣는 사람’ 이 되어야 한다. 즉,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말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들릴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다. 듣는 사람의 상황이 어떤지, 어느 정도의 단어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인지 파악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잘 정리되어있는지 그 목적을 분명히 하는 자기 정제의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스피치의 달인, 프레젠테이션의 대가라고 불리는 스티브잡스는 ‘듣는 사람’의 상황을 설정을 어떻게 했을까? 스티브잡스는 약 10세 정도의 아이로 대상을 설정한다. ‘만화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스티브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다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어와 문장을 구성하는 것이다. 즉,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감동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쉽고 간결한 표현’을 선택한다. 그렇게 설정해도 ‘애플의 기능’이 다 전달될까?
충분하다. 표현이 간결하다고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의 지혜가 깊으면 깊을수록 생각을 나타내는 말은 단순해진다’는 톨스토이의 말처럼, 어떤 분야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이해가 깊으면 깊을수록 설명은 더 간결해진다. 그리고 설명이 쉬울수록 청자의 이해도는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메시지 전달에 힘이 실린다는 말이다.
실제로 스피치 이론가들은 작문 이론 중 하나인 ‘간결하게 글쓰기’ KISS 기법’을 스피치에 적용할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KISS 기법이란 keep it short and simple의 약자로서 쉽고 짧고 간결한 문장 만들기를 핵심으로 한다. 수식어가 길고 문장이 길면, 듣는 사람이 지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짧게 문장을 만들고, 진부하거나 과장된 표현, 전문용어, 어려운 말을 피하라는 것이다. ‘쉽고 간결하게 말하기’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철저하게 청중을 위한 것이다. 결국, 내가 어떻게 말할 지가 아니라, 어떻게 들릴지, 어떻게 하면 듣는 사람이 조금 더 편하게 나의 메시지를 잘 이해할 지를 고민하는 것이 스피치의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쉽고, 간결하게 말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스티브잡스의 제품 발표 현장이다. 사과 그림 하나. PPT 화면부터 매우 심플하다. 만약, 내가 이 PPT를 배경으로 아이폰에 대한 설명을 해야하는 스티브 잡스라면 어떨까?
당신은 어떤 말로 시작할 것인가?
‘타사와의 차이점이 무엇이었지? 카메라가 몇 화소였더라?’ 정확한 정보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부터 말해야할지 조차 막막할 것이다. 특히, PPT 화면에 많은 숫자와 자막을 넣고, 마치 보고서를 읽듯 발표했던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simple한 화면 앞에서 자신감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 정리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의 발표를 듣고 있던 사람들은 PPT 화면 속 자막과 숫자를 읽어내는 수고는 물론, 설명까지 동시에 듣느라, 스피치의 감동은커녕 이해하기에도 빠듯했을지 모를 일이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라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쉽고 간결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메시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고민이 선행되었을 때 가능하다. 딱히, 전달할 내용이나 고민한 흔적, 노력의 결과가 없음을 감추고자 할 때, 적절하게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화려한 수식어나 엉뚱한 언어들이 동원되어 복잡하고 난해한 스피치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간결하고 쉽다’는 것은 요약을 하고, 강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피치의 핵심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제가 되어 있고, 청자의 수준과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민 후에 나오는 것이 간결하고 쉬운 표현이다. 따라서 말하기에 앞서,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정하고,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질문이 나올 수 있을지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어떤 순서로 설명하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소통’(communication)의 의미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to make common) 이다. 그리고 우리는 ’소통‘을 위해 ’스피치‘를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스스로 말하기 편한 방식의 스피치만을 선택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진정 소통을 위한 스피치였는지 생각해 보자. 스피치의 시작은 ‘내’가 아닌 ‘청중’이다. 그리고 듣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말하기의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가 말하지 않았던가. ‘내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청중이 ‘무엇을 듣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김미영 아나운서
(현) JTBC 골프 /이데일리 TV
(전) 한국경제 TV /OBS 경인방송 / KTV/강릉 MBC
지방행정연수원 외래교수
국립외교원 미디어브리핑, 프레젠테이션 외래교수
삼일회계법인/현대자동차/삼성전기 미디어 스피치 강사
“폭염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배추 출하량이 줄어들어 배춧값이 30% 이상 올랐습니다.” “요즘 배춧값이 금값이에요. 날씨가 더워서 절반도 수확을 못했대요.” |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번째 문장을 선택할 것이다.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부담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쉽고 짧은 문장은 스피치의 전달력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막상 스피치를 준비하다 보면, ‘말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불필요한 표현들이 붙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뽐내고 싶고, 전문용어를 구사하고 싶기도 하고, 이 발표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욕심이 앞서면, 정작 가장 중요한 ‘청자’를 잊게 된다.
‘말을 잘하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멋있게 말하는 모습을 뽐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청자에게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싶은 것이 목표라면, 스피치의 출발은 ‘내’ 가 아니라, ‘듣는 사람’ 이 되어야 한다. 즉,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말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들릴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다. 듣는 사람의 상황이 어떤지, 어느 정도의 단어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인지 파악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잘 정리되어있는지 그 목적을 분명히 하는 자기 정제의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스피치의 달인, 프레젠테이션의 대가라고 불리는 스티브잡스는 ‘듣는 사람’의 상황을 설정을 어떻게 했을까? 스티브잡스는 약 10세 정도의 아이로 대상을 설정한다. ‘만화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스티브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다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어와 문장을 구성하는 것이다. 즉,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감동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쉽고 간결한 표현’을 선택한다. 그렇게 설정해도 ‘애플의 기능’이 다 전달될까?
충분하다. 표현이 간결하다고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의 지혜가 깊으면 깊을수록 생각을 나타내는 말은 단순해진다’는 톨스토이의 말처럼, 어떤 분야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이해가 깊으면 깊을수록 설명은 더 간결해진다. 그리고 설명이 쉬울수록 청자의 이해도는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메시지 전달에 힘이 실린다는 말이다.
실제로 스피치 이론가들은 작문 이론 중 하나인 ‘간결하게 글쓰기’ KISS 기법’을 스피치에 적용할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KISS 기법이란 keep it short and simple의 약자로서 쉽고 짧고 간결한 문장 만들기를 핵심으로 한다. 수식어가 길고 문장이 길면, 듣는 사람이 지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짧게 문장을 만들고, 진부하거나 과장된 표현, 전문용어, 어려운 말을 피하라는 것이다. ‘쉽고 간결하게 말하기’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철저하게 청중을 위한 것이다. 결국, 내가 어떻게 말할 지가 아니라, 어떻게 들릴지, 어떻게 하면 듣는 사람이 조금 더 편하게 나의 메시지를 잘 이해할 지를 고민하는 것이 스피치의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
[사진출처 : 스마트 이미지]
그런데 문제는 ‘쉽고, 간결하게 말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스티브잡스의 제품 발표 현장이다. 사과 그림 하나. PPT 화면부터 매우 심플하다. 만약, 내가 이 PPT를 배경으로 아이폰에 대한 설명을 해야하는 스티브 잡스라면 어떨까?
당신은 어떤 말로 시작할 것인가?
‘타사와의 차이점이 무엇이었지? 카메라가 몇 화소였더라?’ 정확한 정보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부터 말해야할지 조차 막막할 것이다. 특히, PPT 화면에 많은 숫자와 자막을 넣고, 마치 보고서를 읽듯 발표했던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simple한 화면 앞에서 자신감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 정리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의 발표를 듣고 있던 사람들은 PPT 화면 속 자막과 숫자를 읽어내는 수고는 물론, 설명까지 동시에 듣느라, 스피치의 감동은커녕 이해하기에도 빠듯했을지 모를 일이다.
[사진출처 : 스마트 이미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라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쉽고 간결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메시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고민이 선행되었을 때 가능하다. 딱히, 전달할 내용이나 고민한 흔적, 노력의 결과가 없음을 감추고자 할 때, 적절하게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화려한 수식어나 엉뚱한 언어들이 동원되어 복잡하고 난해한 스피치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간결하고 쉽다’는 것은 요약을 하고, 강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피치의 핵심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제가 되어 있고, 청자의 수준과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민 후에 나오는 것이 간결하고 쉬운 표현이다. 따라서 말하기에 앞서,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정하고,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질문이 나올 수 있을지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어떤 순서로 설명하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사진출처 : 스마트 이미지]
‘소통’(communication)의 의미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to make common) 이다. 그리고 우리는 ’소통‘을 위해 ’스피치‘를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스스로 말하기 편한 방식의 스피치만을 선택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진정 소통을 위한 스피치였는지 생각해 보자. 스피치의 시작은 ‘내’가 아닌 ‘청중’이다. 그리고 듣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말하기의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가 말하지 않았던가. ‘내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청중이 ‘무엇을 듣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김미영 아나운서
(현) JTBC 골프 /이데일리 TV
(전) 한국경제 TV /OBS 경인방송 / KTV/강릉 MBC
지방행정연수원 외래교수
국립외교원 미디어브리핑, 프레젠테이션 외래교수
삼일회계법인/현대자동차/삼성전기 미디어 스피치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