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사진)이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이며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집값 상승세가 진정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보수 야권은 "국민 가슴에 염장을 지르는 것" "이미 오를 대로 올랐는데 더 오른다면 국민보고 죽으라는 이야기" "대통령 혼자만의 정신승리" 등의 비판을 쏟아냈었다.

그럼에도 약 7개월 만에 다시 '부동산 안정세' 주장을 꺼내 든 것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각계의 의견을 들어 고강도 투기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할 것"이라면서도 "오랫동안 누적된 관행과 부를 축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청산하고 개혁하는 일인 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LH 사태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잘못이 아닌 '누적된 관행'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서민들을 위한 2·4 공급대책은 어떤 경우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거듭 강조한다"고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LH 사태를 두고 또다시 '누적된 관행'부터 꺼내드는 대통령에게선 사태 해결의 의지보다 책임전가의 의지만이 읽힌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일이 있어도 2·4 공급대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그 집념으로 LH 투기 조사를 지시했다면 1차 7명, 2차 23명이라는 초라한 결과를 내는 일만은 없었을 것 아닌가"라며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공감 못 할 찬사만 내뱉는 대통령의 모습 그 어디에서도 죄책감과 반성의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고용문제에 대해서도 '개선의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자화자찬했지만, 오늘은 문재인 정부 들어 전일제 일자리 195만 개가 증발했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 날"이라며 "국민은 언제까지 현실 인식조차 되지 않는 그들만의 수보회의를 지켜봐야 할까"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