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의 경제 전망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3차 재확산 우려가 커진 유럽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반면 백신 보급에 속도가 붙은 미국은 상향 조정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는 올 1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1.5%로 조정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는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4.4%에서 4.1%로 낮췄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거시경제연구 책임은 “그동안 우리는 유로존의 봉쇄 조치가 3월까지 점진적으로 해제될 것으로 보고 성장률을 전망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 예상이 모두 빗나갔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는 파리를 포함한 16개 주에서 4주간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이탈리아는 다음달 부활절 기간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독일도 봉쇄 조치를 4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홀거 슈미딩 베렌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봉쇄 조치로 유로존 성장률은 매달 0.3%씩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디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현재 유럽연합(EU)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2%에 불과하다. 영국은 40%, 미국은 25%에 달한다.

미국에선 백신 보급에 속도가 붙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내 백신 제조업체들은 이달 1억3200만 회 접종분을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달 생산량의 세 배에 가까운 규모다.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주요 투자은행과 경제연구소 등 80여 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평균 5.6%로 예상됐다. 지난해 12월 3.9%에서 3개월 만에 1.7%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