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지기 한인 女의원들, 증오범죄 싸움 전면에 나섰다
“저희는 독종(tough cookies)입니다. 타이거 맘(자녀를 혹독하게 훈육하는 엄마)이기도 하죠.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한국계인 영 김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59·오른쪽)은 21일(현지시간) 방영된 CNN방송 인터뷰에서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역시 한국계인 같은 당 미셸 스틸 박 하원의원(66·왼쪽)도 출연했다.

이들 의원은 최근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아시아계 겨냥 혐오를 규탄하는 정치권의 움직임에서 전면에 나섰다. 애틀랜타 총격 참사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조명하기 위해 열린 하원 청문회에도 나란히 증인으로 나와 폭력 근절을 촉구했다.

CNN은 이민자 출신인 두 여성이 정치에 발을 들여 현재 공화당을 대표하는 아시아계 여성의원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사연을 집중 조명했다. 김 의원과 박 의원은 30년지기 친구라고 방송은 소개했다. 1980년대 중반 각자 남편을 통해 친해진 뒤 함께 자녀들을 돌보고 휴가도 같이 가는 각별한 사이로 발전했다. 정치에는 김 의원이 조금 더 일찍 입문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괌에서 자란 김 의원은 캘리포니아주를 지역구로 둔 친한파 에드 로이스 전 하원의원 보좌관으로 21년간 근무하며 정치적 역량을 키웠고, 지난해 로이스 전 의원과 같은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19세 때 미국에 이민 온 박 의원은 당초 정치 입문의 뜻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던 어머니가 부당한 세금고지서를 받은 일을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됐다. 박 의원은 2006년 한인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에 당선돼 선출직 공직자로 첫발을 내디뎠고 오렌지카운티 2지구 슈퍼바이저(행정책임자)를 연임했다. 지난해 하원의원 선거까지 다섯 차례 선거에서 연승해 한인 사회에서 ‘선거의 여왕’으로 통하게 됐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