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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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를 가장해 맘카페 등에 경쟁사에 대한 수백건의 비방글을 올린 한 유아용 실내매트 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전문 업체를 동원하고 대포계정을 활용하는 등 조직적으로 악플 공세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규모는 1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형수)는 최근 유아용 실내매트 업체 A사의 대표 등 4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사와 공모한 광고대행업체 B사의 대표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사는 크림하우스프렌즈(피해회사)와 유아용 실내 매트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었다. 크림하우스는 자사 매트 제품에 대해 2017년 7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았는데, A사는 같은해 11월 크림하우스의 해당 제품에 유해물질인 디메틸아세트아미드(DMAc)가 검출된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기술원은 친환경 인증 처분을 취소했다. 하지만 친환경 표시를 사용하지 말라는 취지일 뿐, 해당 제품이 인체에 위해하다는 의미가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원의 검사 결과 매트 내부에 DMAc가 포함됐다 하더라도 매트 표면을 통해 인체로 전이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가 된 크림하우스 제품에 대한 방출량시험 결과에서도 인체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 크림하우스 제품에서 검출된 DMAc 수치는 유럽의 친환경 기준으로 따졌을 땐 아무 문제가 없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술원의 친환경 인증 취소 결정에 대해 문제제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A사는 이를 빌미로 크림하우스에 불리한 댓글을 달아 자사의 인지도 및 점유율을 높이기로 마음 먹었다. A사와 B사는 공모해 타인 명의로 개설된 네이버 아이디 등 수백개의 대포계정을 구입, 맘카페 등에 크림하우스에 비판적인 댓글을 달았다.

가령 “(크림하우스 제품에)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 검출됐다 하더라구요. 그냥 다 C(A사의 제품)으로 바꾸려고요” “혹시 크림꺼 매트 사용중이신 분들 계신가요? 제 지인은 저거 터지자마자 우리 애기 피부가 저래서 두드러기 같이 빨갛게 올라왔었다며...” “크림하우스 쓰다가 냄새 나서 C로 바꿨어요” 등 글들을 게시했다. 2017년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수백 건의 악플 공세가 이어졌다.

크림하우스 측은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는 등 10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림하우스는 A사를 상대로 수십억원대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