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노리는 게임사, 클라우드 도입 필수"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부터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마인크래프트’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시장의 글로벌 강자라는 사실은 의외로 아는 이가 많지 않다. 스튜디오와 사업부마다 히트작이 상당하다. 조원영 한국MS 전무(엔터프라이즈 커머셜 사업부문 팀장·사진)는 이런 MS의 특징이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강점을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MS는 게임사이기에 게임사가 필요한 클라우드를 안다”는 그의 말엔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 조 전무는 2017년부터 한국MS의 게임사 관련 영업조직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사의 글로벌 서비스가 증가하며 클라우드 필요성이 급격히 커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조 전무는 “예를 들어 브라질에 게임을 수출한다고 가정하면, 데이터 센터를 만들거나 현지 퍼블리셔를 구해 협조를 받아야 하는 것이 기존까지의 상황”이라며 “클라우드를 도입한다면 인력이나 현지 운영비용 없이 국내에서 글로벌 서비스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MS의 타깃 고객층은 이들 중에서도 ‘코어 게임’을 운영하는 곳이다. 용량이 크고 접속자가 많은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운영사가 여기에 속한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이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조 전무는 “중량감이 있는 게임일수록 안정적인 서비스가 담보돼야 한다”며 “전문 클라우드업체를 통하면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전산 사고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애저는 클라우드 관리팀과 게임 부문 관리팀이 함께 사고에 대응한다. MS 역시 게임회사이기에 가능한 구조다. 보안기술 연구개발에 들이는 돈만 매년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다. 조 전무는 “퍼블릭(개방형) 클라우드에서 문제였던 보안 이슈가 기술 발달로 해결되면서 사고 발생 가능성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게임업계가 클라우드에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폐쇄성이 짙은 대형 게임사는 비용이 들더라도 자체적인 인프라 구축을 선호했다. 수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치지만, 성패가 단번에 결정되는 구조적 문제도 클라우드 도입 자체를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이용자 증감에 따른 확장성, 적은 운영비용, 접속자 대기시간 관리 등 많은 영역에서 클라우드 게임의 장점이 나타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조 전무는 “인프라 구축 능력이 없던 중소 게임사뿐만 아니라 국내 대표 게임사도 클라우드를 적극 도입하는 것이 최근 추세”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 게임사가 재택근무를 도입하면서 클라우드 기반 개발 환경이 중요해진 것이다. 캐주얼 게임 유저가 늘어난 것도 변화를 불렀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사람이 진입 장벽이 낮은 게임을 중심으로 신규 유저가 된 것이다.

조 전무는 “MS가 보유한 게임 개발용 툴킷 등을 클라우드와 함께 제공하며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