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들어 도쿄 나고야 등 대도시 도심권을 중심으로 지가가 급등하면서 ‘부동산 버블’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1980년대 버블기와 달리 금년에는 REIT(부동산 투자신탁)에 자금이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키고 있는 게 논란의 초점이다.

1980년대 버블(거품) 경기의 주범이 됐던 부동산 투자 열기와 현재 상황과는 비슷한 점이 많다. 그중에서도가장 큰 공통점은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1985년 9월 G5(선진 5개국)간 플라자합의에 따라 엔고가 급속히 진행되는 시점이었다.

일본 정부는 급격한 ‘엔고’를 막기 위해 86년 1월에 연 5% 였던 기준 금리를 1년 만에 다섯 차례나 인하해 87년 2월 2.5%선까지 전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2005년 현재 금리는 그 때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2001년 봄부터 통화 완화 정책을 채택해 실질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묶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가 본격 회복되면서 일본은행은 내년 상반기중 통화 완화 정책을 폐지할 방침이다.

일본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금년들어 금융기관들은 ‘부동산 물건’ 가치의 80% 이상까지 대출해 주는 곳이 많다고 한다.

장기 저금리로 자금 운용처를 찾기 어려워진 금융기관의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상황도 20년 전과 비슷한 셈이다.

1980년대와 다른 점도 많다.

당시에는 투자 대상이 실물 부동산 이었으나 이번에는 금융상품인 펀드라는 점이다.

부동산 투자펀드의 경우 실물 부동산 가격이 과다하게 오르면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금 유입이 줄어든다.

따라서 80년대 버블기처럼 무차별적으로 부동산을 사들여 가격 급등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부동산을 구입할 때 가치 평가가 철저하게 이뤄진 다는 점도 큰 차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리드하는 국내외 펀드의 경우 투자 가치를 철저하게 분석한다. REIT의 경우 구입 가격과 임대료 수입 등을 공개하고 있고, 금융기관들도 부동산 감정 평가사를 고용해 대상 물건을 철저히 평가하고 대출해 준다.

혼다 노부히로 주택신보 편집장은 “도심 재생 특구에서 용적률이 크게 완화됐고, 신규 철도 노선의 개통 및 재개발 사업 완공 등으로 지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 면서 “도심권 지가 상승은 버블이 아니라 ‘지가의 양극화’ 현상” 이라고 지적했다.



/변화하는 일본경제 3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