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 술은 ‘니혼슈(청주)’다.
니혼슈 소비량은 1975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전성기의 40% 수준까지 떨어졌다.한 때 3500개를 넘던 양조장 수는 1500개로 줄었다.양조 업체들도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에 있는 양조업체 아사슈조도 1984년 폐업 직전까지 갔었다.부친으로 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사쿠라이 히로시 사장(57)은 “매년 매출이 10%씩 줄어 사실상 도산 직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아샤슈조가 있는 지역은 전통적인 시골 동네다.술 소비가 줄어들고,전국 브랜드까지 밀려와 경영난이 가중됐다.
부친은 양조를 그만두고 소매업에 전념하자는 의견까지 내놨다.하지만 사쿠라이 사장은 “직원들의 생계가 달린 데다 수대째 이어온 가업을 끊기게 할 수 없다”는 신념에서 존속을 결단했다.
사쿠라이 사장이 생존을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매년 매출의 1할을 신규 투자로 돌리는 것이었다.차별화된 상품만이 회사를 살리는 길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당시 매출은 연 1억(13억원) 정도였다.대중주는 포기하고 다이긴조(고급 니혼슈) 생산으로 방향을 틀었다.판매처는 지역 시장을 버리고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뚫는 전략을 썼다.
사쿠라이 사장은 새로 개발한 ‘닷사이(사진)’ 브랜드의 니혼슈를 들고 대도시에서 열리는 시음회에 적극 참가했고,니혼슈 전문점 등을 공략해 이름을 알렸다.
판매 의욕이 높은 주류 판매점과 특약을 맺어 한정 공급하는 등 판매방식도 차별화 했다.연초 주문을 받아 그 양 만큼만 생산,공급하자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다.
최근 10년 사이에 생산량은 5배,판매량은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회사는 2000년 이후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섰다.일식이 붐인 미국,유럽 등의 일식집을 집중 공략해 해외 1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지금은 미슐랑 가이드북이 소개하는 유명 일식집에 보급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쿠라이 사장은 “술 시장에선 마니아를 잡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