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스카이트리 완공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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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일본은 축제 분위기다. 지난 22일 낮 12시 도쿄 시내에 오픈한 ‘스카이 트리’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신용 등급 강등 등 경제적 악재가 나왔지만 일본 내부적으론 크게 거론되지 않고 있다.
NHK, 후지TV 등 방송은 물론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언론사들은 연일 초대형 특집 기사를 내보내며 ‘스카이트리’ 개장을 자축하고 있다.
높이 634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인 스카이트리는 지상파 디지털방송 송출을 위한 전파탑으로서 3년8개월 만에 완공됐다. 2008년 7월 착공에 들어가 올 2월 마무리됐다. 지상 350m와 450m에 전망대가 설치돼 도쿄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고, 날씨가 좋은 날엔 멀리 후지산까지 볼 수 있다.
22일 오전 10시 스카이트리 내 상업시설인 ‘도쿄 소라마치’가 먼저 문을 연 뒤 전망대에 오르는 엘레베이터 앞에서 테이프 커팅식이 진행됐다. ‘스카이트리’ 이름을 지은 여성이 최초로 전망대에 올랐다. 낮 12시부터 일반인에 공개돼 사전 예약한 7500명이 전망대를 이용했다. 스카이트리는 개장 후 50일간 혼잡을 피하기 위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스카이트리 높이는 63빌딩의 2.5배, 에펠탑보다도 2배 높다. 1958년 세운 관광 명소인 ‘도쿄타워(332.6m)’보다도 훨씬 앞선다. 스카이트리의 완공에 일본인들이 흥분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난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경제는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교차하고 있다.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지 않고 환율이 안정세를 보인 것도 대지진의 복구 수요 등으로 일본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카이트리는 초강력 후속 지진의 발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타워를 안정적으로 완공, 운영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다. 일본인들은 향후 국가 좌표로 환경 선진국, 안전 선진국을 내세우고 있다.
스카이트리는 일본의 첨단 토목 기술을 자랑하기도 한다. 초강력 대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철탑 중앙에 특수 강화 콘크리트로 ‘심주’로 불리는 기둥을 세웠다. 심주는 땅 위가 아니라 철탑 외부의 별도 조직 구조물에 연결돼 있다. 지진이 나면 심주와 외부 구조물이 시간차를 두고 흔들리면서 진동을 흡수한다.
심주를 제외한 다른 기둥들은 오일 흡진판으로 탑 철골에 연결돼 있다. 흡진판이 지진 에너지를 빨아들여 충격을 완화시키는 구조다.
일본은 예상되는 올 여름 무더위와 전력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54기의 원전 가동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그만큼 안전을 최우선하겠다는 의지를 국내외적으로 강조한 셈이다. 에너지 효율과 환경 보호, 안전 제일주의를 내세운 일본의 변신도 앞으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이상